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미국 증시 상장을 이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중동 전쟁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을 자극하는 지정학적 충돌을 꼽았다.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불과한 AI 산업에 아주 잠깐의 병목 현상이라도 일어날 경우 순식간에 성장성을 잃고 표류할 수 있다는 경고다. 최 회장은 향후 5년을 AI 발전을 좌우할 ‘골든 타임’으로 예상하며, 핵심 인프라인 반도체·에너지 분야에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3일(현지시간) 글로벌 기술전문 리서치 기업 퓨처럼그룹의 다니엘 뉴먼 대표가 진행하는 온라인 방송 ‘더 식스 파이브’에 출연해 “지금의 AI는 아직 불완전하다”며 “AI 생태계에 충분한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거대한 모멘텀을 잃을 수 있으며, 이것이 앞으로 5년 동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AI 투자가 위축되더라도, 각국 정부가 나서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뒷받침하지 못하거나 금융시장이 이를 지원하지 못하더라도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에 도달할 때까지는 정부도 지속해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정학적 경쟁 심화로 국가 안보까지 우려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미 증시 상장을 계기로 현지 투자자·기업 파트너와 AI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15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도전하며 전략 산업으로 변화시켰다”며 “앞으로 목표는 미국 투자자, 미국 기업 파트너와 함께 ‘AI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더 효율적으로 토큰(AI 연산 최소 단위)을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AI향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을 맡는 미국 인디애나 공장 확장 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단순한 메모리 제조 기업에 머물지 않고 ‘서비스형 메모리’와 같은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 상장한 만큼 주주를 위해 기업가치와 장기적인 성장 책임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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