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재건 수혜 기대가 사그라든 데다 연초 상승세를 이끌었던 원전 모멘텀도 한풀 꺾인 탓으로 분석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부터 원전 수주 소식이 들려오면서 건설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지수는 최근 한 달(5일 기준)간 22.7% 하락했다. 전체 KRX 테마 지수 중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3.82% 급등한 것과 대조된다. 지수 구성 종목 중 대우건설(-37.86%) DL이앤씨(-27.37%) GS건설(-27.2%) 현대건설(-18.48%) 삼성E&A(-8.95%) 등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중동 재건 수혜 기대감이 옅어진 게 주가 하락을 이끈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두 국가가 60일간 휴전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 합의에 도달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수정을 요구하면서 최종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 두 국가의 무력 충돌 소식이 전해지자 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원전 사업에서도 주가 반등을 이끌 만한 재료가 나오지 않자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었다. 그동안 건설주는 미국 원전 시장 진출 기대감에 급등했는데, 관련 소식이 부재하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기대했던 페르미 아메리카의 마타도르 프로젝트 관련 뉴스 부재와 홀텍 펠리세이드 소형모듈원전(SMR) 부지 착공 계약이 3분기로 예정돼 원전에 대한 단기 기대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업종으로 수급 쏠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전 이벤트 부재 및 금리 인상 가능성에 건설주에 대한 차익 실현 국면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원전 사업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하 연구원은 "오는 3분기 베트남 팀코리아 건설사 입찰을 비롯해 홀텍 SMR 부지 착공 계약, 대미 원전 투자 기대, 4분기 불가리아·루마니아 원전 등 이벤트가 대기 중"이라고 강조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시장이 기다려온 수주 이벤트의 물꼬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7월 팰리세이드 SMR 착공 및 현대건설의 설계·조달·시공(EPC) 본계약 체결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통한 K-원전 원팀 체제 정비는 이달 이후 대미 투자 및 해외 원전 협상 국면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명분을 강화하는 사전 작업으로 볼 수 있다"며 "한미 원전 공동 협업에 관한 구체적 사항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