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세 하우스 선호도는 몰리나르 (향수에 집중, 인공적이지 않은 향, 그냥 보라색을 좋아함) > 갈리마르 (내 취향에는 과하게 클래식) > 프라고나르 (향수 뿐만 아니라 비누 핸드크림 등등 제품 판매, 항상 미들-베이스 쯤에서 물리는 느낌이라 크게 선호하지 않음) 긴 해. 근데 예약하기 전에 알아봤을 때는 몰리나르가 제일 비쌌던 걸로 기억함.

그라스에는 몰리나르 매장이 두 곳이 있는데 내가 한 워크샵은 시티 센터가 아니라 조금 벗어난 본사 + 매장 + 박물관을 겸하는 곳에서 해. 시티 센터 지점도 가능은 한데 나는 일부러 이쪽으로 옴. 참고로 워크샵하면 전용주차장 (길 건너) 에서 2시간 무료.

매장 쪽 사진을 못 찍어서 구글맵 리뷰에서 가져왔는데 보다시피 건물 안 굉장히 예쁨

매장으로 들어와서 오른편에 이렇게 워크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뒤에는 오래된 증류기도 보이고.

테이블에 앉으면 이렇게 향료랑 알콜 배합한 병들이 좌르륵 놓여있는데 80-90 종류 정도 되는 것 같았어. 워크샵 진행 방식은 초반 간단한 설명 + 후각 세포가 지치기 전 20분 정도 각자 향료를 테스트 해 본 후에 본인 향수에 담고 싶은 향을 시향지에 적셔서

이런 식으로 시향지에 노트 이름을 적어서 테이블 위에 쭉 놓아둠. 그러면 직원 분이 오셔서 노트를 싹 훑고, 탑노트 + 미들노트 + 베이스노트에 무엇을 얼마만큼 넣을지를 이렇게 레시피처럼 써주심

나는 탑노트에 물, 인센스, 아이비 + 미들에 캐시미어 (cashmeran), 튜베로즈, 금목서 + 베이스에 화이트 머스크, 우디 베이스, 오크모스, 샌달우드, 카다몸, 모던 시프레 베이스 (오크모스 파출리 라다넘 베이스의 고전적인 향)을 골랐고 이제 테이블 중앙에 있는 스포이트로 베이스 > 미들 > 탑 순서로 용량대로 넣으면 됨.
참고로 밑에 있는 넘버는 내 향수 레시피의 고유번호인데 저걸 사용해서 앞으로 20년간 똑같은 향수를 주문할 수 있대

그리고 향수를 다 만들면 멋진 손글씨로 손수 수료증을 적어주심. 보통 향수는 향료 배합 후에 향수용 알콜을 섞어서 6개월 정도 숙성 (maceration) 을 해야 노트 간의 밸런스가 잡히는데 워크샵용으로 진열된 향료는 이미 알콜을 섞은 거라 2주 정도 숙성을 추천하시더라고
그래서 오늘 뿌려봤는데 지금 굉장히 무릉도원임.. 이거 실패했으면 후기도 안 썼을텐데 지금 감동받아서 대충이라도 쓰는 거니까 니스 칸 안티브 이쪽 갈 일 있는 향수 덕후들은 제발 그라스 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