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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오건영 주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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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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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단상을 적어보았었죠. 전문가들이나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AI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구요..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느리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네. 주가가 더욱 오르면 오를수록 사람들은 AI가 보다 빠르게 현실화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는 듯 합니다. 스페이스X의 주가가 계속해서 솟구치게 되면 어쩌면 우리는 조만간 우주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믿음도 갖게 되지 않을까요. 무언가 미래의 성장 산업이 현실화되는 속도가 주가가 오를 수록 빨라지는 것이 결코 아닐진데... 투자자들은 그렇게 느끼곤 하는 듯 합니다. 


장기 펀더멘털로는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그런 믿음이 있는데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걸 인식하고 있다면 미리 그 주식을 사려고 몰리게 되죠. 그러면서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보다 빠르게, 그리고 과도하게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 오르게 되면 작은 뉴스 하나 하나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곤 하죠. 그런 상황에서 AI의 성장에 이런 저런 걸림돌이 나온다.. 등의 뉴스가 나오게 되면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을 겁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어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느리다.. 혹은 당장은 큰 돈이 되기는 어렵다... 이런 얘기들이 골자가 되겠죠. 어쩌면 지금의 시장 상황은 그런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네요. 장기 관점에서 AI의 성장에 대해서 저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그 성장의 과실이 투자의 수익으로 나타나려면 꽤 많은 험로를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주식 전문가가 아닌 관계로.. 그냥 제가 느끼는 어떤 시장의 쏠림이라는 관점에서만 말씀을 드려봤습니다. 저는 혹여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AI의 실패가 낳을 수 있는 매크로 차원의 충격을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 AI에 대한 강한 기대.. 이게 만약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될까요. 개인적으로는 2015년의 중국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2013년으로 돌아갑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저성장의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8조 위안의 경기 부양책을 때려부었죠. 이를 통해 투자의 성장을 이끌어낸 겁니다. 문제는 투자의 성장은 나타났는데요... 과도한 투자를 하다보니 과잉생산, 과잉공급, 과잉설비라는 공급 과잉의 늪에 빠져버린 겁니다. 그리고 이런 과도한 투자 과정이 빚을 내면서 진행되었다는 점도 에러였죠. 빚이 많은데요.. 이제 투자 성장이 어려워보이는 겁니다. 그럼 성장이 되지 않으니 부채의 위기가 임박한 것처럼 비춰지겠죠. 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채 자체를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자기 자본을 늘려서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도 답이 될 겁니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부채를 줄이면서 유동성 공급마저 위축시키면 중국 경제에 주는 타격이 매우 강할 수 있겠죠. 이에 중국은 부채 줄이기보다는... 자본을 늘리는 방법을 택합니다. 바로 “유상증자 및 IPO”였죠. 그런데요... 문제는 남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직전에 고점을 형성하고 무너진 중국 증시였죠. 장기 부진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주식 시장이 너무 차가워서요... 유상증자도 IPO도 어려워보였던 겁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주식 시장 부양을 시작했죠. 그 부양책이 워낙 강했던 나머지 2014년 말부터 2015년 6월까지 중국 증시는 그야말로 수직상승하는 그림을 보여주었더랍니다. 


그런데... 6월 19일인가를 고점으로 해서 상해종합지수가 고꾸라지기 시작했죠. 주식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큰 충격에 휩싸였구요... 1년 이상 쌓아올렸던 주가의 상승세가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런데.. 주가가 하락하니.. 주식 투자자가 힘들겠지.. 정도로 끝나지 않았죠. 주식 시장이 무너지게 되면 당연히 IPO나 유상증자도 어려워질 겁니다. 그럼 부채 문제의 해소가 어려워지게 되는 거겠죠. 중국의 부채 문제에 두려움을 느낀 외국인들의 자본 유출이 이어지게 되는데... 이에 중국은 위안화를 기습 절하하면서 여기에 대응하게 됩니다. 이후 중국 증시 뿐 아니라 위안화 환율까지 엄청난 충격을 겪게 되죠. 2005년부터 이어져오던 위안화의 절상 기조는 무너졌고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중국 경제 위기라는 스토리텔링은 이 때부터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자.. 여기서 잠시.. 중국에 대한 설명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국의 주식 시장 위축이 중국의 부채 문제를 재차 부각했던 것이죠. 그게 중국의 신용 시장 뿐 아니라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까지 키웠던 겁니다. 이 길고 지루한 얘기를 이제는 지금의 AI로 가져와보죠. AI는 생산성 혁명의 끝판왕이라 했습니다. 부채 문제가 심각할 때... 부채를 갚은 방법이 있지만 이건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죠. 유동성 축소 우려가 전제되니까요.. 두번째 방법은 성장을 키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요.. 성장이 강해지면 수요가 강해지니 물가가 오르구요..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그런데... AI는 생산성이 높은 성장을 만든다고 합니다. 성장은 강하지만 물가는 오르지 않는 성장.. 아름답지 않나요? 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부채 문제에 신음합니다. 당연히 생산성이 높은 성장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는 거겠죠. 그래서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유럽도, 한국도... AI성장에 효과적으로 재정을 집행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AI의 성장은 주가의 상승과도 연관되지만... 부채 문제 해결의 치트키가 되는 셈입니다. 세계 경제를 생산성 혁명을 통해 고성장 저물가라는 아름다운 국면으로 데려다줄 수 있죠. 그런데.. 만약 이게 어려워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AI 혁명에 대한 기대가 위축되면 부채 문제 해결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게 되구요... 고성장 저물가와는 반대인 저성장 고물가 가능성이 생겨나겠죠. 잠시.. 정리합니다. AI의 실패는 부채 문제를 자극하구요, 저성장과 함께 고!물!가!를 만든다고 했죠. 부채 부담 확대와 고물가는 채권 금리에는 당연히 상승 압력을 가하게 될 겁니다. AI혁명 실망으로 인한 자산 가격 하락... 성장 둔화를 읽으면서 금리가 내려가는 과거의 그림과는 달리 부채 문제와 물가에 주목하면서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죠. 그럼 글로벌 경제는 AI라는 성장 동력을 잃은 만큼 저성장과 함께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 노출될 수 있죠. 이는 부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잠시... AI가 신용 시장과 연결되어 있는 루트를 잠시 보시죠. 


“미국 주요 은행의 실적 호조, AI붐과 밀접하게 연동”


- (중략) “이러한 호황은 AI붐이 자본시장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을 촉진한 결과. 다만 AI붐이 꺾일 경우 투자은행 부문과 트레이딩 수익 뿐 아니라 자산관리 부문의 고객 자산 및 순이자 마진도 악화될 수 있어 주의 요구”(국제금융센터, 7. 16)


미국 은행들의 실적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AI의 성장이 만들어낸 트레이딩 수익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죠. 그게 아마 타격을 받게 될 겁니다.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된다면 은행은 대출 등의 활동에 보다 보수적으로 변하게 되니 유동성 공급에 제한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나 더 보시죠 


“미국 장기 회사채 금리, 높은 수준이나 위험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 - WSJ”


“(중략) 다음의 이유를 고려할 경우 현 회사채 금리는 관련 위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 첫째, 10년 만기 이상의 회사채는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1~3년 만기 회사채 대비 약 0.5% 높은 수준으로 격차가 작은 편. 이는 장기 투자에 따르는 추가 보상이 불충분하다는 의미. 둘째, 관세 환급 및 AI 붐 영향 등으로 기업 이익이 일시적으로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 샛째, AI수익성 부진 시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 유발”(국제금융센터, 26. 7. 15) 


미국 회사채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는데요... 두번째와 세번째 이유를 보면 AI에 대한 기대감이 회사채 금리를 낮춰놓는데 영향을 주고 있네요. 그런데.. 만약 AI의 성장이 위축되면 어떻게 될까요. 채권 시장에도 좋은 얘기가 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매크로 전체의 성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구요.. 


네.. 길게 AI혁명이 혹여나 실패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적어봤습니다. 꽤 충격이 따를 듯 합니다. 그런데요.. 하나만 기억하시죠. 충격이 크면 클 수록.. 이를 피하고자 하는 정부, 중앙은행, 혹은 국제공조 등의 정책 대응 역시 강해지지 않을까요? 코로나 때도 보셨구요.. 관세 분쟁으로 인해 미국 국채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은 TACO를 만들었었죠. AI혁명에 대한 기대, 그리고 거기에 대한 회의론... 공존합니다. 다만 AI 혁명의 실패는 단순히 주가 하락만으로 끝나는게 아니죠. 세계 경제의 근본적 리스크인 부채 문제 해결이 요원해지는 겁니다. 생각보다 치명적인 이유겠죠. 그렇지만 치명적이면 치명적일 수록... 거기에 대한 반대 급부로 보다 강한 부양, 혹은 제도의 개선, 규제의 완화 등이 뒤따르곤 합니다. 


시장을 오랜 기간 보다보면... 한쪽으로의 쏠림이 과도할 때는 반드시 반대급부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만들어지는 경우를 종종 봤죠. 고유가가 너무 심하면 대체에너지가 등장하고 수요가 파괴되는 현상, 엔화 강세와 디플레이션의 극단에서 돈 풀기의 끝판왕인 아베노믹스가 등장하는 현상, 닷컴 버블 당시에서도 닷컴 기업들의 과도한 독주에 대해 반독점 이슈가 나타나는 현상... 어쩌면 최근의 움직임은 AI로의 성장 쏠림과 예상 외로 빠른 속도에 대해 만들어지는 반대 급부.. 그런 것 아닐까요. 그렇지만 AI라는 큰 변화를 지우기에는... 단순히 자산 가격 조정... 이 정도를 넘어서 글로벌 성장의 동력 자체가 소거되는 희생을 치루어야 하는 문제가 생기죠... 이런 것도 “밸런스”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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