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그 사람을 그리워할 권리조차 없는 건가요?”
“저는 그저 당신을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EP6의 플래시백이 틴이 품고 있던 폽의 기억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 기억 속에는 거창한 사건도, 영원한 약속도, 극적인 순간도 없었다.
숨바꼭질을 하던 일, 반딧불이를 함께 바라보던 일, 얼음을 가져와 서로의 볼에 대주던 일처럼, 그저 삶 속의 아주 평범한 순간들뿐이었다.
지난 11년 동안 틴의 마음을 지탱해 준 것은 언젠가 폽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이런 작고 소중한 추억들을 단 한 번도 잊지 않았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희생할 수는 있어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람을 그리워할 권리마저 빼앗길 수는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틴에게 폽은 단순한 '첫사랑'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의 모든 중요한 순간을 함께한 사람이었고, 그의 마음이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였으며, 오랜 세월 소중히 간직해 온 따뜻한 기억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점은, 틴의 기억 속 폽은 순수하고 다정하며 사랑스러운 소년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 모습은 아직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시절부터 한 사람을 아끼고 소중히 바라봐 온 시선이 담긴 기억이었다.
인과 옹사가 라이브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폽과 틴은 자신들의 관계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조차 몰랐다는 것.
그들은 그저 함께 자라며 늘 서로의 곁에 있었고, 그렇게 서로는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11년이라는 긴 시간이 두 사람에게 아무 의미도 없었던 이유일지도 모른다.
시간은 함께할 수 있는 순간만 빼앗아 갔을 뿐,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는 결코 빼앗지 못했다.
폽과 틴의 인연은 과거에 멈춰 있지 않았다.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두 사람의 기억 속에서 계속 자라났고, 마침내 다시 만난 그날, 그 감정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오랫동안 마음이 기다려 온 사람에게 다시 돌아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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