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호야...
근데 그럴 줄 알았어서 상관없었어ㅋㅋㅋㅋㅋ
불호일거라 예상한건 취향의 이유라서 바뀔 일이 없었거든
난 서사 단순한 해피엔딩 이야기 안좋아함 근데 알라딘 서사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좀도둑 청년이 급 착하게 살겠다고 결심하고 급 공주님과 사랑에 빠지고 공주님과 결혼하고 싶고 그런데 그런 그에게 쥐어진 요술램프....
우당탕쿵탕 모든게 해결되고 결혼합니다 하하호호 해피엔딩
내 취향에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극이 디즈니 쇼뮤일듯 ㅋㅋㅋㅋㅋ
물론 알라딘이라는 인물의 서사는 단순해도 그 안에서 배우는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니까 연기를 보는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상대적으로 맥락이 빈약하니까 장면 장면을 연기하는 배우는 좋지만 그 앞뒤 전후 맥락이 너무 심플해서 지루하더라고
(맥락이 없진않음 예를들면 알라딘과 쟈스민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알겠어 그런데 그걸 정말 최소한만 보여줌.
얘네가 이러니까 사랑하는거야 알지?? 하면 ‘뭔소리야??’ 는 아닌데 ‘어.... 그래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그래도 너무 갑작스럽지 않아?’
이렇게 반문하게 되는 장면들이 많았던 것 같아)
그래서 배우가 감정 연기를 할 때 앞뒤 흐름을 자연스럽게 탄다기보다
앞이 어찌되었든 이 장면에서 이 감정을 연기해야하니 그 감정을 가져와서 선보인다는 느낌이 강했어
내 본진은 알라딘 역할의 박강현인데 나는 박강현이 극 초반부터 끝까지 쭉 이어가는 섬세한 감정선을 좋아하지
잘하는 감정연기 장면들을 똑 떼서 모아놓은 것 같은 극은 그 장면 장면을 즐길 수는 있어도 진심으로 좋아하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데 어차피 이 극은 섬세한 감정선으로 보는 극이 아니니까! 좋지 않은 극이란 말은 아니야. 내가 좋아하기 힘든 극이라는 거지 ㅎㅎ
그리고 세트도 아기자기 동화같은 것보다는 화려한 돈지랄 세트 좋아해서...
(나의 세트 취향극: 웃는남자, 물랑루즈, 엑스칼리버 초연 거대세트...)
사실 입장하자마자 양탄자로 기워진 가림막이 보여서 좀 헛웃음이 났고 의상들도 너무 아동극 재질이라 보기 좀 힘들었어
소품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황금동굴이나 쟈스민 방, 양탄자씬... 이런게 다 기대만큼 고급스러워보이지는 않아서 성에 안차더라고
(이건 내가 너무 앞에서 봐서 더 그런 것 같아 재질이 다 눈에 보이니까...)
근데 아무리 내 취향이 아니어도 양탄자 장면 만큼은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게 너무 성에 안차서....그게 제일 아쉽더라고
일단 양탄자가 너무 작아보였어 내 눈에는 ㅠ
그러다보니 배우들 움직임도 크지 않고.. 또 움직이는 범위가 그렇게 드라마틱하진 않아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느낌이 좀 덜하더라고
브웨 영상을 미리 좀 봤다면 예방주사가 되었을까? 브웨랑 같은지 다른지는 모르겠는데
브웨에서 알라딘 본 사람들이 다들 극찬한 장면이라 기대했는데 나는 조금 김이 빠지더라고.
이건 샤롯데의 문제일까...? 배우들이 긴장해서 움직임이 덜했던걸까?
나는 그래도 좀 더 입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무대 가운데에서 매트리스가 두둥실 두둥실 이런 느낌
물론 높게 올라가긴하는데 샤롯데가 워낙 작아서 그런가 그것만으로 우와하는 느낌은 없었어
빌리 드림발레 볼 때처럼 해방감이나 자유로움이 느껴지길 기대했는데 그냥 오......예쁘다... 하다가 벌써 끝난거야?? 하는 기분
하지만 양탄자 탈 때 조명이나 이런게 너무 배우들을 예쁘게 보이게 해줬고 밤하늘의 아름다움만큼은 확실히 있었다....
그 아름다움만 있었던게 아쉬웠던 것 같아
그리고 현지화된 지니의 밈들!
이미 후기로 마음의 준비는 하고 갔지만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불호였어
(지니는 사랑스럽고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을뿐만 아니라 강홍석배우의 지니는 최고였어! 현지화된 밈이 싫었다는것뿐!!)
근데 이건 진짜 취향의 영역이라....
왜냐면 나는 짜게 식을 때마다 옆자리분들은 터지는 웃음을 참다못해 폭소하시기도 했고
그 분들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그런 분위기였어 너무 웃기거나 하면 비명에 가까운 소리도 들리고 ㅋㅋㅋㅋㅋ
그래서 다같이 즐기는 분위기긴해!!
이건 내가 소수파일 것 같음ㅋㅋ하지만 난 지니가 잠실역 3번출구에서 나왔다고 하는 순간 아.... 드디어 시작되는구나 하면서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고
말로만 듣던 그 시그니엘이 눈 앞에 보여지는 순간 눈 질끈 감음 판타지 작품에 현실감 묻는거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라 ㅋㅋㅋㅋㅋㅋ
배우별로 생각나는 것들을 좀 더 적어보자면
박강현은 일단 가진 음색과 이 인물이 잘 어울려
예상하고 갔었지만 사랑에 빠지는 순간, 꿈꾸듯 노래하는 순간들을 참 잘 표현해서 좋았던 것 같아.
특히 쟈스민을 집에 데려갔을 때. 노래할 때 음색 뿐만 아니라 날 믿어?? 하는 청년목소리 이런 느낌이 참 좋더라
춤은 (본진이지만) 성에 차는건 아니거든? 동작을 날렵하게 잘 수행하는것과 느낌있게 춤을 탁탁 잘 추는건 좀 다른 문제라고 보는데
박강현은 전자 타입의 배우라서 따로 보면 동작은 예뻐보일 수도 있겠지만
앙상블들과 합을 맞출 때면 다른 앙상블들처럼 느낌살려서 춤을 추진 못하더라고
그리고 축이 너무 가벼운 느낌? 그래서 턴할 때 잘못하면 휘청일 것 같고 ㅋㅋㅋ
그래도 전체적으로 동작이나 스텝이 가볍다는 점이 알라딘스러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초반은 좀 긴장해서, 후반은 힘들어가서 앙상블들하고 동작이 살짝씩 안맞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는데
프리뷰 끝나고 긴장 풀리면 더 나아지겠거니...
이성경 배우는 뮤지컬이 인생 처음인가? 나는 그렇게 알고있었고 그거 감안해서 본 편인데
대사톤은 자연스럽다고 느껴졌고 동작도 나쁘진 않았지만 표정이 다채롭다는 생각은 안들었어.
그리고 넘버 끝내면서 힘줘서 자세 잡을때나 이럴 때 동작의 파워가 좀 약하다는 생각도 했고.
노래는 목소리 예쁘지만 앙상블들하고 같이 부를 때면 목소리 심지가 좀 약해서 겉도는 느낌이 들고 이건 알라딘과 듀엣할 때도 조금 그런 느낌.
음정이 조금 안맞나? 싶은 부분도 있었는데 나도 자첫이고해서..정확한지는 모르겠음 일단 음향이 너무 울려서 내가 잘 듣는건지 갸웃갸웃하면서 듣긴했어.
하지만 양탄자 씬에서의 아름다움의 5할은 밤하늘의 별 연출이었다면 남은 5할은 배우님의 아름다움에 바치겠습니다...
양탄자씬에서는 조명이 배우 정면에서 배우 얼굴쪽을 향하는데 그 때 성경배우 너무너무 아름다워서 멍하니 홀린 듯 배우 얼굴만 봤어ㅋㅋㅋ
홍석지니는 말모...
사실 재등장할 때부터 입이 찢어질 것 처럼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함ㅋㅋㅋㅋ
비록 지니의 현지화 밈은 나를 식게했지만 그럼에도 그걸 열심히 하고 있는 홍석지니를 보면 어떻게 안웃을 수가 있겠어 ㅋㅋㅋㅋ
그런데 지니의 퍼포먼스도 좋았지만 역시 연기도 좋더라
알라딘이 (지니를 자유롭게 해주기로 약속했던) 세번째 소원을 킵해두자고 할 때 점점 가라앉는 표정이나
"네가 나 빼고 다른 사람들에게 다 거짓말 하길래 나는 언제 끼워주나 했어" 라는 식의 서글픈 빈정거림 같은것도 잘 표현하고...
사실 내가 쇼뮤를 안좋아하다보니 지니의 넘버들도 크게 감흥이 있었던건 아닌데
무대에서 저렇게 자신이 녹아내리도록(사실적 표현임ㅋㅋ) 뛰어다니는 배우를 보면서 웃음이 나지 않을 수가 없고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더라
자파!
임별배우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잘어울려
근데 개인적으로 자파의 분장과 의상이 가장 아동극같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면서도 가장 고급져보이긴했음ㅋㅋㅋㅋ
먼가 딱 아동극스러운 빌런? 적당히 무섭고 적당히 웃긴 그런 빌런캐를 너무 좀스럽지 않고 우아하게 잘 표현하더라
이아고 정열배우님은
안웃기면 서로 민망할 것 같은 순간이 진짜 많았는데 모두 다 해내셨다ㅋㅋㅋ
몸을 날려서 개그장면들을 다 살리시더라 존경스러웠어 ㅋㅋㅋ
이렇게 불호일걸 알고 가서 불호일 것 같은 부분은 불호를 느끼고.
그럼에도 배우들의 첫공연을 지켜보면서 좋은 점들 아쉬운 점들 다 느끼고 왔어.
아직 프리뷰라 그냥 좀 너른 마음으로 본 것도 있고 ㅋㅋㅋ
본진...의 보고싶었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모습들이 꽤 있어서
전작들처럼 극에 미쳐서 회전돌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종종 보러갈 것 같아
그리고 알라딘은 너무 앞자리(1~3열)보단 적당한 중간자리(6~10열?)가 더 나을 것 같아
퍼포먼스가 한눈에 들어와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음
나는 너무 가까워서 좀 정신없었던 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