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반도체 원툴인 애널인데 공감가서 퍼옴
참고로 이사람 롱뷰임
하닉 펀더멘탈을 국장 리스크가 잡아먹고 있다는 분석이야 오늘 하닉 컨콜보고 나도 어이가 없더라 반도체 업황은 좋은데 다른 외부 요건들이 자꾸 브레이크 거는 것 같아서 속상함
가치가 낮은 건 이유가 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마이크론의 두 배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그렇지 않다. 멀티플은 더 낮다. 오랫동안 많은 투자자들이 이 불합리함에 분통을 터트렸다. 왜 이익이 더 많은 회사가 더 낮은 평가를 받는가.
ADR 상장 이후, 그 질문에 시장이 조용히 답했다.
7월 29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가 있었다.
컨콜 전까지 주가는 5% 올랐다. 기대감이 있었다. 역대급 실적이 예상됐고,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주가 앞에서 회사가 무언가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최소한 주주를 향한 신호라도.
그런데 컨콜이 끝나고 주가는 -20%까지 곤두박질쳤다.
회사의 답은 원론적이었다. 검토하고 있다고. 마치 제3자처럼.
미국 기업이었다면 어땠을까.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역대급 실적이 나왔다면, 미국 기업은 즉각 행동했을 것이다. 자사주 매입 규모를 발표하고, 배당을 올리고, 주주에게 구체적인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주가는 경제의 일부고, 주주는 동업자라는 문화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자본주의의 역사가 길다는 건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그 시간 동안 주주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익혔다는 의미다.
ADR 상장하면 마이크론과 동일한 가치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 기대는 이번에 조용히 무너졌다. 가치가 낮은 건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실적이 아니라 태도에 있다는 것을, 시장은 냉정하게 가르쳐줬다.
정부와 정책당국의 대응도 아쉽다.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증폭시킨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더 빠른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체됐고, 그 사이 투기적 수요는 더 커졌다. 사후에 대응하는 것은 언제나 사전보다 비용이 크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좋을 때는 앞다퉈 자신들의 성과를 이야기하던 분들이, 시장이 어려워지니 조용해졌다. 입법과 정책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졌다. 금융당국을 불러 호통치는 장면은 있지만, 손실 입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드물다.
호황의 공은 가져가고, 불황의 책임은 흐릿해지는 패턴. 이것이 반복되는 한,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는 쌓이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을 위한 머니 무브의 설계가 흔들리고 있다.
예금에서 주식으로,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건 경제 전체에 좋은 일이다.
그런데 그 이동이 신뢰 위에 서 있지 않으면, 한 번의 폭락이 그 흐름 전체를 되돌릴 수 있다. 손실을 입은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을 등질 때, 그 공백을 채울 것은 없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이익이 얼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이익을 누구와 어떻게 나누느냐의 문제다.
회사가 주주를 동업자로 대하는지, 정책이 투자자를 보호하는지, 정치가 자본시장을 진지하게 다루는지.
그 모든 것이 멀티플에 녹아든다.
가치가 낮은 건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바꾸려는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가치도 바뀐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좋은 실적이 아니라, 그 실적을 제대로 대우받을 수 있는 구조다.
그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금 이 폭락장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짜 숙제다.
-7월 29일 저녁 아신 이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