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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쿠농 커플링추천#1 [금꽃] 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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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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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났다. 날 향한 날카로운 시선들이 꽂힌다. 저딴것들은 상관 없다. 이기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이기지 못했다.

"다음에 또 경기하자, 하나미야"

역겹다. 승자이기에 나오는 가식적인 말일 뿐이다. 혀를 차고 돌아섰다. 할 일을 다한 경기장을 나가기 전 올려다본 관중석에는 그 인간이 있었다. 여전히 의중을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내려다보고있었다. 더욱 기분이 더러워져 그 곳을 벗어났다.

집에 돌아가는 길은 유쾌하지 않았다. 내 방식이 잘못되었다는건 말이 안되는 소리다. 내 방식은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이다. 반성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 정말 조금도. 다시 경기하는 날엔 증명해보이겠다. 그녀석들의 한계를.

"하나미야"

어느샌가 다가온 그 인간이 어깨를 툭 쳤다.

"경기 잘 봤다"

가식적이다. 아니, 가식일거다. 알 수 없다. 그래서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은.

"역시 똑똑하고마, 머 오늘은 좀 멍청했다"

내 머리를 헤집어대는 손을 뿌리쳤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내가 멍청하다니.

"심리전은 도발하고 자극한다고 다가 아닌기라"
"훈수 두지 마시죠"
"...."
"그런 소린 이기고 나서 하라고요"

빠르게 걸어 그인간에게서 멀어졌다. 재수가 없다 우연히 이런... 아니,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알 수 없는 인간이니까.

그리고 이후의 세이린vs토오 전에서 토오학원고교는 보란듯이 승리했다. 그리고 여전히 사람 좋아보이는 얼굴을 한 그인간을 화장실에서 마주쳤다.

"여어- 하나미야"

고개를 꾸벅 하고 세면대로 시선을 돌렸다. 그인간이 미소를 지었다. 짜증이 솟았다. 넌 패자, 난 승자. 그런 의미인가.

"에이스한테 기대지 않으면 뭣도 못할 주제에"
"......"
"여유로운척 웃지 마요"

짜증섞인 말투로 말을 뱉고 화장실을 나섰다. 그인간의 시선이 느껴졌다. 여전히 같은 표정으로 날 보고있겠지. 역겹다.

몇 달이 흘렀다. 그인간은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오늘은 윈터컵에서 세이린과 토오의 경기가 있던 날이다. 그리고 토오학원고교는 패했다. 패자 이마요시 쇼이치의 모습은 어떨까, 흥미가 생겨 집을 나서 그인간이 지나는 골목으로 향했다. 흥미가 생겨서. 정말 그 뿐이었다.

정말 만날지는 몰랐지만 만났다. 그인간의 뒷모습이 보였다. 무언가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떨어진 곳에서 본 패자 이마요시 쇼이치의 표정은, 다를 것이 없었다. 어금니를 악물었다. 

"이마요시 쇼이치!!"
"?"
"패자면 패자다운 표정을 지어보라고! 늘 여유로운 척, 지 속은 숨기고 남 속은 다 아는 투로 훈수 늘어놓는 악질적인 새끼, 역겹다고!"

너무 흥분했다. 그인간은 말없이 나를 응시했다. 그리고 내게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한 발 뒤로 물러섰다.

"하나미야, 니는 남 심리는 잘 다룰지 몰라도 니 심리 다루는데는 약하다"

그인간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

"니 눈에는 지금 내 상태가 어째 보일지 모르지만 내는 반성중이다"
"....."
"그간 내가 해온기 틀렸다는기다. 하나미야, 내는 이기 고등학교 마지막 경기였지만 니는 1년이 남았다 아이가"

그인간이 더욱 가까이 몸을 붙여왔다.

"반성하는 법도 알아봐라, 고집부리지 말고"
"...비켜,요."
"그리고"

그인간은 내 가슴께를 손가락으로 찌르고 말을 이었다.

"니 기분, 니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법도 알아봐라."
"꺼지라고..."
"그건 내가 가르쳐주까"

입술이 맞닿았다.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냥 가만히 그가 하는대로 놔뒀다. 언젠가 그가 그랬었지. 모르는건 배우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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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들진 모르겠지만 컾링 추천받았던 글에서 2덬이 골라준 금꽃(이마하나)이야! 금꽃 시즈이자 둘다 쓰고싶었는데 사실 내가 듀라라라를 다 안봐서 캐핵석이 덜된상태라ㅠㅠ 나중에 자신 생기면 쓸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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