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팁
1. 일부 알베르게들은 족욕이나 마사지를 제공하거나 수영장이 딸려있기도 한다
도착시간 및 순례일정을 고려해서 운영시간을 확인하기
2. 마트를 잘 이용하자
나처럼 해외 여행 시 마트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덬이면 무조건 재밌을 거야 ㅋㅋㅋ
순례자들은 보통 보까디요(샌드위치)를 만들어먹거나 샐러드를 사먹어
나는 주로 요거트, 이름 모를 초코빵, 당류, Colacao(ㄹㅇㄹㅇㄹㅇ무조건 먹어줘 제티 찐한맛) 등등 샀음ㅎ
빵과 고기, 와인 등이 저렴하고 소시지 종류도 엄청 많아
오렌지를 직접 착즙할 수 있는 마트도 있어!!
3. 냄비밥 하는 법을 알아가자
알베르게에는 최소한의 조리도구만 있기 때문에 쌀밥을 먹고 싶으면 인덕션+냄비로 밥하는 방법을 미리 알아가야함
고지대라 밥이 설익을 수도 있음 (내 경험..ㅎ)
4. 대도시들은 진입 시점부터 알베르게가 있는 시가지까지 아무 것도 없다
도심길 or 주택가 or 공업단지를 지나는 뿐이라 진짜 아무 것도 없어
컨디션이 안 좋다거나 걷기 싫다면 대도시 진입부에서 알베르게까지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가도 무방해
5. 대규모 순례자 그룹의 동태를 잘 주시하자
대규모 (10명이 넘는 순례자 그룹 or 패키지 순례자) 순례자들이랑 일정이 겹친다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어
그룹이 주방과 식당을 독점한다던가 분위기 자체가 부산스러워져서 원하던 순례길의 분위기와 달라지기도 해
이건 사바사고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니까 길게 쓰지는 않을게
보통 대형 그룹이나 패키지 순례자들의 출현과 위치 정보는 SNS와 다른 순례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옴ㅋㅋ
6. 순례길에서 만나는 기념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짐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예쁜 기념품을 놓친다면, 순례길이 끝날 때까지 같은 기념품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해
사고 싶은 기념품을 만난다면 주저없이 구매할 것!
ㅡㅡㅡㅡ
시라우끼 - 로스 아르꼬스


고흐의 그림같은 풍경같은 동틀 녘의 시라우끼
이 날은 35km 가까이 걸어야하는 일정이라 6시에 출발했어
ㄴ동영상 / 약간 디즈니 공주된 것 같았음
즐거웠던 시라우끼에서의 기억을 가슴에 잘 담아두고
오늘의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자원봉사자가 운영하는 도네이션 바
자유롭게 기부금을 내고 자원봉사자가 준비해둔 음식이나 음료를 이용하는 기부제 바

쎄요도 찍을 수 있다
난 너무 이른 시간이라 텅 빈 가판대만 있었지만 기부제로 운영되는 도네이션바 자체가 신기했어
6시부터 시작되는 순례자들의 하루에 맞추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의 삶도 엄청 빨리 시작되겠지?
순례길에는 이런 도네이션바가 많고, 어떤 도네이션바들은 유명해서 그 자체로 하나의 명소로 인정받기도 해
신발이 불편하고 발에 물집이 있으니 자갈길을 걷는 게 제법 신경쓰인다
코로나의 흔적들
짖궂은 순례자들의 흔적이지만, 역방향으로 순례길을 걸어가는 순례자들에게는 이 역시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주지 않을까
도네이션 바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의 모습
아까 만난 도네이션 바에서 1시간을 걸어오니 도네이션 바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분을 만나게 되었어
어느 도네이션 바가 더 좋니 그러진 말고 ㅋㅋㅋ
보통 도네이션 바 근처의 차량에 자원봉사자들이 숨어있지만 없는 경우도 많아서
저렇게 자연친화적(?)으로 음식이 놓여져있으니 위생이 걱정되면 먹지 않는 것을 추천해
난 할아버지께서 직접 권유해주셔서 먹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 물론 찝찝하긴 했음..ㅎ

저 멀리, 첫 마을인 로르까가 보인다

이 시기부터 하루에도 여러 번씩 작고 큰 마을을 지나게 돼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해당 마을에 묵는 게 아니라면, 이정표를 따라 마을의 일부만 보고 지나치게 되는데 이게 너무 아쉬웠어
물론 다 비슷비슷하고 마을 구경할 체력도 없긴함ㅋㅋㅋ
건물의 처마 밑에는 제비 둥지가 가득하다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로르까의 알베르게
내가 도착할 무렵에는 알베르게의 마지막 손님을 보내고 계셨어
순례길을 걷던 중 남편분과 사랑에 빠져 순례길에 정착하게 되셨다는 사장님은 갈 길이 멀어 걱정하는 나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셨어ㅎ
내가 로스 아르꼬스까지 갈 예정이라는 것을 듣고 내 일정의 후반부에는 쉴 곳이 없다고 준비를 잘하라고 조언도 해주심ㅠ
사장님의 조언으로 이 날 이후로 내 웨이스트백에는 항상 하리보와 초콜렛이 들어있었음ㅋㅋ
큰 알베르게는 아니었지만 다시 순례길에 오르게되면 꼭 한번 묵어보고 싶더라

밀과 보리가 자라네

고래 모양의 귀여운 풍향계

비야뚜에르따에서 로스 아르꼬스로 가는 길은 에스떼야를 거치는 길과 변형 루트, 두 가지가 있는데
나는 생장에서 알게 된 순례자의 추천으로 에스떼야를 거쳐가는 길을 선택했어
화장실, 식당, 비상상황 대비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지나는 마을이 많은 길을 추천해 ㅋㅋㅋ
사진에서 오른쪽 길!
내리막길은 항상 조심하자
여 히사시부리

그런 눈으로 바라봐도 줄 수 있는 건 없어
마을 지도를 활용한 간판이 특이한 에스떼야의 알베르게

갈림길에서 4~50분 정도 걸으면 에스떼야에 도착한다
에스떼야
바스크어로 '별'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과거 나바라 왕국의 중심도시
북부의 톨레도라 불릴 만큼 많은 유적들이 있어
중세부터 순례길에서 중요한 위상을 가진 도시 중 하나였고 현재도 수많은 순례자들이 거쳐가는 도시야

에스떼야 초입에 위치한 Santo Sepulcro 성당 근처에는
나바라 왕궁이 있다
로마네스크 시대부터 존재해온 스페인의 국가 기념물
유럽의 역사에서 종교는 뗄레야 뗄 수가 없기도 하고, 내가 있는 곳이 순례길인지라
대부분의 관광지와 볼 거리가 종교적일 수 밖에 없어서 무교인 내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냥 지나가야 하는게 아쉬웠음ㅠ
* 이 다음 마을인 아예기의 무니시팔에서는 100km 증명서를 발급해줘
도시 구경은 못 해도 발은 쉬어줘야 한다
최대한 헐렁하게 묶은 신발끈과 칼로 본 때를 보여준 흔적이 남아있는 내 등산화
전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는데요ㅠ
숨은 화살표 찾기

와인과 분수라는 단어의 조합은 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기 마련이다
에스떼야 다음에 위치한 이라체 마을에는 유명한 와인분수가 있어

에스떼야와 이라체 사이에 위치한 아예기의 헤수스 대장간도 유명한 관광지야
마침 소나기가 지나가서 비를 피할 겸, 구경하기로 했어
수제품이라 모양이 제각각인 게 매력이다
헤수스 대장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넓은 포도밭과 이라체 와이너리가 있다
이라체 와이너리 한 켠에는 순례자를 위한 와인 수도꼭지가 있다

뿜어져나오는 와인 분수가 아니라 아쉽지만 와인 수도꼭지도 순례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하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순례자의 미덕
에스떼야에서 출발한 순례자들이 이미 지나갔을 시간이고, 늦게 가면 준비한 와인이 떨어져 나오지 않는다 해서 살짝 걱정(?)을 했어
설레는 마음으로 와인 수도꼭지를 돌리니 다행히 와인이 나옴ㅋㅋㅋㅋ
아직 11시 밖에 안 됐고 갈 길이 멀어 적당히 와인을 받았어 + 술찌
어짜피 날이 더워 많이 들고다니면 맛이 변하니, 다음 순례자들을 위해 필요한만큼만 받아가자!
사실 사진만 찍고 더 마심ㅎ
헤수스 대장간에서 만든 이라체 와인 박물관의 아름다운 조형물
이라체 와인 박물관을 관람하는 순례자들도 많아
나는 갈 길이 멀어서 패스함
갈 길이 매우 멀지만 와인 마시고 살짝 기분 좋아짐

이라체를 지나면 몬하르딘 방향의 기존 루트와 루뀐을 거치는 변형루트가 있어
나는 다른 순례자의 추천 + 거리는 더 길지만 도중에 지나는 마을이 많은 기존 루트를 선택함

기존 루트는 캠핑장 근처의 정비된 길을 지나게 된다


저 멀리 보이는 몬하르딘 산

맞지 않은 신발때문에 왼쪽 바깥쪽 발목이 계속 아팠어
배수시스템때문인지 순례길 전반적으로 살짝 경사가 있는 길이 많았던 것 같아
왼쪽 발목이 신발에 쓸리지 않게 발이 괜찮아지는 순례길 중반까지 길 오른쪽에 붙어서 걸었어

걷기 불편한 길도 종종 나온다
비가 오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몬하르딘 산자락에 위치한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

암부르게사(Hamburguesa). 이름이 비슷하다고 롯X리아 맘X터치같은 햄버거를 기대하면 안 된다
다행히 몬하르딘 산에 오르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음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의 와이너리에선 예약하면 보통의 와이너리같은 투어가 가능하대
이 마을을 지나면 로스 아르꼬스까지 약 12km 동안 마을이 없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그늘조차 없다기에 점심을 먹으며 충분히 쉬어줬어
식당이 오르막길 위에 있어서 살짝 분노했음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 (사유 : 귀여움)
이 날의 마지막 여정이다

포도잎 사이 숨어있는 포도꽃

처음 만나는 올리브 나무
뒤영벌 궁뎅이 너무 귀여워
로스 아르꼬스에 향하는 길의 랜드마크(?)
다른 후기들을 보니까 위치는 같은데 신발이 다른걸 보니 신발이 헤지면 새롭게 꾸며 장식하는 것 같더라ㅋㅋㅋ
로스 아르꼬스 가는 길은 정말 그늘이 없는 밭길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어
큰 나무만 만나면 자동으로 그 밑에서 쉬어가게 됨ㅋㅋㅋ
나는 벌레를 싫어해서 차마 길바닥에 주저앉지는 못함ㅠ 가방에 벌레 붙을까봐 무서워서
목적지인 로스 아르꼬스까지 1시간도 남지 않았지만 날씨가 심상치 않다

저 골짜기만 넘으면 로스 아르꼬스 도착이라 으쌰으쌰 걷고 있었어
없는 힘 짜내서 걷고 있었는데 이어폰 너머 이상한 소리가 들리길래 보니까
순례자 두 분이서 너무 홀리한 음악을 틀고 천천히 걷고 계시더라ㅋㅋㅋ
발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너무 힘들어서 하느님이랑 예수님이 나 데리러 온 줄 알았음ㅠ
다행히 천국보다 로스 아르꼬스에 먼저 도착했다
왜 이제왔엏


오늘의 알베르게 'ISAAC' 무니시팔
동키 보냈던 가방을 찾으니 16시가 넘어서 역시나 다른 알베르게는 다 자리가 없어서
귀찮고 힘들기도 해서 그냥 이사악 알베르게에서 묵기로 했어


이사악 알베르게 내부 모습들
얼핏 보이는 식재료들은 앞선 순례자가 다음 순례자들을 위해 남기고 간 것이다
예전 후기에는 베드버그~ 불친절~ 인종차별~ 등 말이 많았지만 나는 크게 못 느꼈어
호스트도 친절했고 어짜피 나는 젊은 순례자라 다른 알베르게에 가도 좋은 자리는 못 받는데 (순례길의 관행) 늦게 도착하기도 해서ㅇㅇ
그럼에도 이사악 알베르게를 비추하는 이유는
1. 콘센트가 부족해서 콘센트 눈치게임을 해야함 (나는 화장실에서 충전했던 것 같아)
2. 공간이 매우 협소한 편이고 방음은 절대 안 됨
아마 내가 묵었던 곳이 구관? 인 것 같은데 순례길 무니시팔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좁고 방들이 다 뚫려 있어
1층 주방에서 떠드는 소리가 2층 가장 안쪽인 내 침대까지 들림..ㅎ
내가 묵었던 알베르게들 중에는 잠자리가 가장 안 좋은 알베르게였음
주방이나 샤워시설같은 경우에는 사진 속 모습이 무니시팔 평균이라고 보면 돼
앞마당의 분위기만 좋았던 알베르게
알베르게에 늦게 도착해서 빨래줄에 자리가 없었음ㅜ
빨래줄에 자리가 날 때까지 마당의 다른 순례자랑 노가리까면서 쉬었어
진짜 걸을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탈리아에서 온 남자애가 두 걸음에 계단 한 칸을 올라가는 거 보고 서로 빵터짐ㅋㅋ
론세스바예스 이후로 처음 묵는 무니시팔이라 잘 몰랐는데 외국 친구들 연애사업 정말 활발하더라
난 그냥 계단 오르고 있는데 그 좁은 계단에서 외국 친구가 다른 순례자한테 하이틴 드라마처럼 플러팅 갈기고 있었음ㅋㅋㅋ;
난 혼자 다녀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쯤부터 동행을 만들거나 무리를 형성하는게 자연스러운 듯해
아사할 것 같아서 식당을 찾아감
물론 스페인의 저녁시간은 대개 21시 즈음이라 밥은 못 먹음..
순례길의 식당들은 전세계의 순례자를 배려해 이른 시간에 저녁 식사를 제공하지만, 그마저도 19시쯤 된다고 보면 돼
가장 빨리 저녁이 나오는 식당을 찾아갔는데도 18시 반부터 식사가 가능하다고 해서 기다림ㅠ
하지만 나는 이미 타파스와 끌라라를 조질 수 있는 훌륭한 순례자가 되었다

맛이고 뭐고 흡입함
20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스페인의 밤은 아직 멀었다
멀리 보이는 산타 마리아 성당의 탑은 까미노 프란세스의 가장 높고 아름다운 탑 중 하나라고 해
저 팔각 구조는 템플 기사단의 상징적인 구조
나중에 템플 기사단의 성채에 오를 수 있는 마을이 있으니 참고해
물론 나는 저기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조용히 알베르게로 돌아와 쉬었어ㅎ
ㅡㅡㅡㅡ
로스 아르꼬스 - 로그로뇨
주방에서 독일 순례자 할아버지가 떠드는 소리에 눈이 떠졌어
4시 반이었음^^^^66... 나랑 일정이 비슷해서 자주 마주쳤는데 나중에는 피해다님ㅎ
어짜피 시끄러워서 다시 못 잘게 뻔해 그냥 일찍 출발하기로 함
5시 20분에 트래킹을 하게 될 줄은 평생 상상조차 못했음

산타 마리아 성당과 까스띠야 문(사진 왼쪽)을 지나면
오르막길이 나온다??? 다행히 짧은 오르막이다
도시를 벗어나면 빛이 사라지기 때문에 부지런한 순례자라면 헤드랜턴은 필수다
안개 속을 걷게 될 수도 있고 (지나다니는 차량에게 주의신호를 보내는 용도)
새벽에 짐쌀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서 헤드랜턴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아
개굴

산너머로부터 동이 트고 있다
경이로운 광경에 완전히 동이 틀 때까지 마냥 서서 바라봤어

차도를 가로지를 땐 차량에 주의하자

로스 아르꼬스로부터 1시간 반 가량 걸어오면 산솔이 나온다


산솔에는 고양이가 자라는 화분이 있다
생장에서 만난분이 산솔에 고양이가 많다고 하셨는데 진짜로 많더라 ㅋㅋㅋㅋㅋ
필요한 정보부터 재밌는 이야기까지 여러가지로 많이 알려주셨는데 다 까먹음 ㅠㅠ

아침은 산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또레스 델 리오에서 해결하기로 했어

우우 오르막길 싫어요 우우

혹시 인스턴트 파스타 샐러드의 쌈마이맛은 나만 좋아해?ㅋㅋㅋ
+지퍼백을 들고가면 저렇게 크레덴시알을 보관하기 좋음!
별 생각없이 지나친 건물들도 알고보면 역사를 가진 종교건물인 경우가 있다
사진 속의 건물이 그런단건 아니구 (잘 모름ㅠ
그냥 지나쳤는데 예배당이었다거나 폐쇄된 샘물인줄 알았는데 순례자의 샘이었다거나 ㅋㅋㅋ 하는 경우가 있음,,

소원 돌탑과 소원 나무
순례자들은 무언가를 기원하면서 돌을 쌓거나 천같은 것을 묶어두거나, 나뭇가지로 십자가를 만들기도 해
사랑하는, 사랑했던 사람의 사진을 두고가기도 하고
+ 순례길을 걷다 사망한 경우, 그 부근에 추모비 같은 걸 세워서 죽은 순례자를 기린대
남은 순례길은 어떻게 걸어가셨나요


목적지까지 딱 절반의 거리가 남았다
화살표를 따라가면
비아나로 향하는 도로를 걷게 된다
ㄴ동영상
비아나로 걷는 이 순간이 내 순례길에서 최애 모멘트ㅠㅠㅠㅠ
특별할 거 없는 길이지만 날씨가 진ㄴㄴㄴㄴ짜 최고였음
땅이 달궈지지 않아 덥지 않고 탁트인 풍경이 주는 개방감과 알잘딱하게 부는 바람이 환상적이었어..
다시 걷게 된다해도 이 때같은 감동을 받지는 못하겠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순간일거야

남미에서 온 커플
나와 일정, 걷는 속도까지 비슷해 순례길에서 가장 많이 마주친 순례자


날씨가 너무 좋아 비아나 초입에서 밍기적대고 있으니 론세스바예스에서 만났던 베트남 여성분이 보여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어

라 리오하의 성인 San Felices의 문
비아나에는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주인공인 체사레 보르지아의 무덤이 있다고 해

샐러드로는 당연히 허기를 채울 수 없었다

먹던 사진 ㅈㅅ
이거 보께로네스니?? 맛있게 먹었는데 아직도 이름을 모름


이 시간에 하늘을 올려다 볼 일이 없었기 때문에 이 아름다움을 몰랐던 게 아닐까

육교를 건너면 저 멀리 로그로뇨가 보인다
이쪽으로 가면 돼
대도시마다 특징적인 순례자 표식이 있는데, 이 조개껍데기 모양이 바로 로그로뇨의 상징이야
사진 더 다양하게 찍어둘걸ㅠ 이제와서 찾아보려니 없어서 아쉽

순례자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만 있지 않기때문에 일부러 순례길 표지석을 부수는 사람도 있다고 해
어느 지방이 특히 그렇다고 들었는데 까먹었어,,
오래되거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표지석도 있겠지만 걷다보면 저렇게 파손된 표지석을 만나기도 함


로그로뇨는 멀리서부터 그 규모를 보며 들어가게 되니까 새삼 대도시구나 싶더라
로그로뇨 초입에 위치한 도냐 펠리샤의 집
펠리샤는 80년대부터 순례자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고 후손들이 그 일을 이어나가고 있대
펠리샤의 집으로부터 10분정도 걸어가면 마침내 로그로뇨에 도착하게 돼



로그로뇨
라 리오하 자치구의 수도이자 순례길에서 두 번째로 만나게 되는 대도시
박물관과 전시공간이 많고 6월, 9월에는 축제가 열린대
순례자가 머무르게 되는 구도심과 신시가지의 차이가 큰 게 기억에 남아
(과일 사러 시가지까지 감..)


로그로뇨에선 호스텔에 묵었어
오리손에서 만난 학교 선배랑 계속 연락하던 순례자분이 추천해주셨음
연박중인 선배를 만나 선배가 해준 파스타 뇸뇸함
깔끔해서 좋았던 6인실 알베르게 내부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어서 좋았음ㅎ
글구 커플 한 쌍이 ㅋㅋㅋ 한 침대에서 묵길래 당황함,,ㅎ





(비추..맛x..)


선배랑 조인해서 같이 츄러스 춉춉
체크인 - 낮잠 - 도시구경 & 쎄요 찍기는 순례길 국룰이지
체크인 빨리 하니까 오후에 시간이 많아서 좋았음ㅠㅠ


나만 그런지 몰라도 한번씩 먹계시가 내려오는데, 이 때 양념치킨 계시가 내려와서 미치기 직전이었음ㅋㅋ
찾아보니 치킨을 파는 아시아식당이 있길래 방문했어
하지만 여기도 비추... 내부는 이뻤음


일식과 치킨이 망했지만 나에겐 타파스 투어가 남아있지
스페인은 이렇게 타파스가 잘 되어있어서 여러 가게 들리는 재미가 있더라
로그로뇨의 가장 유명한 타파스 집, Bar Angel
ㄴ동영상 / 양송이에 올리브유를 부어 구워내는 타파스, Champi
대존맛
상상이 가능해서 더 괴로운 맛이었음 또 먹고싶다
여기는 딱 이것만 팔아ㅋㅋ
가득 쌓여있는 또레스노 (Torrezno)
치차론과 비슷해보이지만 부위가 다르다
혼자 다니든 동행과 다니든 꼭 여러 종류의 타파스에 도전해봤으면 좋겠어
이 날 역시 다음 날 일정때문에 고민을 많이 함ㅋㅋㅋㅋ
원래 대도시에서 연박을 하려했는데 내 생각보다 로그로뇨에서 할 게 많지 않았어ㅠ
대도시는 맞는데 엄청 큰 도시는 아니기도 하고 구도심이랑 시가지가 먼 것도 컸던 것 같아
근데 다음 날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로그로뇨에서 할 건 없지만 숙소에서 쉬기 vs 비맞으며 걷기 중에 엄청 고민했음,,
고민하다가 비맞으면서 걸으면 낭만이 있을 것 같아서 연박 안 하고 떠나기로 결정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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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 611.4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