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장은 과거 실적보다 전망에 주목했다. 애플은 오는 9월 마감되는 다음 분기 매출 성장률이 9~1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12.1% 성장률을 밑도는 것이다.
아이폰 매출 성장률도 10%중간대 수준으로 예상해, 시장 기대치인 17.6% 증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 하향의 핵심 원인은 공급망 제약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실적 발표에서 "현재 매우 심각한 공급 제약을 겪고 있으며, 공급망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연성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애플 실리콘 생산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 부족을 주요 병목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번 제품 사이클의 수요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강했지만, 첨단 칩 공급망이 이렇게 높은 수준의 수요 증가에 대응할 만큼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담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으로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대규모로 흡수되면서 스마트폰과 PC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메모리 칩 가격은 약 30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이미 메모리 비용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맥과 아이패드 가격을 인상했다. 메모리 비용 상승이 매출총이익률 압박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으며, 오는 9월 분기에는 아이폰, 맥, 아이패드 전반에 공급 부족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케반 파렉 애플 최고 재무책임자(CFO)도 "아이폰, 맥, 아이패드 생산을 위해 충분한 부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공급망의 유연성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AI 산업 경쟁이 하드웨어 공급망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하면서 고성능 반도체와 메모리 물량을 대거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생산하는 애플 실리콘용 첨단 공정 칩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대체 공급업체 확보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 주가는 최근 AI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지출 부담과 안정적인 사업 구조 덕분에 투자자들의 피난처로 평가받으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번 주에는 시가총액 5조달러에 근접하며 세계 최대 기업 지위를 되찾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공급망 경고는 애플이 팀 쿡 체제에서 구축한 효율적인 공급망 모델이 AI 시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쿡 CEO는 2011년 취임 이후 공급업체 관리와 생산 효율화를 통해 애플의 기업 가치를 3500억달러에서 5조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AI 인프라 경쟁으로 인해 핵심 부품 확보 경쟁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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