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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밤.

태을이 후진해서 마당으로 들어와서 차를 세운다.

좌석 벨트를 풀고 무심코 카페 쪽으로 고개를 돌리던 태을이 숨 쉬는 것도 잊은 듯한 얼굴로 그대로 얼어 붙는다.

핸들을 잡은 손에서 힘이 빠져 쥐고 있던 사자 인형이 툭 흘러 내린다.

회색 롱코트를 걸친 이곤이 뒷짐을 지고 서서 태을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눈물이 차오른 태을의 두 눈이 별처럼 반짝인다.

운전석에서 내리는 태을의 시선은 이곤에게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코끝이 시큰해진 듯 붉어있고, 얼굴엔 물기가 번져간다.

이곤의 그리움 가득한 눈빛이 태을에게 멈춰 있다.


"자네, 잘 있었어?"


태을이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 기다렸고?"


태을이 눈물로 두 눈을 반짝이며 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태을을 바라보는 이곤의 눈빛이 흔들린다.

터질 듯한 감정을 참을 수 없는 듯 태을이 시큰해진 얼굴로 이곤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곤, 이곤의 허리를 힘껏 끌어안으며 품에 안긴다.

이곤은 굳건하게 버티며 태을을 안은 팔에 힘을 준다.


그러니까, 노 상궁의 염려는 틀렸다.

정태을이 나에게 위험한 것이 아니라

내가 정태을에게 위험한 것이다.


이곤이 태을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더 깊이 끌어안는다.

그런 이곤의 한 손은 채찍이 쥐어져 있다.

서로를 껴안고 있는 두 사람 주위에 카페의 꼬마 전등이 별빛처럼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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