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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해 보이던 코스피 7500선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코스닥 800선마저 허망하게 붕괴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증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진짜 주범은 끊임없이 위험성이 경고돼 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두 반도체 거인의 주가 등락을 2배로 추종하는 기형적 파생상품은 상장 직후부터 시장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었다. 이 투기판에 수조 원의 자금이 쏠리면서, 도리어 파생상품이 우량 본주의 주가를 쥐락펴락하며 코스피 전체를 뒤흔드는 '왝더독'이 일상화됐다. 가뜩이나 펀더멘털이 취약한 한국 증시의 변동성에 금융 당국이 스스로 기름을 부은 격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입에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는 뒤늦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여기서 우리는 뼈아픈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원장이 누구인가. 현 이재명 대통령의 막역지우로 현 정권 '실세 중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런 금감원장의 우려조차 가볍게 묵살하고, 당국의 팔을 비틀어 기어이 상장 도장을 찍게 만든 무소불위의 '청와대 윗선'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당장 그 배후를 색출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의 피눈물 밴 쌈짓돈을 볼모로 자본시장의 룰을 유린한 '보이지 않는 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눈에 보이는 일선 공무원 몇 명의 옷을 벗기는 식의 뻔한 꼬리 자르기로 어물쩍 덮고 넘어갈 사안이 결코 아니다.
자본시장은 권력자의 얄팍한 정치적 셈법이나 치적 쌓기를 위해 함부로 주무를 수 있는 전리품이 아니다. 시장의 생리조차 모르는 무지한 상태로 섣불리 하명을 내려, 이재명 정부의 유일한 경제 성과 지표마저 망치려 한 자는 더 이상 무능한 행태로 시장을 교란하지 말고 당장 스스로 청와대에서 물러나라.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진짜 책임자를 단죄하지 못한다면, 이 파괴적인 금융 포퓰리즘은 언제든 독버섯처럼 다시 피어나 국민의 피눈물을 쥐어짤 것이다.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엄정한 책임자 문책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