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전력 인프라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은 스페이스X 상장을 우주산업 성장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지만 정작 투자설명서(S-1)가 던진 메시지는 로켓보다 인공지능(AI), AI보다 전력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스페이스X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회사는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한 통신 사업과 인공지능(AI)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특히 올해 초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를 인수한 이후 AI를 핵심 사업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IPO를 통해 AI 산업의 투자 지형이 반도체 중심에서 전력 인프라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경쟁의 핵심은 전력
투자설명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AI 사업 설명이다. 스페이스X는 xAI가 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 '콜로서스(COLOSSUS)'와 '콜로서스Ⅱ'를 통해 약 1기가와트(GW)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수십만 개 규모의 차세대 GPU를 추가 도입하는 증설 계획도 공개했다.
1GW는 소형 원전 1기에 맞먹는 전력 규모다. AI 산업이 더 이상 소프트웨어 중심 산업이 아니라 대규모 전력과 설비 투자가 필요한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페이스X는 투자설명서에서 AI 산업의 핵심 제약 요인으로 칩 제조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력 생산을 꼽았다. 회사는 "AI의 미래는 물리적 인프라를 누가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전력과 데이터센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방향과도 맞물린다. 오픈AI와 메타, 아마존, 구글, xAI 등이 경쟁적으로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서면서 AI 산업의 경쟁력이 반도체 확보에서 전력 확보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ARPU 증가를 우선시하기보다는 운영 효율성 향상과 기술 발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를 추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스타링크 가입자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ARPU는 일정 기간 동안 고객(또는 유저) 1명당 평균적으로 발생한 매출을 뜻하는 지표다.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주목
국내 증시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의 수혜주로 전력 인프라 기업들이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변압기 공급 부족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평가받는다. LS일렉트릭은 배전설비와 전력 자동화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전력망 투자 확대 수혜가 기대된다.
대한전선과 일진전기 등 전선 업체들도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초고압 케이블과 송배전 설비 시장 성장의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사업 운영 방식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팔콘(Falcon) 발사 165회 가운데 고객 발사는 43회에 불과했고, 나머지 122회는 스타링크 위성 배치 등 자체 사업을 위한 내부 임무였다고 밝혔다.
이는 발사체 사업 자체보다 스타링크 통신망 구축과 AI 사업 확장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페이스X IPO가 투자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우주산업 성장에만 있지 않다. AI 산업이 확대될수록 필요한 것은 더 많은 GPU만이 아니라 더 많은 전력이라는 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AI 투자 수혜가 GPU와 HBM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 여부가 새로운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스페이스X 투자설명서는 AI 시대의 핵심 병목이 반도체에서 전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https://www.eb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11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