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비트코인-삼전/하이닉스로 이어지는 베팅의 민족 DNA와 사업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본다. 사업성공의 이유가 내 노력 넘어 있을 때, 우리는 뭘 해야 하나. 성공하면 정말 운이 좋은 거고, 실패해도 그게 노력 부족만은 아니다. 사람이 할 수있는 일은 우보천리(牛步千里)일 뿐. 아니면 말고)
-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허전합니까?
- 한국인 98%가 무의식에 장착한 OS, 결과주의. 그 OS가 당신을 공허하게 만든다.
1. 한국인 98%가 무의식에 깔고 사는 바이러스 - 결과주의
• 좋은 결과 내면 잘 산 인생, 못 내면 못 산 인생. 이 공식이 한국 사람 거의 전부의 뇌에 기본 설치되어 있답니다. 꼭 돈이나 명예만 아니에요. 가족을 이루는 것도, 승진하는 것도, 뭐든 '결과'로 환산되는 순간 이 OS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 재밌는 건, 한국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산다는 거예요. 자기계발에 돈 쏟고, 자격증 따고, 밤새워 일하고. 근데 공허합니다. 왜?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밑바닥에 깔린 OS 자체가 뭘 해도 공허해지도록 설계된 구조니까요.
2. 운칠기삼 - 당신의 능력은 기껏해야 30%짜리입니다
• 여기서부터 좀 불편해집니다. 내 능력과 노력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30%. 나머지 70%는 외부 변수. 선조들이 이걸 벌써 사자성어에 박아놨어요. 운칠기삼(運七技三).
• 운이라고 하면 자꾸 로또 같은 '럭키'를 떠올리는데, 아닙니다. 2년 동안 피 말려가며 준비한 석유 관련 사업이 트럼프 중동 정책 한 방에 날아가는 것. 호르무즈 해협 하나 막혀서 공들인 물류가 올스톱 되는 것. 이게 운이에요. 그 사람 잘못은 딱 하나 - 트럼프랑 같은 시대에 태어난 것.
• 10억짜리 사업이면 내 능력이 3억쯤. 100억이면 10%로 줄고, 1000억이면 운 99 대 기 1. 1조짜리 사업? 운 99.9 대 기 0.1. 규모가 커질수록 내 몫은 반올림하면 거의 0에 수렴합니다.
• "그러면 노력 안 해도 되냐?" 답은 명확합니다. 10이 있어야 나머지 90도 따라온다. 근데, 10이라고요. 그걸 자꾸 100처럼 포장하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3. "나처럼 노력해봐" - 이 말이 세대 갈등의 화약고
• 부모님 세대는 은행 금리가 30%였습니다. 100만 원 넣으면 은행이 30만 원을 갖다줬어요. 부모님도 물론 노력했죠. 근데 그 노력은 10~20이고, 80은 시대가 등을 밀어준 겁니다.
• 지금 세대? 지구 역사상 가장 똑똑한 세대예요. 근데 집을 못 삽니다. 능력이 모자라서? 아닙니다. 저성장이라는 외부 변수가 안 맞는 거예요. 그냥 시대를 잘못 만난 것뿐인데, 위에서는 "왜 노력을 안 하냐"고 찍어누르고, 아래에서는 반박도 못 한 채 자책에 빠져 있습니다.
• "아빠보다 더 한 거 같은데. 솔직히 아빠는 운이 좋았던 거 같은데." 이 말을 못 하는 이유가 뭘까요? 능력주의에 너무 세뇌돼 있으니까. 학계에서는 이미 논파된 신화인데, 현실에서는 여전히 복음처럼 통하고 있으니까요.
4. 성공하면 자만, 실패하면 자책 - 양쪽 다 도박꾼의 착각
• 실패하면요? 전부 내 탓이라고 자책합니다. 인스타의 독설 강연가가 "다 네 노력 문제야"라고 하면 꿍하고 입 다물어요. 자존감 바닥.
• 성공하면요? 더 위험합니다. 시대 변수가 딱 맞아떨어진 건데 "내가 다 잘한 거야"라고 착각해요. '왕사남' 장항준 감독 부인이 매일 하는 말이 있답니다. "어디 가서 나대지 마. 네가 다 잘한 거라고 생각하지 마." 그 감독은 "다음 작품은 안 될 거다"라고 생각하면서 이 꿈을 즐기고 끝내겠다고 했다네요. 사람들이 그 겸손을 보고 더 좋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 선조들이 말한 인생 최대 불행 중 하나가 '너무 일찍 성공하는 거'에요. 세상을 주무를 수 있다는 착각이 시작되면, 다음 실패 때 관객 탓하고, 직원 탓하고, 시장 수준이 낮다고 흉폭해지거나, 아니면 혼자서 "나 사실 바보였나" 하며 무너지거나. 둘 다 끝이 안 좋습니다.
5.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고요?
• "여러분이 매일매일 간절히 기도하면, 그 에너지가 우주를 관통해서 트럼프에게 전달돼서 전쟁을 끝낼 겁니까? 트럼프는 트럼프고 나는 나입니다."
• 끌어당김의 법칙, 시크릿 류의 이야기가 왜 위험한지 여기서 명확해집니다. 10~30%의 노력은 분명 필요하지만, 나머지를 "우주의 힘"이나 "간절함"으로 채울 수 있다는 믿음은 결과주의 위에 덧칠한 또 다른 환상이에요.
• 기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잘났으니 불쌍한 너희 도와줄게"가 아니라 "시대가 맞아떨어져서 운 좋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감사합니다"가 맞다는 거죠.
사업하면서 잘 됐을 때도 못 됐을 때도 내 통제 밖의 변수가 70~90%였다는 걸 이제는 인정합니다.
그러면 뭐 어쩌냐고요? 성공하면 좀 겸손하고, 실패하면 좀 덜 자책하면 되는 겁니다. 10의 노력은 계속하되, 나머지 90에 내 인생의 가치를 걸지 않으면 됩니다.
출처: 조남호 (라이프코드 대표), '공허의 시대' 강연 - <이 인생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한국형 불행'은 영원할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a-FNENr2G0
https://www.youtube.com/watch?v=TY4eRXP58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