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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AI 자본지출이 번진 포스트 모던 사이클, 남은 질문은 '돈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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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8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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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본지출이 번진 포스트 모던 사이클, 남은 질문은 '돈줄'

골드만삭스 & JP모건 리포트 발간일: 26년 6월 16일

 

AI 투자 사이클을 둘러싼 시장의 질문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 수요가 얼마나 커질지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과 인프라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본지출이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고, 그 돈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느냐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저금리·세계화 시대가 끝나고 자본지출이 성장을 이끄는 ‘포스트모던 사이클’의 시작으로 해석했고, JP모건은 그 안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부채와 금융 구조를 통해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를 짚었습니다.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 골드만삭스: '포스트모던 사이클'이라는 시대의 전환

골드만삭스는 지금이 자본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분기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골드만삭스가 시대를 어떻게 구분하는지부터 봐야 하는데요.

 

골드만삭스는 1980년대부터 팬데믹 이전까지를 '모던(Modern) 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이 시기의 키워드는 물가 하락, 규제 완화, 금리 하락, 세계화였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꾸준히 내려갔고, 국가 간 무역 장벽이 낮아지면서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과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었죠. 그 결과 자본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성장하는 기업, 특히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같은 기술 기업이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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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미국 GDP와 인플레이션의 10년 롤링 변동성 추이. 진한 파란색 선은 GDP 변동성, 연한 파란색 선은 인플레이션 변동성을 나타냅니다. 20세기 초중반 크게 흔들렸던 매크로 변동성은 1960년대 이후 낮은 수준으로 안정됐으며, 이는 모던 슈퍼사이클이 비교적 안정적인 거시 환경 위에서 지속됐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출처: Goldman Sac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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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주요국 기업 실효 법인세율 추이. 각 선은 독일(CDAX), 영국(FTSE 350), 프랑스(SBF 120), 미국(S&P 500)의 실효 법인세율을 나타냅니다. 1980년대 이후 법인세 부담이 전반적으로 낮아져 2025년에는 독일 29%, 프랑스 26%, 영국 24%, 미국 20% 수준으로 수렴했으며, 이와 같은 장기 하락세가 모던 사이클을 떠받치는 친기업 환경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합니다 (출처: Datastream, Goldman Sachs)

 

그런데 팬데믹 이후 이 모든 흐름이 반대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핵심 주장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새로운 시대를 '포스트모던(Post Modern) 사이클'이라 명명하며, 다음과 같은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봤습니다.

  • 물가 하락에서 물가 재상승으로

  • 제로금리에서 더 높은 금리로

  • 낮은 정부부채에서 높은 정부부채와 자본조달 비용으로

  • 세계화에서 지역화로

  • 낮은 자본 투입에서 높은 인프라 투자로

 

특히 자본을 조달하는 비용이 구조적으로 올라간 점이 중요합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55%에서 124%로 뛰었고, 영국(37%→95%), 유로존(69%→95%), 중국(22%→102%)도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정부가 돈을 빌리려고 시장에서 경쟁하니 장기 금리에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여기에 193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 관세까지 더해지며 '자본이 비싸진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죠. 이 변화의 폭은 만기가 아주 긴 채권에서 특히 뚜렷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0%에 가까웠던 독일과 일본의 30년물 국채 금리가 지금은 4% 안팎까지 올라섰을 정도로, 전 세계 자금을 놓고 정부와 민간이 벌이는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습니다.

 

자본이 비싸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주가 수익률을 결정하는 동력이 '밸류에이션(주가 배수)'에서 'EPS(주당순이익) 성장'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봤습니다. 금리가 낮을 땐 멀리 있는 미래의 이익도 후하게 쳐줬지만(밸류에이션 확장), 금리가 높으면 그게 어려워지니 결국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힘'이 주가를 좌우하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대를 떠받치는 새로운 성장 엔진이 자본지출(capex) 슈퍼사이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AI 혁명이 민간 투자를 폭발시키고, 동시에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적 긴장이 국방·인프라 같은 공공 투자를 끌어올리며, 공급망 재편이 기업의 자본 집약도를 구조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수치를 보면 이 변화가 뚜렷한데요. 2026년 1분기 S&P 500 기업들의 자본지출은 전년 대비 +38%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은 +1%에 그쳤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15년간 시장이 자사주 매입은 보상하고 설비투자는 외면하던 흐름이 정반대로 뒤집힌 것이죠. 상위 5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의 2026년 자본지출 컨센서스는 올해 들어서만 약 800억 달러가 늘어 약 7,550억 달러, 1년 전보다 80% 높은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결론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이 시대의 투자 기회가 오히려 '넓어진다'고 봤습니다. 금융위기 이후가 미국·기술·성장주로의 극단적 쏠림이었다면, 이제는 지역·업종·스타일별로 승자와 패자가 다양하게 갈리는 국면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 전체의 흐름(베타)보다 종목을 골라내는 능력(알파)이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하며, 자본지출 수혜주를 핵심 테마로 제시했습니다.

 

이 그룹은 올해 들어 약 25% 올랐고 컨센서스 이익도 전년 대비 약 25% 늘었는데, 구성을 보면 산업재 약 30%, 원자재 생산업체 약 20%, 기술 약 15%, 유틸리티 약 10% 순입니다. 그동안 소외됐던 '구경제(old economy)'와 실물 자산이 대거 재평가받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죠. 나머지는 화학·건설·통신·부동산 등으로 채워지며, 소비재·헬스케어·금융 비중은 거의 없습니다. 방산은 기업 자본지출보다 정부 지출과 연결되는 특성 탓에 이 바스켓에서는 비중이 제한적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 큰 틀 안에서 더 세분화된 네 가지 테마 바스켓, 즉 (1) AI·디지털 인프라 (2) 전력·에너지 안보 (3) 방위·국가 안보 (4) 인프라·HALO(고정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군)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 JP모건: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서 나오는가

골드만삭스가 "왜 자본지출의 시대인가"를 설명했다면, JP모건의 'AI Capex 2.0' 심층 분석은 "그 막대한 투자를 무슨 돈으로 감당하느냐"는 한층 현실적인 질문을 파고듭니다.

 

JP모건은 우선 2030년까지의 전체 AI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5조 1,000억 달러(작년 11월)에서 5조 5,000억 달러로 상향했습니다. 이번 전망은 지출 사이클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팔라진다는 가정을 반영한 것으로,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데이터센터 용량이 총 138GW 증가할 것으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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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AI 데이터센터 관련 자본지출과 누적 가동 규모 전망. 파란 막대는 Capex, 회색 선은 AI 데이터센터 누적 가동 규모를 나타냅니다. 2026~2030년 동안 투자액과 데이터센터 구축 규모가 함께 증가하며, 특히 2027년부터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출처: J.P.Morgan)

 

JP모건은 이 대목에서 이 돈의 출처를 묻습니다. JP모건은 이 가운데 빚(부채)으로 조달되는 금액을 4조 1,000억 달러로 상향했는데요. 빅테크가 쌓아둔 현금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고, 점점 더 빚을 내서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는 뜻이죠.

 

여기서 잠깐 짚고 갈 개념이 있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공개된 프로젝트들의 LTC(Loan-to-Cost, 건설 원가 대비 대출 비율)가 평균 85%를 넘는데요. 쉽게 말해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의 85% 이상을 빌린 돈으로 충당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완공 후 자산 가치가 건설 원가보다 높게 평가되는 점(메가와트당 1,500만 달러를 들여 지으면 2,500만 달러 안팎의 가치가 매겨지는 효과)을 감안하면, 자산 가치 대비 대출 비율(LTV)은 약 60%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로 JP모건은 'GPU·ASIC 같은 반도체 칩 자체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을 꼽았습니다. 향후 5년간 3조 달러 이상의 칩 금융이 필요할 것으로 봤는데요. 최근 성사된 브로드컴·아폴로·블랙스톤의 350억 달러 규모 합작(JV)을 향후 공개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는 하나의 모델로 지목했습니다.

 

이 모델에서 사용되는 채권은 투자등급 가운데 중간 등급에 해당하는 사모 채권으로 구성되는데요. 자금을 끌어오는 데 드는 종합 비용은 연 6% 안팎입니다. 다만 JP모건은 5년 정도면 수명이 다하는 반도체를 만기가 긴 투자등급 자금으로 조달하는 '만기 불일치(duration mismatch)'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라고 짚었습니다. 짧게 쓰고 버릴 자산을 길게 빌린 돈으로 사는 셈이라, 구조적으로 위험이 내재해 있다는 것이죠.

 

기업별 사정도 갈립니다. JP모건은 구글과 아마존이 2027~2028년 투자 확대에 대비해 공격적으로 미리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봤습니다(구글 자본지출은 2027년 약 3,000억 달러, 2028년 약 3,500억 달러, 아마존도 비슷한 궤적).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금조달이 약 1년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5년 넘게 채권을 발행하지 않았고 2027~2028년에 약 900억~1,300억 달러의 자금 부족이 생길 수 있어, 2026년 하반기 새로운 투자등급 채권 공급의 가장 유력한 진원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JP모건은 시장의 질문 자체가 바뀌었다고 정리했습니다. 예전엔 "이 투자로 과연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느냐"였다면, 이제는 "연산 능력(compute)이 부족하다"가 핵심이라는 것이죠. 그 근거로 에이전트형 작업이 대화형 작업보다 23배 많은 토큰을 소모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AI가 효율적으로 발전할수록 오히려 쓸 곳이 더 늘어 연산 수요가 함께 커지는, 이른바 '제번스의 역설'(효율이 좋아지면 총수요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쓸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토큰 비용이 일부 기업 업무에 쓰기엔 여전히 너무 비싸 도입이 정체될 가능성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종합하면 AI 자본지출은 단순한 테마를 넘어 시대를 정의하는 구조적 동력이며, 이제 시장이 주목해야 할 변수는 수요가 아니라 '이 투자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조달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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