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가면 꼭 가야하는 곳 있지? 할리우드 거리야. 내가 거기서 삥을 뜯겼어.
LA 돌비극장 입구에서 들어가려고 하는데 수많은 관광객 사이에서 갑자기 인상 좋아보이는 흑인 남자가 다가오더니 나한테 헬로우~ 아임 뭐시기, 하면서 어디서 왔냐, 하고 반겨주더라. 난 처음엔 거기 직원인줄 알고, 어머~ 서부는 사람들이 참 친절하구나, 하고 오우 ~ 하이~ 이렇게 그 남자랑 통성명하고 몇마디 했는데,
자기가 언더그라운드 랩퍼라면서 엘에이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작은 선물하나 주겠다는거야. 엥?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엽서 한장 꺼내더니 자기 홍보물이라며 주더라? 지는 음악을 너무 사랑한대. 그래서 힘든 길이지만 음악을 하는게 넘 행복하대.
그래서 난 오~ 땡큐, 와우, 그뤠잇! 굿럭, 이랬더니 갑자기 CD 꺼내서 거기에 내 이름 싸인해서 주면서 기념으로 가지래.
이게 진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야. 그러더니 가난한 언더그라운드 랩퍼한테 인류애를 좀 보여주면 어떻겠냐고...내가 기부를 좀 해주면 자기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거래. 순간 아...이게 무슨 상황이지? 진짜 어이없고 당황스럽고....관광객도 참 많은데 왜 하필 나한테 왜구러냐 너 흑 ㅜㅜ 근데 혼자라서 괜히 쫄아서 그냥 $10 줘버렸어. 그랬더니 나한테 막 고맙다면서 언젠가 자긴 꼭 수퍼스타가 될거라고....수퍼스타는 무슨...아오...진짜...사기꾼ㅅㄲ
나덬으로 말할 거 같으면 말야...중고등학교때 일진도 나를 안건드렸어. 그냥 같은반 친구로 잘 지냈었어..
한국서 온갖 사이비들도 다 뿌리쳐본 경험이 무수히 많고, 파리 몽마르뜨 팔찌단한테도 한번도 안 걸리고, 유럽여행에서 소매치기도 안당했는데
평생 살다살다 LA 헐리우드 거리,그렇게 사람많은데서 내가 삥뜯기는 줄도 모르는새 삥뜯길 줄 몰랐어. ㅠㅠ 아 자존심 상해
암튼 돌비극장 들어가서 사진찍고 나오니까 아까 그 놈이 한 범생이 같은 중국 남자애 붙들고,
웰컴 투 어메뤼카~ 웰컴 투 엘에이~ 웨얼아유프롬? 왓? 촤이나? 오 아이럽 촤이니즈피플~ 유노~ 아임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유노? 힙합? 아임 어 뤱퍼. 두 유 라이크 뤱? 오우, 예아? 이 지랄하고 있고, 그 중국남자애는 열심히 영어 연습하려고 환한 미소를 띄며 성심성의껏 대답해주고 있었음...ㅠㅠ
특히 혼자 여행다니는 덬들, 할리우드 거리에서 누가 사진찍어준다고 말 걸거나 괜히 인사하고 말붙여도 눈도 마주치지 말고, 대꾸도 하지마.
사진찍어줄 사람 필요하면 다른 아시아인 관광객한테 찍어달라고 해.
미국 서부 가면 낯선 사람들하고 친근하게 대화하는 문화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방심하다가 당했어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