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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쿠농 녹고 AU썰 11,12 (뻘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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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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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미도리마는 평소와 분위기가 다른 타카오에 말을 꺼내지 않고 그저 바라봄. 타카오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저 달을 하염없이 바라봄

*꽤 긴 시간의 정적이 흐르고 타카오가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을 꺼냄.
"내 가족이 인공지구에 있어..."

*뜬금없는 타카오의 말에 미도리마는 잠시 놀랐다가
"나도 그래"
하고 대꾸함. 그리고 다시 아무 말도 오가지 않음.

*"하지만 난 인공지구를 위해 싸우지 않는다."
이번엔 미도리마가 먼저 말문을 염. 그제서야 타카오가 미도리마와 눈을 마주침.
"어째서?"
정말로 타카오는 그 이유가 궁금했음.

*"가족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다. 날 있게 해준 고마운 사람들이자 어릴적의 시간을 함께 보낸 소중한 사람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야."
"사이가 안좋아?"
"나에게 별로 애정이 있지는 않았어. 가업의 후계자로 여길 뿐이었지. 그래서 내가 중학생 때 여기로 유학을 보낸거다. 하지만 난 군인쪽에 관심을 갖게 됐고 부모님한테도 말씀드렸어. 부모님은 그러라고 했다. 형이나 동생도 있으니까. 그리고 나에 대해선 가끔 생사를 확인할 뿐이야."
타카오는 과연 그게 가족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것인지 생각함.

*"난 가족들을 지키고싶어. 하지만 이 곳에서 가족보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고, 이 사람들을 지키는 데 가족이 걸림돌이 된다면 그러지 않을거다." 타카오는 처음으로 미도리마가 안쓰럽다고 느낌. 잠시 말없이 미도리마를 바라보다 어딘가 쓴 미소를 지으며 말함.
"우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닌데 별 얘기를 다 하네. 날 믿어?"

*"널 처음 봤을 때 부터 끌렸다."
"네!?"
"아니. 이상하게 해석하지 말고"
"아 으응..."
"그래서 되도않는 말을 걸고 되도않는 아는척을 하고 그랬어.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라는 것이 움직인거라 생각한다. 분명히 내가 너한테 좋은 느낌을 받은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타카오는 미도리마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잠깐 인상을 찌푸림

*"그러니까... 운명? 뭔가 운명적인거라고 생각해서 나를 신뢰한다는 뭐 그런거야?"
"그래"
타카오는 웃음을 참으며
"운명 믿어...?"
하고 묻다 결국 웃음을 터트림. 미도리마는 살짝 불쾌한 표정을 지음. 그 표정에 타카오는 움찔함.

*"아 미안, 나쁜 뜻이 아니고, 신쨩 의외로 뭐랄까 소녀스러운 면이 있구나- 해서"
"그래 뭐 본인 믿기 나름이겠지"
"나도 운명 얘기 들어본 적 있어, 전생에 못 이룬 사랑을 다음생에서 이루게 된다고. 나는 안 믿어, 슬프잖아, 엄~청 서로 사랑했던 사람들은 다음생에선 결국 안 이루어진다는 얘기 아니야?"

*미도리마는 그 얘기를 듣고 잠시 생각하고는
"나도 비슷한 얘기는 들은 적 있다. 인연은 삼생석 위에 새겨져있어서 거스를 수 없다고. 전생에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도 운명이 아니라면 다음 생에도 이루어질 수 없고, 이미 사랑을 이루었어도 운명이기에 다음 생에도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거다."
"삼생석이 뭔데?"
"중국 이야기다. 전생, 현생, 후생 3가지 생의 운명이 쓰여져있는 돌이 있다는..."
"우와 별걸 다 아는구나~"
타카오는 이번에는 약간은 다른 의미로 웃음을 터트림




12
*타카오는 미도리마와 대화하며 마음이 가벼워지면서도 어쩐지 무거워지기도 하는 모순적인 느낌을 받음.
'뭐지... 죄책감 때문인가'
자신이 스파이라고 해서 미도리마가 상처를 받든 어찌됐든 자신과는 상관이 없고, 모모이에게 약속한 것도 있으니까 오히려 괜찮은 것 아닌가- 생각을 하면서도 죄책감에 눌려버리는 듯 함

*그리고는 자신의 가족에 대해 생각함. 미도리마와 달리 타카오는 가족과 굉장히 사이가 좋았음. 인공지구측에 본인을 추락시키려는 인간들이 있을지언정 그들에게 엿을 먹이기 위해 가족을 적으로 두고싸운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었음. 그러니
"영원히 냉전체제여도 좋으니까 전쟁이 안 났으면 좋겠어."
라는 말이 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옴

*미도리마는 타카오가 안쓰러웠고, 타카오도 미도리마가 안쓰러웠음. 타카오는 미도리마한테 정이 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음.
'그래서 뭐? 이제 어쩔거지?'

*미도리마는 둘이서만 함께 있던 시간중 가장 적막하다고 느낌. 처음 만났을 때, 할 말이 없어 어색했어도 상쾌함이 느껴졌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바람조차 무거움

*오묘한 긴장감만이 도는 사이 타카오가 나가는 소리에 잠이 깼던 미야지는 한참이 지나도 그가 돌아오지 않자 밖으로 나갔다가 두 사람을 봄. 그리고 어떡할까- 하다가 몸을 숨기고 기다림

*"신쨩은 배신당해본 적 있어?"
"...있어"
"에 진짜?"
"그래 사랑했던... 여자한테"
그 때 타카오가 문득 모모이와의 일을 떠올림.
'맞아 모모이와...'

*확실히 요즘들어 타카오는 본 목적을 잊는 일이 잦아졌음. 이 생활에 안심해버린건가 하고 자신을 자책하며 모모이와 지켜야할 약속이 있음을 다시 되새김.
"사랑했던 여자? 우와 힘들겠네 그거... 그럼 배신 당하는 기분 잘 알겠구나"

*미도리마는 고개를 숙이고 이를 악물다
"그런데 그건 왜 묻는거지?"
하고 물음
"다시 믿었던 누군가한테 배신당하면 어떨 것 같아?"
"그야... 당연히..."
"힘들까? 힘들겠지?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겠지?"

*미도리마는 대답을 하지 않음. 타카오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꺼내려 함. 하지만 미도리마가 선수를 침.
"그정도로 정신이 유약하지는 않아. 늘 각오하고 있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그 믿던 상대가 어떤 존재냐에 따라 다르지."
"예를 들면?"
"단순히 동료로서 신뢰와 신용이 있던 상대인지 아니면 정말로 마음까지 준 상대인지, 예를 들어..."
타카오는 잠자코 이어질 말을 기다림.

*미도리마는 숙이고있던 고개를 들어 타카오를 똑바로 바라보며 이야기함.
"그게 너라면 그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라는걸 느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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