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1,185조원이 증발한 술 시장에서 살아남은 쪽과 사라진 쪽
419 6
2026.07.22 10:44
419 6

🤯 <1,185조원이 증발한 술 시장에서 살아남은 쪽과 사라진 쪽>

- 진빔은 증류소를 멈추고, 소주는 95개국으로 퍼져나갔다

 

세계 1위 버번위스키 진빔이 올해 켄터키 주력 증류소 가동을 통째로 세웠습니다. 1933년 금주법 해제 이후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죠. 이상한 건, 망해서 멈춘 게 아니라는 겁니다. 켄터키 창고에는 역대 최대인 1,610만 배럴의 위스키가 잠들어 있어요. 팔리지도 않은 술에 숙성 세금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입니다.

 

진빔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네덜란드 하이네켄은 2027년까지 전체 인력의 7%, 6천 명을 내보내기로 했고요. 멕시코에서는 테킬라 원료인 아가베 가격이 93%나 폭락해서, 다 자란 작물을 수확도 않고 밭에 방치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팔리지 않는 와인 약 3억 병을 그냥 폐기하기로 하고, 거기에 또 수억 유로를 쏟아부었어요.

 

블룸버그가 세계 50대 주류 기업 주가를 추적해봤더니, 2021년 최고치 대비 46% 하락. 증발한 시가총액이 약 8,3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185조원에 달합니다.

 

증류소가 멈추고, 사람이 잘려나가고, 밭이 버려지고, 와인이 폐기되고 있는 이 모든 일이 전 세계에서 거의 동시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1. "건강 때문"이라는 가장 쉬운 설명

 

• 미국 갤럽 조사 기준, 현재 술을 마신다고 답한 미국 성인은 54%. 1939년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저입니다. 재작년 62%, 작년 58%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 미국인 53%는 적당한 음주조차 건강에 해롭다고 답했습니다.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죠.

• 한국도 비슷합니다. 20대 남성 고위험 음주율이 2018년 17%에서 지난해 9.7%로 반토막. 주말 아침 러닝 크루에 줄 서는 세대가 전날 밤 술자리를 대체하고 있어요.

• 국세청 통계를 보면 국내 소주 출고량도 뚜렷하게 줄고 있습니다. 131만 3천 kl에서 116만 4천 kl로, 9년 사이 약 11%가 증발했어요. 회식 테이블에서 습관처럼 돌아가던 소주병이 예전만큼 채워지지 않는 겁니다.

 

맞는 말입니다. 건강 트렌드가 독한 술 시장의 브레이크를 건 건 분명한 사실이에요.

근데 솔직히, 8,300억 달러가 다 건강 때문에 사라졌다고 보기엔 규모가 너무 크지 않나요?

 

2. 진짜 범인은 넷플릭스였다

 

힌트는 의외의 곳에서 나왔습니다. 일본 맥주 회사 아사히 그룹의 카츠키 아츠시 회장이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한 말이에요. 술 소비가 줄어든 진짜 이유로 건강 걱정이 아니라 스크린 기반 오락(게임, 스트리밍, 소셜 미디어)을 꼽은 겁니다.

 

술을 팔아서 먹고사는 사람 입에서 직접 나온 분석이라 무게감이 다릅니다.

 

• 전 세계 OTT 유료 구독자 13억 명 돌파. 넷플릭스 하나만 켜도 밤새 볼 콘텐츠가 무한정 쌓여 있는 시대.

• 미국 20대의 하루 평균 모바일 사용 시간은 7시간 12분. 밖에서 보내는 시간을 압도합니다.

• 한국인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3시간 18분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고요.

 

퇴근 후 저녁 먹고 씻으면 남는 시간이 고작 두세 시간이잖아요. 그 짧은 시간을 두고 술과 넷플릭스가 조용히 영토 전쟁을 벌이고 있는 건데, 솔직히 술 쪽이 눈에 띄게 밀리고 있습니다.

 

밖에서 마시는 술자리는 언제 끝날지 모르고, 다음 날 컨디션도 장담이 안 돼요. 반면 집에서 보는 화면은 시작과 끝을 내가 정합니다. 한 편만 보고 잘지, 밤새 몰아볼지도 순전히 내 선택이죠.

 

불확실한 즐거움 대신, 스스로 통제 가능한 즐거움을 고른 겁니다.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변화가 바로 이 "여가 시간의 이동"이에요. 한번 다른 곳으로 옮겨간 시간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거든요.

 

3. 40년 전에도 똑같은 장면이 있었다

 

사실 이 위기, 처음이 아닙니다. 1980~90년대 미국에서 정확히 같은 그림이 펼쳐졌어요.

 

• 미국인 1인당 주류 소비량이 23% 감소. 위스키 같은 독한 증류주는 35~40%까지 수직 낙하.

• 1982년 배우 제인 폰다의 에어로빅 비디오가 1,700만 개 넘게 팔려나가면서 건강 열풍이 불었고, 음주 운전 반대 캠페인(MADD)의 압력으로 법적 음주 연령이 21세로 일괄 상향됐습니다.

• 동시에 TV와 가정용 비디오가 거실을 점령하면서, 심심하면 동네 술집 가던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기 시작했죠.

 

건강 열풍 + 새로운 실내 오락의 등장. 지금의 저속노화 트렌드 + 넷플릭스 조합과 놀라울 정도로 같은 구도입니다. 40년의 시차를 두고 똑같은 패턴이 반복된 거예요.

 

그런데 그때 주류업계, 그냥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4. 살아남은 자들의 공식: "새로운 명분을 만들어라"

 

• 1991년 CBS 시사 프로그램이 "프렌치 패러독스"를 보도합니다. 프랑스인이 미국인보다 지방을 더 먹는데 심장병 사망률은 낮다, 비결은 레드와인이다. 다음날 아침 미국 항공사 기내 레드와인 재고가 통째로 떨어졌어요. 그해 미국 레드와인 판매량 39% 급증. 방송 한 편이 술 한 잔의 의미를 완전히 바꿔버린 겁니다.

• 비슷한 시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가 코스모폴리탄 칵테일을 유행시키면서, 독한 술 스트레이트 대신 예쁜 잔에 담긴 칵테일이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됐고요.

• 그레이구스 같은 프리미엄 보드카는 "취하려고 마시는 독주" 포지션을 버리고 "성공한 사람의 상징"으로 재포장해 비싼 값에 팔아치웠습니다. 라이트 맥주는 칼로리를 낮춰 맥주 시장의 40%를 넘길 정도로 성장했고요.

 

살아남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였어요. 사람들이 술을 완전히 끊지 않았다는 사실을 정확히 읽어낸 것. 대중은 그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명분을 원했을 뿐이었습니다.

 

5. 현재 생존자들: 캔 하이볼과 무알코올의 역습

 

그렇다면 지금은? 넷플릭스라는 훨씬 거센 상대를 만난 주류업계는 이미 다음 카드를 꺼내들고 있습니다.

 

• 전 세계 무알코올·저알코올 음료 시장이 2023년 기준 130억 달러를 넘어섰어요. 몇 년 전만 해도 구색 맞추기 상품이었는데, 이제는 독립된 시장으로 커졌습니다.

• 미국 무알코올 맥주 거래량은 전년 대비 31% 이상 증가. 일본 산토리의 캔 하이볼 사업은 2023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요.

• 한국 편의점 세 곳도 저도수 술과 캔 하이볼 신규 라인업을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늘렸습니다. 대형마트 양주 코너에는 먼지가 쌓이는데, 바로 옆 냉장고는 캔 하이볼과 무알코올 맥주가 빈틈없이 채우고 있죠.

 

취하게 만드는 힘을 스스로 낮추고, 방 안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로 옷을 갈아입은 술들만 살아남고 있는 겁니다.

 

6.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 - 소주의 두 얼굴

 

그리고 이 흐름에서 가장 큰 변신을 보여준 술이 있습니다. 한국의 소주.

 

국내에서는 출고량이 몇 년째 줄고 있어요. 회식자리에서 마지못해 마시는 술, 다음 날 숙취로 후회하는 술. 국내에서 소주의 이미지는 딱 그 정도였죠.

 

그런데 국경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펼쳐집니다.

 

• 2024년 한국 소주류 수출액이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돌파.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 특히 미국이 소주 수출액 1위 국가로 올라섰고, 유럽·캐나다·독일·프랑스 향 물량도 하나같이 역대 최대치. 일본 한 곳에 몰려 있던 수출이 전 세계 95개국으로 넓어졌어요.

• 하이트진로 등 주요 제조사들은 딸기·자몽 같은 과일향 라인업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뚫었고, 수출액의 절반 가까이가 과일 소주를 포함한 혼성주입니다.

• 해외 소비자 70% 이상은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지 않아요. 주스나 탄산수에 섞어서 파티에서 즐기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소비합니다.

 

"아저씨들의 술"이라는 이미지에서 "해외 파티장의 트렌디한 음료"로. 국내에서 버림받다시피 한 소주가 국경을 넘는 순간 완전히 다른 얼굴로 살아난 겁니다.

 

아이러니한 건, 그 변신을 가장 늦게 알아차리는 쪽이 정작 국내 소비자라는 점이죠.

 

사람들이 원하는 걸 더 이상 채워주지 못하는 낡은 방식은 허물어지지만, 그 자리에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새로운 형태가 들어서죠.

시장은 인간의 오래된 욕망을 쉽게 지우지 않습니다. 다만 그 욕망을 채워줄 더 안전하고, 더 세련된 도구를 끊임없이 찾아 나설 뿐이에요.

 

(제가 트랜드를 탔네요. 20년 넘게 줄기차게 마시던 술을 끊고 종종 무알콜 맥주 마시기 시작한 게 7~8년 전인데...^^)

 

출처: '경제의 신호' 유튜브 채널, "위스키·맥주·와인이 멈췄다, 1100조 주류 시장이 흔들린 진짜 이유"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메디힐💙 더마세럼 리뉴얼 론칭! 마데카소사이드 더마세럼 체험단 모집(100인) 381 07.20 30,806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시크릿모드 사용자들 필독 (사용안함 옵션 추가)📢 07.13 110,95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388,04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792,88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714,373
공지 알림/결과 📍 주식·ETF·절세계좌·시장분석 아카이브: 초보 입문부터 매매 원칙, 세금, 시장 자료 확인까지 45 06.02 25,716
공지 알림/결과 📒 2026 미국 옵션 만기일 캘린더 14 05.20 17,087
공지 알림/결과 📒 주식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용어 62 05.15 20,603
공지 알림/결과 🥸글쓰기전에 공지봤나요❓️ 주방 자주 묻는 질문(용어)모음🤔‼️ 95 01.22 62,774
공지 알림/결과 💵주식 처음이니❓글쓰기 전에 일단 읽어❗주방 초보자 가이드💵(❌주린이는 네e버 카카5❌) 192 25.10.17 106,685
공지 알림/결과 주식의 시작 - 증권 계좌 개설하기 91 23.07.25 164,519
공지 알림/결과 주식 처음이라서 매도매수 1도 모르겠는 주린이 들어와봐 주식 사팔하는 법 알랴줌 127 22.01.20 256,748
공지 알림/결과 ★주린이를 위한 LG에너지솔루션 질문/답변★ 201 22.01.14 177,184
공지 스퀘어 📈🔺쥬쥬 슬로건 및 짤모음🔺📈 105 21.02.01 220,347
공지 알림/결과 💍👠👑👸쥬쥬님덜 명단👸👑👠👛 1381 21.01.31 214,663
공지 알림/결과 주식 카테고리 오픈 34 21.01.31 186,175
모든 공지 확인하기()
895885 잡담 내 평단까진 못 왔어ㅠㅠ 11:55 4
895884 잡담 여기서 커버드콜 추천하는거 있을까? 11:55 9
895883 잡담 약간 익절해서 쏠탑 내렸는데... 걍 그 돈 미국 지수하려고 11:54 37
895882 잡담 하닉 173 줄먹한다 아니면 존버한다 1 11:54 70
895881 잡담 여러모로 애매하다 2 11:53 130
895880 잡담 반도체 그래도 분위기 좋은거 맞아? 1 11:53 160
895879 잡담 이번장에도 느낀점 반박 안받음 5 11:52 211
895878 잡담 오늘부터 전력 줍줍해보려구 11:52 42
895877 잡담 삼전 24갔을때 물탈걸 2 11:51 132
895876 잡담 스캇 베센트 인터뷰 1 11:51 85
895875 잡담 왜 또 기분 안 좋냐ㅠㅠㅠ 11:51 93
895874 잡담 아 빨간불 뜨니 기분좋구만 3 11:50 207
895873 잡담 구글 실발 전이라 안사야 되었던거구나 1 11:50 212
895872 잡담 오늘 한번 더 200 찍을 것 같아?? 2 11:50 190
895871 잡담 계좌 두개 합치면 +인데 둘 다 팔아서 예금이나 들까? 2 11:49 65
895870 잡담 혀닝콜 이거 영어로 쓰는 말 있어?? 11:48 78
895869 잡담 이제 하닉 다시 오를거야 2 11:48 385
895868 잡담 미래에셋증권!! 풀네임 불렀다 똑바로 해라 어 11:47 46
895867 잡담 왜 내리니??? 11:47 60
895866 잡담 나 지금 배고파서 힘이 없는데 11:47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