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4일 미국 나스닥에 주식예탁증서를 신규 상장하는 계획을 공시했다. 신주를 발행해 ADR(미국주식예탁증서) 형태로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최대 294억 달러(약 45조원)를 조달한다. 조달 자금은 HBM 등 AI 메모리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에 쓰인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외형, '나스닥 상장' 실질
이번 거래의 특수성은 구조에서 나온다. 신주를 국내에서 일반 공모하는 것이 아니라, 예탁기관인 씨티은행(Citibank N.A.)을 단일 배정 대상으로 하는 제3자배정 방식으로 발행한다. 이 신주를 기초로 미국에서 ADR을 발행해 나스닥 글로벌셀렉트마켓에 상장하는 구조다. 주관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 4곳이 맡는다.
국내 청약 절차는 없다. 신주는 별도 모집 없이 씨티은행에 전량 예탁되고, 미국과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 거주자는 이 ADR을 직접이든 간접이든 취득할 수 없다. SK하이닉스 보통주는 한국거래소에, ADR은 나스닥에 동시 상장되는 형태다.
스페이스X 이어 역대 2위 규모
규모는 45조원 수준이다. 최대 신주 1779만 주에 신고서 작성기준일 종가(255만5000원)를 곱한 값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최대 294억 달러를 조달한다고 밝혔는데, 최상단 기준이면 이달 초 스페이스X의 857억 달러 기업공개(IPO)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주식 발행이 된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256억 달러)와 2014년 알리바바를 웃도는 규모다. AI 관련 주식에 대한 강한 투자 수요를 활용한 거래라는 평가다.
다만 최종 규모와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북빌딩) 결과로 확정되며, 가격결정일은 7월 9일(미국시간), ADR 발행일은 7월 15일이다. 미국 IPO 관행을 따라 발행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채 출발하는 셈이다. 실제 조달액은 미국 수요예측 강도와 가격결정일 환율, 할인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조달 규모는 변동될 수 있다.
조달자금 전액 시설자금…61.9조 투자의 핵심 재원
조달자금은 전액 시설자금으로 쓰인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기 팹에 31조원, 청주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에 19조원, 차세대 공정용 ASML EUV 장비 취득에 11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AI 메모리인 HBM4와 선단 D램 생산능력 증설이 본질이다.
용인 1기 팹은 HBM과 1c 나노급 이상 선단 D램 생산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으며, 첫 클린룸은 기존 계획보다 3개월 앞당긴 2027년 2월 가동이 목표다. 청주 팹은 HBM 경쟁력을 좌우하는 적층·패키징 공정 전용으로, 전·후공정을 동시에 증설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편 호남 지역 투자설도 제기되지만, 이번 신고서상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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