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극은 정의의 이야기지만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해
이 두 관념을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거든
야네크와 도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야
이 두 사람은 황제 및 지배층의 폭정에 저항하는 테러조직의 일원이기도 해
도라는 폭탄을 만드는 임무를 맡고 있고 야네크는 이제 며칠 뒤, 그 폭탄으로 총독을 암살할 예정임
그리고 총독을 암살하고나면 야네크의 운명은 둘 중 하나야.
그 자리에서 총독과 함께 죽거나,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교수대에서 죽거나.
이 이야기는 정의를 위해 죽음을 각오한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연인을 두고 죽어야하는 사람과 연인에게 자신이 만든 폭탄을 손에 들려서 죽음으로 보내야하는 사람의 이야기임
야네크는 총독을 죽이는 것 뿐만 아니라 총독을 죽인 뒤 자신 또한 죽음으로서 자신의 사상과 신념의 순수함을 입증할 수 있음에
그 임무를 자랑스러워하고, 기꺼이 죽을 생각이야
도라는 야네크 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료들이 그렇게 죽어가는 것을 보아왔어
하지만 연인이 죽는 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기에
단 둘만의 자리에서 야네크에게 조직과 정의와 상관없이 날 사랑하냐고 물어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해
그러나 야네크는 도라에게 정의롭지 않은 넌 네가 아니겠지 라고만 말해
그렇게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도라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차마 그 말을 해주지 못하는 야네크의 대화.
그 대화 중 야네크의 죽음이 곧 다가온다는 것을 떠올리며,
그리고 그 죽음으로 자신들의 사상의 정당성이 입증될 것임을 떠올리며
도라는 '내 죽음도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고, 야네크는 '그래야겠지...' 라고 말해.
신념을 공유하기에 연인의 영혼을 사랑하고,
그래서 가장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을 말릴 수 없는, 오히려 지지해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임
극 중 대사들이 정말 좋거든?
대사 하나하나가 다 너무 가슴이 아픔 ㅠㅠ
120분짜리 연극인데 나는 그 중 100분정도는 울면서 보는 듯
위에 뭔가 많은 내용을 말한 것 같지만 이 극은 등장 인물도 일곱명이나 되고
위에 쓴 내용은 전체 내용의 20%도 안되는 부분이고 실제로는 더 많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인류에 대한 사랑, 동료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 정의의 기준, 테러라는 저항방식의 범위에 대한 고민, 테러의 정당성,
평범한 사람들이 정의를 위해 폭탄으로 사람을 살해하는 행위에 대한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고통 등등...
근데 이 극을 감싸고 있는건 야네크와 도라의 사랑이야기여서 그 부분만 어필해봄
전체적으로는 정의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고, 사랑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는 극이야
개인적으로 이 극에서 가장 가슴이 저미는 대사가 이거야
"사실은 정의보다도 사랑을 더 원하는데 멈출 수가 없어.
우리는 우리가 타고난 것보다 더 위대해져야만 하니까. 나아가야해."
2월 22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아센)에서 하니까 많관부
참고로 도라는 최하윤 배우 원캐로 하고 있고 야네크는 이서현, 정지우 배우 더블이야
도라는 원캐고 야네크가 젠더프리여서 서현야네크일 때, 지우야네크일 때 느낌도 케미도 다 달라서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