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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10월 5일 보인밴 나눔 관극 후기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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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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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연극보는 빈도가 좀 늘어서 나름 관심은 가지고 있었던 극인데 나눔 기회로 보게 되었어

생일 파티가 배경이다보니까 집에 계속 손님들 들어오고, 왁자지껄한 파티 분위기가 

나름 명절에 보는 맛이 있는 연극이었다 ㅋㅋㅋ

(근데 마이클 집 너무 넓고 좋은 거 아냐 ㅋㅋㅋ... 실업급여 탄다면서)

 

원래도 볼말 고민하면서 시놉정도는 읽었었고, 대충 예상을 하고 갔었는데

내 예상보다 훨씬 인물들의 행동적 표현이 거침이 없는 것 같았다... 난 앨런이 섞여있으면서 정체를 숨겨야 하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좀 오래 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게 금방 깨졌다...

알고보니 사실 앨런에게 숨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 앨런을 끄집어내는게 마이클의 목적이었으니까 뭐 그랬겠지

 

게임을 하는 부분에서 마이클이 집요하게 앨런을 타겟팅해서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것 같은 집착이 이해가 안 되는 거 같았는데

마지막에 해럴드가 마이클에게 남긴 말과 이후의 마이클의 모습을 보고 나니까 이해가 되더라고

 

성소수자들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으로 일종의 해방을 얻...어야 하는데

그런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해방이 되는 것과 별개로 실제의 삶은 그렇게 잘 흘러가지 않을거야... 그게 60년대 미국이었다면 더 그랬을 거고

결국 내 부모님은 내 모습을 끝까지 이해 못한채로 세상을 떠나버릴 수도 있고

그래서 마이클은 내가 그냥 내 자신이 되기를 선택하는게 맞았던 걸까 옷장속을 나온 후에도 끊임없이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자신과는 다른 선택을 한, 졸업 이후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이성애자로 위장해 살아가기를 택한 앨런이

그 선택을 계속 고수하며 겉으로라도 '멀쩡하게 잘' 사는 것에 대해 마이클은 견디기 힘들었던 것 같아

옷장 속에 숨어있는 한, 너는 괴로워야만 한다고 

뭐, 근데 앨런이 끝까지 굳세게 자기가 택한 삶을 산다고 해서 그 속에 어떤 생각과 어떤 괴로움이 있는지는 또 마이클이 어떻게 알겠어

마이클은 앨런이 전화하면서 우는 것 같았을 때, 다른 한 편으로는 설렜을 거 같아...

 

뭔가 뮤지컬 모리스가 생각나기도 하더라.

거기서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인 모리스는 새로운 파트너와 행복을 찾아 떠나고,

클라이브는 그 모습을 보면서 잠들지 못하는 밤을 맞이하잖아

그런데 현실(=보인밴)은, 그런 행복한 결말은 그냥 소설속에 존재할 뿐이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 

 

 

또 하나 흥미로웠던 관계성이 행크와 래리였는데

렌트에서 조앤과 모린이랑 굉장히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커플이랄까

렌트에서는 그냥 Take me or leave me 라는 넘버로 모린과 조앤이 서로 동등하게 선택을 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행크는 래리와 함께 있기 위해서 이혼을 감수하고,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떠나야하고 뭔가 더 큰 희생을 감수하는 것 같이 그려지지만

사실 행크와 래리 같은 관계야말로 관계를 유지하냐 마느냐의 키 노트를 쥔 건 행크 쪽일거야

래리는 만약 행크가 다른 족쇄들을 벗어날 수 없어서 자기를 떠나야 하게 된다면, 그런걸 감수할 수 없을 정도라면, 행크가 떠나는 게 맞다고 그냥 인정할 거야

다른 사랑할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래리가 어떤면으로는 불쌍하게 느껴졌어

래리는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설명하고 설득해야하고.. 그럼에도 결국 끝까지 완전하게 이해받지는 못할 거거든

행크가 "노력하겠다"고 얘기하겠지만 그게 근본적으로 연애관계, 로맨스에 대해서 형성하고 있는 가치관이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는

그냥 노력이 아니라 사실 일방적인 희생이라서 "노력" 정도로는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일거야

쨌든 둘이 정말 너무 찐사라는 점은 다행이었고 

그 말도 안 되는 게임에서 갑자기 둘이 세기의 로맨스 찍는거 메타적으로는 좀 웃겼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클 지금 이새끼들 남의 집에서 뭐하는거야 싶었을 거 같아 이러려던 게 아닌데 ㅋㅋㅋ

 

 

인물들이 9명이나 나오는데다 초반에는 동시다발적으로 떠들기도 해서 이거 정신없어서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긴 하려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인물들이 각 캐릭터별로 다들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고

그걸 자연스럽게 실제 삶처럼 그려낸 게 좋은 극이라고 느꼈어

그냥 정말 "진실한" 극인 것 같았어 인물들이 거짓말을 해도... 

 

 

나눔덬 덕분에 긴 연휴중 하루 더 관극하고 들어와서 행복하다 (연휴에 표 3장밖에 없었는데)

나눔 고마워 정말 잘 보고 들어왔어. 나눔덬도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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