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베트남 최초로 직접전력구매계약(DPPA)을 체결, 국가 전력망을 통한 재생에너지 공급을 본격화한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 기지에서 탈탄소 전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 법인(SEVT)은 이달 베트남 최초로 국가 전력망을 통한 DPPA 협상을 체결했다.
SEVT는 연간 약 70GWh 규모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받는다. 베트남 현지 기준 약 1만7000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연간 4만6000톤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공급 전력은 베트남 남부 떼이닌성에 위치한 'Duc Hue 2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설비용량 49MWp)'이 기반이다.
이번 계약은 베트남 정부가 DPPA 제도를 도입한 이후 실제 거래로 성사된 최초 사례다. 이에 따라 향후 외국계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모델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삼성전자 자문사로 참여해 거래 구조 설계를 지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다국적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전략 수립에 폭넓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례가 향후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표준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나기홍 삼성전자 베트남전략협력실장 부사장은 “베트남 최초 DPPA 거래를 통해 현지 재생에너지 정책 활성화에 기여하고 기후위기 대응에도 적극 동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5월 현재 박닌 소재 SEV 법인과 호찌민 소재 SEHC 법인은 공장 옥상을 활용한 태양광 자가발전(On-site PPA)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있으며, 2개 법인 모두 DPPA 도입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내 전체 법인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탄소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이같은 행보는 협력사 RE100 참여를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생산 거점인 만큼, 이 지역에서 탄소 감축 실적은 전체 탄소중립 이행 속도와 직결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 구글 등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이 협력업체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직접 재생에너지 조달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협력사 RE100 참여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DPPA 체결을 계기로 베트남 현지 부품 협력사들의 재생에너지 전환 움직임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