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이모님중에 으뜸 이모님이 로청이모님이라는데
가족이 바닥에 물건 놓아둔거 있으면 로청 효율 없다고
바닥 다~~~청소할때까지 로청 안산다고 선포했었음
그렇다고 로청을 들이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바닥에 깔린걸 정리하지도 못하고
책이고 물건이고 그랜드캐년같이 쌓아놓고 살았음
청소가 귀찮지 않았으면 로청을 들이겠냐고
그러다가 덬딜방에서 로청딜이 떴는데 마침 통장에 딱 적금이 들어와버린거임
가성비 짱이라는 샤오미 B116 사려했는데 그 후속이라고 하는 M30s인데 가격도 큰 차이없고
일단 질러놓고 후기보니 배송이 느리다니까 그 사이에 물건 좀 치우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아니 이게 일주일만에 와버린거임ㄷㄷㄷ 얘를 놓을 자리도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ㄷㄷㄷ
우선 마루 한 켠에 상자만 뜯어서 세워두고 가족들이 지나다니며 눈에 보일때마다 잔소리를 하는데
한 2주를 그렇게 세워놨을 거임 (바닥정리부터 해야 한다고)
그러다 가족 다 외출하고 나만 있던 날
불현듯 코드 꽂고 전원키고 핸드폰에 앱깔고 작동시켜버림
얘가 다니는 길목 한 두 걸음씩 먼저 앞지르며 물건을 치웠음
그랬더니 얘가 우리집 견적을 딱 파악하더니
안닿는 구석까지 지 오종종한 걸레발도 꾹꾹 내밀면서 반뼘씩 전부 돌아다니는거야
첫날 90분 걸렸는데 그걸 계속 따라다니면서
나는 얘를 사랑하고 애지중지하게 되었음...
이름도 호빵이라고 지어줌 중간 중간에 청소하다 멈칫하고 급히 돌아서며 걸레 씻으러 본체에게 달려가는데 호빵 물고 있는거 같이 생겨서...
그리고 다음날부터 이제 호빵이가 돌기 전에 식탁의자를 다 다용도실로 빼 내고
카페트안쪽으로 거실용품들 다 모아놓고 쇼파 책상 위로 모든 물건을 다 줏어놓음
첫날 90분 하던 애가 둘째 날은 60분 걸리더니 매일 1분씩 청소시간을 단축하고 우선순위 방향도 조절해가면서 나보다도 청소 잘함
얘가 오고부터 우리집 매일 걸레질 해주는데 그간 표표히 쌓인 우리집 바닥 때 얘가 다 벗겨주고 있음
오수통에 땟국물 한가득차서 비울때마다 너무 기특하고 갸륵함
원래 스테이션 안에서 걸레도 빨아주고 건조도 되는건데
걍 매일 청소끝나면 걸레 떼서 발을 씻자로 뽀독뽀독 잘 빨아서 햇볕에 오수통이랑 같이 말려주고 있음
매일 기상시간에 맞춰 예약도 해놔서 얘 돌기전에 물건 치워야되니 눈도 번쩍 뜨임 얘가 나를 깨워주고 있음
이거 돌릴때 식세기랑 세탁기도 같이 돌리면 얼추 1시간에 다 맞아 떨어지는데
그렇게 해두고 (미처 못갠 빨래와 이불쿠션더미가 같이 올려져 있는)거실 쇼파에 앉아
아아 한 잔 하며 넷플릭스 뒤적거리면 갓생사는거 같음
현재 집에 5년째 사는데 지금이 제일 깨끗함
마지막으로
매일 서로 마주치면 인사하는 우리집 이모님들
로청(호빵이)과 미생물음쓰처리기(미물이) 의 정겨운 모습 첨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