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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웃남) 결말 납득 안되는 덬들 내가 생각한거 한번 들어볼래..?(긴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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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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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다른 연뮤 커뮤도 하면 이미 봤을 내용이지만...!

웃남 애정극이라 카테 복습하다보니 여기서도 의견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서 올려봐



우선 난 극 보기 전에 소설을 먼저 읽은ㅋㅋㅋ 케이스임 본진 나오는 극에 원작이 있다? 그럼 꼭 먼저 읽어봐야 직성이 풀리더라고

나도 당근 첨엔 결말 보고 허무하고 멍했어
아니 암것도 못바꾸고 뛰쳐나오는건 그럴수 있는데 꼭 다 죽여야만 했나요 위고옹... 그랬음

생각해보다가 내린 결론은 결말이 비극인 것까지도 이 소설의 주제를 이루는 구조의 일부로 짜여진 것 같다는 거였어

물론 미시적인 관점에서 그윈플렌의 심경을 따라가볼 수도 있지
뮤에선 많이 간략화돼서 아쉬운 부분인데,

소설에서는 너무 춥고 배고파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던 어린 그윈이 데아의 울음소리를 듣고 삶으로 깨어난 순간, 그리고 꼼짝없이 죽을 처지였던 아기 데아가 그윈에게 발견됨으로써 삶을 얻은 순간
그 순간부터 둘이 얼마나 서로의 반쪽인지랑 구원서사를 세뇌 수준으로 엄청 강조해
둘의 관계를 단순히 이성애로는 정의되지 않는 그 이상의 어떤 영혼의 연결로 그리기 때문에 그윈이 자신의 반쪽인 데아를 따라가는 걸 엄청 빌드업을 쌓는달까
덤으로 상원에서 깨지고나서 그윈의 영혼이 얼마나 파괴되는지도 미친 문장력으로 절절하게 그리고(원작엔 웃는놈같은 깽판도 없어 그냥 그윈 멘탈이 미친듯이 파괴되고 추락할 뿐임ㅜ)

근데 난 이 결말을 거시적으로도 보게 되더라고

유사가족에게 일어난 이 가혹할 만큼의 비극이, 캐릭터 개개인의 행보를 넘어서서 작품이 의도한 구도 자체가 이거겠다 하는

이 작품 자체가 외적으로 데아는 눈이 먼 장애인, 그윈플렌은 얼굴이 째진 광대, 일명 괴물, 그리고 우르수스는 떠돌이 괴짜 약장수 등 유사가족에게 제각기 경멸받을 속성을 부여하지만
그럼으로써 오히려 진짜 괴물은 일견 화려하고 아름다워보오는 가진 자들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게 주제잖아
난 그윈플렌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실패하는 모습이 보기엔 허무해도 귀족들이 그만큼 얼마나 견고하게 일그러져있는지 보여준다고 느꼈고
그윈플렌이 부서지고 무너질수록 귀족들의 괴물성이 도드라져보인다고 봤어

그래서 이 소설이 본래 의도한 방향을 살리려면 유사 가족의 결말은 파멸이어야 할 수밖에 없는거야
귀족들은 바뀐거 없이 코웃음 한번 치고 여전히 지들끼리 잘 사는데
소설이 말하는 순수이자 이상 그 자체인 데아는 스스로 소멸하고, 괴물에 도전했던 그윈은 스스로의 도전도 실패하고 곁에 있던 행복도 놓친 채 파멸하고, 우르수스는 선함에도 모든 것을 잃고
그냥 이 작품이 의도한 게 그거인 거지 귀족과 부딪힌 그윈이네의 파멸을 통해 오히려 귀족의 징그러움을 극대화하는거

뭐라도 해내는 서사(일명 영웅 서사)가 도드라지거나 아니면 다 버리고 자기들끼리의 소소한 해피엔딩이라도 이어가는 순간 카타르시스는 줄 지언정 실컷 보여줘온 귀족들의 민낯도 같이 그냥 옛 이야기가 돼버리니까


우르수스 얘기를 좀더 해보자면 유사 아부지한테까지 그렇게 가혹해야 하나ㅠㅠ 마음은 넘 아프지만

이 부분은 모티브를 어디서 얻었냐면 어딘가에서 우르수스의 가장 큰 잘못은 지나치게 염세적인 것, 즉 스스로 행복할 수 없다며 행복의 여지를 닫아버린 점이라는 후기를 남긴걸 보고 아..! 싶더라고

이 작품 속 등장인물들 모두 자신이 바라는 행복에 대한 욕망이나 사고관이 어느 정도는 일그러져 있지만 그 업보를 가장 크게, 아프게 맞는건 우르수스라는 그림에서도

난 조금 큰 틀에서 귀족들과 가난한 자들의 비참함이 대비되는걸 느꼈었어 똑같이 실수해도 귀족들은 잃을게 없지만 가난한 자들은 가진게 없어도 뭘 쥐어짜내서라도 잃는 모습이
따지고보면 그윈도 마침내 데아라는 행복을 영원히 얻었어도 그 과정에서 죽음이 수반됐지..

사실 이 행복이라는 주제로도 할말이 많지만 지금은 그 얘기가 아니니까ㅋㅋㅋㅠ

잠깐 얘기가 좀 샜는데ㅎㅎ;; 암튼 난 결말이 마음 아프고 아쉬울지언정 이 소설이 자기 뚝심을 가지려면 이게 맞다고는 결론 지었었어
어쨌거나 그윈 가족 서사를 저런 도구로 이용하는 것 자체에 불쾌할 수 있는건 어쩔수 없고 결말이 허무주의의 극치인 것도 맞아 호불호 자체는 끝나지 않는 논쟁일 것이라 생각해ㅋㅋㅋ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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