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보니 이게 동과자후긴지 드큘 후긴지....
1막 후기 : https://theqoo.net/theatermusical/3152731300
새삼스럽지만 나는 2막의 오버추어를 진짜 좋아함. 드라큘라의 테마곡으로 시작해서 deep in the dark 로 마무리된다는게, 그러면서 점점 객석이 더 어두워지고 조명들만 안쪽에서 희미하게 별처럼 빛나는 거 결국은 어떤 어둠이 찾아와도 결국은 희망의 불빛이 남는 거 같아서 진짜 엄청 좋아함....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듯 2막은 시작부터 다소 불행함.
사실 뭐 무덤 들어가는 거나 먹기 직전에 제지당하는 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루시가 아더에게 제발 이러지 마, 당신아직 날 사랑하잖아.... 우리 여기 아직 함께 있잖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 너무 괴로움. 서연 루시가 정말 얼마나 반짝거렸는지 기억하기 때문에 더 그런 듯. 주인에게 영향받는 슬레이브의 특성상 이게 드큘과 미나의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걸 고려해보면 더더욱..... 이런저런 걸 제쳐두더라도 이거 꼭 아더에게 이런 말뚝박는 일을 맡겼어야 했나요 헬싱 교수님...? 그치만 헬싱이 나중에 이하생략하는 걸고려해보면 이것도 나름대로 참 씁쓸하긴 해...
과자미나의 루시 죽음 이후 ~ 플돈미까지는 진짜 전적으로 아 이럴수가.... 내가 너를 나의 경계선 안에 들인 업보를 치르고 있다 < 같음. 루시를 죽인 건 당신 친구들이에요, 나는 그녀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었을 뿐이에요. 이 대사가 결국은 1막에서 나온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영원한 삶이야, 와 2막 끝 즈음 나는 미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줄거야, 나는 미나를 사랑해. 를 연결짓는 고리라고 생각하는데 진짜 인외의 사랑 방식이란 인간이 알 수 없는게 맞는 거 같음;
뻘하게 이 즈음에 미나의 대사가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라고 하는 거... 이러고나서 플돈미부르는 거 반칙 아니냐? 그치만 이해합니다... (ㅋㅋ) 아무튼 임미나는 여기서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 없어, 라고 했는데 이거 때문에임미나는 아 얘는.... 이미 사랑하고 있구나 라고 역설적으로 생각했던 거 같음.
플돈미... 부르는 배우도 배우지만 사실 더 눈이 가는게 후반부 헬싱인 거 같음. 헬싱에게 있어 드라큘라의 죽음은원수의 죽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줄리아의 구원이기도 하니까. 앞부분에서 손헬싱이 랜필드에게 치는 대사하나하나 계산하고 던지는 느낌이 난다고 했는데, 2막도 그런 느낌이 좀 들어. 미나가 랜필드 보러 가겠다고 하는 부분에서부터 좀 흘깃...솔깃... 너 나의 장기말이 되어주지 않을래? 하는 것 같음. 미나가 랜필드와 독대하겠다고 헬싱에게 부탁드려요... 하는 부분에서 손헬싱이 유독 미나를 많이 바라보다가 자리를 뜨는데 손헬싱은 거기서부터 미나를 완전히 드큘에게 닿기 위한 도구쯤으로 보고 있는 거 같음. 그래서인지 이 이후의 선택(런던 내에서 은신처를찾는 게 어렵지 않음에도 윙즈 전에 조나단을 데려가는 것, 최면을 거는 것, 미나를 트란실바니아에 데려가는 것, 미나를 조나단과 분리해 자신이 데려가는 것) 전부에서 전반적으로 미나의 인권 (...) 을 배제하는 선택을 한다는느낌이 들었다. 쥠헬싱은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은 것 같음. 그는... 다소 화가 많지만 좋은 사람입니다 (아마...)
아 맞아 랜필드가 미나에게 경고하는 부분에서 도하 랜필드는 갑자기 물리기 전의 제 정신으로 확 돌아오는 거 같았고 도현 랜필드는 여전히 제정신은 아니지만 한 순간이나마 우리 계획을 이 모양 이꼴로 만든 주인님을 진심으로 엿먹인 거 같았음 (ㅋㅋㅋ) 결말이 같을지언정 의도는 다소 다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 어느쪽이건 드큘이 나오면서 히죽히죽 비웃는 건 드큘 배우를 막론하고 정말 잘생겼다.... 오랜 시간 기다린 주인님 새 시대를 함께 노래해... 10년쯤 함께 노래한 저한테도 새로운 삶을 시작시켜주세요... (제발)
그리고 윙즈.. 아 이거 진짜 드큘 통틀어 불호가 두개 있다면 그 중 첫 번째
음감들아 윙즈를 그만 달리기 바랍니다.
이상 윙즈에서 방향을 잃었어, 도망칠 방법 없어~ 들을 때마다 mr 이 나을지도라는 생각을 300번쯤 하며..
그러나 배우들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선녀미나의 윙즈 메인은 <영원한 죽음 속에서 그대를 구해줄 유일한 사람이 나인 걸 어떡해?> 이고, 임미나는 <도망칠 방법 없어, 있다 해도 맘은 붙잡히고 싶은 걸까?>, 거상미나는 <이 마음을 나 벗어나고 싶어.>라고 생각함. 그리고 과자미나의 윙즈 메인 프레이즈는 <이렇게 내 삶을 난 배신할 수 있는 걸까?>인거 같음.... 선녀 미나는 드큘을 구원하고 싶어하고, 임미나는 이미 엘리자벳사라서 맘이 떠날 수가 없음... 거상은 지금이라도 여기서 도망치면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싶은데 시덕션에서 발 잘못 디뎌서 붙잡힌 거라고 하면 과자미나는 mist에서부터 이어진 욕망의 결말이 윙즈를 거쳐 시덕션에서 나타나는 거 같음
.....
시덕션...
시덕션 진짜 미친 시퀀스라고 생각함
데이비드 스완씨 정말 자존심상합니다 K지킬도 K드큘도 당신이 연출이라는게요... 너무 잘해서요...... 예....
그댈 위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어....
예..... 관객도 벌을 받는 거겠죠... 저도 영원토록 드큘에 묶인 채로 살아요......
잇츠오버는 뭐...
프블같은 거라고 생각함 저도 사람인데 무대 보면서 책임없는 쾌락은 해야하지 않을까요?
2막에서 유잼하라고 만들어준 곡이니까 유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앞줄에서 오글 들고 동큘 얼굴만 봤음.
근데 동큘 거의 침대에서 다리 삐는 거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팔짝 뛰어내리더라
이걸 팔짝으로 표현할 수가 없음 거의 파아아아아아알짝임
개인적으로 좋았던 포인트 : 미나 머리 안 부딪히게 침대 헤드 살피던 동큘, 자기 앞에 무릎 꿇은 미나에게 시선 맞춰 무릎 꿇어주던 동큘, 잿더미로 흩어져라 부분에서 무대 오른쪽 돌아보며 소리없이 웃음 터뜨리던 동큘.
그리고 트시. 트시는 항상 미나에 집중해서 보는 편인데 이전 후기에서 과자미나보고 선섹후사(...)라고 이야기한 게.... 시덕션 하고 나서도 (미나 스스로 이야기하던 완벽한 삶을 배신하고 나서도) 드큘을 진정성있게 사랑한다보다는 드큘을 욕망하는 마음을 이성으로 누르고 있다에 조금 더 가깝게 느꼈음. 드라큘라와 완전한 교감(라앺라 리프라이즈) 이후에서도 과자는 최면에서 바로 깨어남. 무슨 일이 있었나요? 에서부터 쭉 본인 스스로 최면이 아닌 상태로 헬싱과 대화하고, 드큘이 본인 머릿속을 읽을 수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끼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미나 머레이 본연의 상태로 드큘을 이해하고 드큘과 동화된 것 아닌가 싶었음. <뭔가 더 알아내셨나요?> <왜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라는 대사가 헬싱에게 이질감을 불러일으켜버린 것도 아마 그때문이 아닌가 싶음.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본인 안의 엘리자벳사로서의 본질이 야금야금 미나 머레이를 차지하는 느낌.
헉.... 트시얘기하느라 섬머엔즈 이야기 못함
미친.....
나덬은 예전에 섬머엔즈가 얼마나 아름다운 곡인지 미처 깨닫지 못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여름날 햇살을 지워내듯 함께한 모든 걸 어떻게 지울 수 있겠어요.....그치만 조나단의 선택이 얼마나 가슴아픈 선택인지 알기 때문에 섬머엔즈가 빛나는 거라고 생각함.... 사랑을 위해 영혼을 지키겠다고 맹세하는 것, 그리고 조나단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걸 알았기 때문에 미나는 그 약속을 조나단에게 시켰던 거라고 생각함. 다른 사람은못해도 조나단만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아무튼 다시 트시로 돌아와서 손헬싱 진짜 트시에서 미나를 반쯤 도구로 쓰고 있음.... 솔직히 도구로 보지 않으면아침 댓바람부터 문두드리고 쳐들어오는 거 그거 좀...
그래...
심지어 그러고 나와서 엄청 찜찜하고 미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 표정으로 조나단에게 미나는 괜찮다고이야기함 조나단이 딥인더다크에서 헬싱 손 초반에 안 잡을 만도 하다고 생각했음..... 아! 그리고 뻘하게 딥인더다크 후반부에서 임미나는 이제 불 안 끄던데 과자 미나는 불 홀랑 꺼버려서 오! 했음. 손 헬싱이 임미나에게는 손을내밀었는데 반대로 불을 끈 과자미나의 손은 한참 쳐다보고 있더라..... 은근슬쩍 무서웠음.
그리고 더 롱거. 드라큘라의 시점으로 극을 따라가면 결국 이런 의문이 남음
왜 이제 와서 방향을 잃었을까? 드라큘라가 왜 자신의 사랑을 의심하게 되었을까?
사실 플돈미~시덕션까지도 이 사랑의 궤도는 꽤 일정하고 한결같았음. 루시와 함께 부르던 라앺라처럼, 당신에게모두가 원하는 영원한 삶을 주고 세상을 발 아래에 두는 게 이 사랑의 최종 목표 같았음. (물론 그 과정에서 개노답플러팅이 동반됨) 근데 여기서 갑자기 더 롱거가 왜 나왔을까? 나는 이게 미나와 랜필드의 대화 (그게 당신의 영혼을 파괴할 만큼 가치있는 일인가요?) 랑, 잇츠오버에서 미나에게 저지당한 (난 누구의 죽음도 원하지 않아요) 일, 그리고 트레인 시퀀스에서 미나와 단절되는 괴로움을 직접적으로 감각한 일 세 개가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봄. 그래서 이 즈음의 드큘은 그 영원한 삶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는 걸 (영원한 삶, 혼자라면 의미있나. 마음의답 분명한데..) 깨닫고, 그러니 그 사랑의 당위성에 그댄 내 삶의 이유, 나를 살게 한 첫 사람.... 이런 말들밖에 남지않는 것임.
그치만 그건 결국 지나간 단어들이지 다가올 단어들이 될 수 없으니까.
이걸 드큘도 슬슬 인지하기 시작하는 게 아니었나, (소년은 보통 자라니까) 그걸 표현하는 게 더 롱거 넘버가 아니었나 싶은데.... 문제는 이렇게 드큘이 차곡차곡 본인의 마음을 정리해가는 동안 미나의 마음은 조금씩 더 커지는중이었다는 거임
개인적으로 연출상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손헬싱이 계속 미나랑 드큘 아침 저녁으로 최면 연결시켰다고 생각함... 눈 떠요 내 사랑도 그 맥락에서 전달된 미나의 의지였던 것 같고....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눈 떠요 내 사랑때 동큘이 팔 잡아서 내던지는 표정 뭐야 이건? 하는 가소로움 그 자체라서 너무 좋음
그리고 이 상황에서 줄리아의 죽음과 헬싱 -드큘 대면씬이 나옴. 내 기억이 맞다면 줄리아가 헬싱한테 매달렸다가십자가 맞고 죽는데, 죽기 직전에 헬싱 뺨 감싸는 거에 헬싱이 뭔가 이상함을 느껴서 아래를 보고, 누군지 깨닫고.... 동큘은 이 꼬라지를 예상했던 거 같음. 이거 보고 문득 생각한건데 줄리아가 안 죽고 그냥 헬싱을 홀리는 게드큘의 계획 아니었나 싶기도 함. 사실 헬싱만 홀리면 이거 방해하는 사람도 없고 완전 되는 계획이거든요.
그러나 아무튼 계획이 박살났고.... 동큘이 헬싱 멱살을 잡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난 시즌에는 못 봤던 걸로 기억해서 아마 이번 시즌에 추가된 디테일인듯? 헬싱이 네가 가는 길에는 죽음만이 따르고, 네 주변 사람들 (줄리아 루시 미나) 은 다 죽게 될 것이며, 넌 사랑을 모른다며 드큘 거의 팩폭으로 두드려패다가 멱살잡히는데 솔직히 틀린말은 아닌 거 같긴 함... 정확하게 말하면 약간 이런 느낌임
헬싱 : 넌 사랑 같은 거 몰라
드큘 : (멱살 잡음) 난 미나를 사랑해
헬싱 : ㅋㅋ 넌 영원히 모른다니까?
보고 있던 나 : 아니 근데 얘도 400년동안 고통받았는데 좀 행복하게 해주라 얘도 본질은 인간인데요
헬싱 : 줄리아 ㅠ _ ㅠ 집에 갑시다...
나 : 그래... 너는 이해 못할 만 하지..... 가라.....
남은 드큘 : ...... 그댄 내 삶의 이유 (악마는 물러갈지어다!!!! 매도당하고 공격당함)
그리고 저 때 아서 일행에게 공격당한 동큘 표정이 아.... 나 안그래도 내 삶이 힘든데 너네까지 힘들게 하지 마라.....진짜 이런 얼굴이어서 허공 봤던 기억이 있음.
아무튼 이 일련의 상황들이 드큘의 마음속에 어떤 쐐기처럼 박힌게 아니었나 싶긴 함. 앳라에서 미나 보러 나올 때어느 정도 본인의 죽음을 가정하고 나온다는 생각을 많이 했음. 근데 문제는 이제....
감정의 크기가 1막과는 완전 달라져버린 미나인듯......
과자미나가 본인의 마음을... 그러니까 엘리자벳사로서의 일부를 완전히 자각하게 된 건 2막 앳 라스트라고 생각함. 특별한 징표나 이런게 있던 게 아니라고 해도 본인 스스로 자각한, 선명해진 운명과 마음 같은 것들. 근데 과자미나는 이 과정에서의 미나 머레이가 생각보다 아주아주 많이 남아 있음. 그렇기 때문에 과자미나는 미나 머레이로서 자신의 목에 걸린 십자가를 내던졌고 그것에 대한 무게도 분명히 알고 있는 거임. 만약 이게 러빙유 즈음의 미나 머레이만 되었어도 이 사람은 완벽한 삶을 위해 저벅저벅 걸어갔을 텐데 ....
모든 걸 다 알아버리고서도 사람이, 그 모든 걸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건 나의 선택이에요, 난 당신을 원해요. 라는 말이 엘리자벳사가 아니라 미나의 대사로 들려서 과자 미나의 이 대사가 너무너무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람은 엘리자벳사는 80같음 여전히 20의 중심을 잡는 건 미나 머레이였어서.
그러나 1 막 후기에서도 말했듯 아무튼 이 모든 비극은 쌍방 감정의 무게가 맞지 않을 때 발생함....
때를 놓친 사랑은 대체적으로 재난이니까.... (미나야....)
솔직히 무게 맞춰왔더니 이쪽에서 더 중량치면 답이 없긴 하지만.....
.... 내가 잘생긴 남자가 우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치만 이 백작님은 가끔 행복했으면 좋겠기도 해...
그래도 미나와 드라큘라의 마지막 모든 넘버
눈물로 뭉개진 순간마저 호흡으로 기억하게 되는 건 아마 그 장면의 모든 게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누군가는 신을 저주했고 누군가는 신에게 기원했고 누군가는 이 모든 순간을 그냥 받아들였겠지만 ...
언제나 결말이 좋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 함... 그래서 내일 샤 썸머 둘 다 자첫인데 궁금함....
결론 : 행복해라... 거 어디 다른 집처럼 400년 다시 살 것처럼 굴진 말고...
오늘 넘 즐겁게 공연 관람해서 글이 길어졌는데 이따 샤썸머까지 잘 보고 귀가하려고 해!
드큘 정말 좋은 극이야.... 부산공연 찍먹해주라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