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을 공격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98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중동 주요 원유 수송로의 동시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티 반군은 23일(현지시간) 자체 방송 알마시라를 통해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사우디 유조선 '엔셀리아(Encelia)'호와 '레일라(Layla)'호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해당 선박들이 자신들이 선포한 홍해 해상봉쇄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도 엔셀리아호가 공격을 받아 선수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승무원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런던시장에서 장중 배럴당 98.10달러까지 오르며 6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된 이후 국제유가는 이번 달에만 30% 이상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격이 단순한 유조선 피격을 넘어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으로 보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후 사우디는 동부 유전과 홍해 연안 얀부 항구를 연결하는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수출해 왔다. 이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향하는 항로가 사우디 원유 수출의 핵심 경로 역할을 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 항로를 통해 하루 약 490만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후티가 이번 주 사우디를 대상으로 해상 봉쇄를 선언한 이후 홍해를 운항하던 일부 유조선은 이미 회항을 시작했다. 후티는 운항 중인 선박에 무선 경고를 보내며 홍해 통항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위협받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이며, 바브엘만데브 해협 역시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연결하는 글로벌 에너지·물류의 주요 통로다. 두 해협의 운송이 동시에 차질을 빚을 경우 아시아는 물론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보고서를 통해 "후티의 본격적인 참전은 동서 송유관을 통한 우회 효과를 크게 약화시키고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손실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후티의 사우디 유조선 공격으로 중동 핵심 원유 수송로의 불안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98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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