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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햄릿) (추천글) 불호 뜰 가능성도 있지만 꼭 한번 찍먹해봤으면 하는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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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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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호요소도 많긴해

 

 

1. 괴로운 러닝타임, 하지만 그만큼의 뿌듯함. 

 - 몰입감있는 극이지만 확실히 3시간짜리 연극은 집중해서 보기 쉽지 않아. 그리고 고전 문어체적인 대사들과 현대 구어체적인 대사들이 혼재하기 때문에

전자는 귀로 들으면서 계속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야해서 머리도 아프고 기빨림

게다가 음악이나 음향을 최소로 쓰기 때문에 3시간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대사만 듣고 있어야함. 

하지만 다 보고나니 내가 이걸 해냈다(?)는 기분좋은 뿌듯함도 느껴지더라. 너무 좋아서 1분 1초도 놓치기 싫어서 최선을 다해 집중했는데 그러고 나니 끝나고나서

나까지 같이 공연한 것 처럼 후련했음ㅋㅋㅋㅋ

 

 

2. 연륜있는 배우들의 아우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아쉬움

 - 연륜있는 배우들을 볼 때 흔히 느끼는 부분인데 무게감과 아우라는 엄청나.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동작이 둔하고 가끔 딕션이 먹힐 때가 있음.

이건 진짜 어쩔 수 없는 신체적인 한계라고 보긴하는데 어쨌든 관객 입장에서는 멈칫하게 되는 순간이 있긴해. 

그런데 그걸 감안해도 너무 훌륭해. 대부분의 배우들이 발성이 또렷하고 움직임도 묵직한 아우라가 있음 

그리고 다들 조연이지만 그 역할에 정말 최선을 다하고 계시고 비중들도 상당해.

 

 

3. 하나하나 인간적인 인물들, 하지만 고전의 한계 

 - 햄릿은 확실히 고뇌속에서 몸부림치는 인물이고 매우 예민하지만 굉장히 이성적이고 영민한 인물임이 잘 드러남.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를 읊조리는 햄릿은 더이상 우유부단의 대명사가 아니라 주어진 거친 시련을 헤쳐나가는 한 인간의 고뇌로 느껴져. 

복수를 위해 살지만 그 과정 속에서 우유부단해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감정들 때문에 흔들리는 것으로 잘 표현되고.

강필석 배우는 정말 원래도 믿보배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소름돋게 잘했어.

배우의 눈이 진짜 형형하게 빛나는데 소름돋더라

어르신 배우들이 산신령같은 아우라가 있다면 강필석배우는 예민한 맹수처럼 눈이 빛나는게 느껴짐. 

 

레어티스도 정말 인간적인 인물이었어. 

일단 건삼이 너무 매력있고 (.....언제까지 멋있을 생각인지)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복수에 불타오르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이 자기 자신에게 돌아옴에 대한 회한과 허탈함을 너무 잘 표현하는 듯. 

그리고 펜싱장면이 있는데 진짜 멋있다 덬들아.... 믿고 봐줘

 

오필리어는 아무래도 고전의 한계가 있긴함. 대신 초반부, 그리고 중반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버지와 권력자들에 의해 이용당하는 장면에서

내용 자체는 그렇다쳐도 지연배우가 표현을 참 잘해. 

그 시대에 태어났기에 행동과 선택에 한계가 있을 뿐, 그 시대 안에서 가장 영리하고 자기 자신의 감정과 햄릿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여성으로 그려짐. 

지연배우 연기 진짜 잘하더라. 일단 대사톤이 미침... 

후반부의 오필리어의 광증과 죽음 (셰익스피어니까..... 스포는 아니겠지....)의 과정은 짧게 그려지는데

광증 부분은 지연배우의 연기가 진짜 소름돋았고 죽음 부분은 그냥 대사로 처리됨. 

장례식장면에서 햄릿과 레어티스가 오필리어를 끌어안고 절규하는 장면은 정말 세 사람 다 연기 소름돋았다... ㅠ

보면 무슨 말인지 알거야.

 

 

그리고 중간중간 고전의 대사를 옮겨온 부분들은 듣기 싫은 표현들이 많이 있는데

나는 그냥 들어넘길 정도는 되었음. 하지만 역시 듣기싫긴해.. (창녀...등등) 

 

 

4. 오프닝의 아우라, 그리고 엔딩에서의 소름

 - 오프닝은 대놓고 ㅋㅋㅋㅋ 우리 존나 아우라 있는 배우들로 공연 시작합니다~~~~~~~ st. 

그래서 사실 시작하자마자 위압감을 느껴서 좋았거든. 아 볼 맛 나겠다! 이런 느낌? 

근데 엔딩을 보면서는.....(이건 연출 스포니까 말하지 않겠음) 하... 이 변태같은 연출........ 이러면서 다시 오프닝을 떠올리고 울컥함... 

 

 

 

 

이런 저런 이유로 요즘 올라오는 연극들하고도 결이 정말 다른 정극이라서

한번쯤 경험해봐도 좋을 것 같아.

 

다들 기합이 잔뜩 들어가있었고, 

믿보 배우들이 이정도로 힘줘서 치열하게 연기하는 정극.... 한번쯤 보러오세요.

 

불호 뜰 사람도 많을 것 같지만 한번쯤 그 불호를 경험해보는 것도 추천하고.

호 뜨는 사람은 정신없이 감길테니..........나와 함께 회전돌면 됨 ㅎㅎㅎㅎ

 

 

 

번외로 썸씽로튼 본 사람들은

중간중간 이 대사가 썸로에서 이렇게 쓰였구나...!!! 할법한 포인트도 많다 ㅋㅋㅋㅋ

 

 

어제 커튼콜에서 지연배우는 진짜 울었고 필석배우랑 건형배우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로 무대에서 못내려가더라

무대 막이 내려가고 객석에 불이 켜져서 관객들이 퇴장하는데도 배우들은 무대에서 관객들이 나가는 모습을 좀 더 지켜보더라구. 

(막이 반투명해서 안이 보였음...) 

그리고 어르신들이 젊은 배우들 하나하나 팔 주물러주면서 고생했다고 안아주는 모습도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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