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장 확산으로 메모리와 패키징 기판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핵심 공급망 기업의 주가가 실적 대비 아직 절반도 오르지 않았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최근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고객사의 메모리 수요 충족률은 50% 수준에 불과하다. 부품을 주문하고 실제 공급받기까지 걸리는 패키징 기판의 리드타임은 기존 1.5개월(6주)에서 6개월(24주)로 4배나 늘어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메모리 공급은 더 부족해질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공급 측면에서는 신규 공장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와 기존의 미세공정 전환 등으로 증가 폭이 제한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메모리 공급 부족의 강도는 상반기 대비 한층 심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메모리와 기판 모두 신규 라인을 증설하는 데 최소 2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공급 능력을 당장 늘릴 수 없어, 현재의 공급 부족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넘어 기업들의 실적 상향과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동시에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부족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은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의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수요 가속은 고성능 인공지능 서버에 필수적인 HBM이나 서버용 D램뿐만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기기에 탑재되는 기업용 SSD와 저전력 D램(LPDDR5X) 등 메모리 전 품목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배 급증한 90조원 (영업이익률 51%),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8배 증가한 69조원(영업이익률 77%)으로 추정돼 실적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망을 쥔 만큼, 한국 대표 기업들의 주가 상승 여력도 크다고 봤다. 김 본부장은 "AI 인프라 핵심 공급망에 위치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의 주가는 아직 절반도 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요는 더 강해지고, 공급은 더 부족해지는 구간에 진입한 만큼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