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인버스 ETF는 대거 팔아치웠다. 급락 뒤 반등을 노리는 이른바 ‘학습효과’가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은 전날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42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ETF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렸다. 이 상품은 전날 SK하이닉스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하루 만에 28.43% 급락한 종목이다. ‘KODEX 레버리지’(2941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332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523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4개 레버리지 ETF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총 1조996억원으로, 이날 유가증권시장 전체 개인 순매수(4조3151억원)의 25.48%에 달했다.
전날 코스피는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장중 6000선까지 붕괴되는 등 10.84%(732.09포인트) 급락했다. 포인트 기준 하락폭은 지난달 23일 이후 역대 두 번째, 하락률은 3월 4일(-12.06%)과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9월 12일(-12.01%)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컸다.
개인들은 전날 폭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며 레버리지 ETF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급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누적 손실도 크게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전날 아시아 트레이딩 전략 보고서에서 국내 기초자산 레버리지 ETF 잔고가 지난달 22일 525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190억달러(56조3007억원)까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지난달 22일 정점 이후에도 62억달러의 추가 설정이 있어 이를 감안하면 레버리지 ETF에서 개인투자자가 입은 총 손실은 약 387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날 급등했던 인버스 ETF에서는 차익실현이 이어졌다. 개인은 전날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44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 ETF 순매도 1위 종목이다. ‘KODEX 인버스’(714억원),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113억원),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113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76억원)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는 레버리지 상품의 자금 유출 여부가 단기 저점을 가늠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항복’ 매도가 단기 저점의 신호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자금이 몰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서 자금 유출이 시작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급락 뒤 빠른 반등이 반복되면서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학습효과’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등 때는 인버스 ETF, 급락 때는 레버리지 ETF로 대응하는 매매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실제 코스피가 3월 4일 미·이란 전쟁 여파로 12.06% 급락했지만 다음 거래일에는 9.63% 반등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이후 고객 예탁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국내 개별종목 및 국내 주식형 ETF 순매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달 말부터 진행된 하락장에서 적극적인 조정 시 매수 전략으로 투자자금이 소진된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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