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8900선을 돌파하며 ‘9000피’ 단꿈에 젖었던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짓눌려 단숨에 8600선까지 후퇴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 중이다.
2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2.19포인트(1.73%) 하락한 8636.19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31.12포인트(2.96%) 내린 1018.91로 장 초반 대비 낙폭을 크게 키우고 있다.
지수 하락을 주도하는 것은 전날 상승을 견인했던 이른바 ‘젠슨 황 테마주’들이다. 특히 LG(003550)그룹주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LG전자(066570)는 전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이어 이날 프리마켓에서도 16%대 강세를 보였으나, 현재 6.83% 하락한 35만 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이노텍(011070)은 19.22% 빠진 123만 6000원까지 밀려났으며, 지주사인 LG 역시 15.74%의 가파른 낙폭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기대감에 전날 나란히 상승했던 여타 대형주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두산(000150)은 10.94% 내린 196만 2000원, 네이버(NAVER(035420))는 6.08% 하락한 25만 5000원을 기록하며 장 초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엔비디아 핵심 협력사인 대형 반도체주는 SK하이닉스(000660)가 2.16% 약세를 띠는 반면 삼성전자(005930)가 2.01% 오르며 지수 하단을 방어 중이다. SK텔레콤(6.42%)과 삼성생명(4.51%) 등 일부 종목만 개별 호재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급격한 장세 전환의 배경에는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가 자리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시간여 만에 2조 6817억 원을 쏟아내며 시장을 압박 중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2조 6284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매물을 받아내고 있으나 쏟아지는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증권가에서는 지수가 단기간에 쉬지 않고 오르며 9000선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에 부딪히자 차익실현 매물이 일시에 쏟아진 것으로 진단한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간 급격히 상승한 데 따른 불안감과 9000선 돌파에 대한 부담감이 맞물려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됐다”며 “무엇보다 반도체 등 소수 대형주로의 수급 쏠림이 강한 상태라, 이들 주도주가 흔들리자 시장 전체의 흔들림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연휴를 앞둔 불확실성 회피 심리와 최근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등도 장중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짚었다.
단시간에 쏟아진 외국인의 대규모 물량 배후로는 ‘알고리즘 매매’가 지목되기도 한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외국인이 장 초반 짧은 시간 안에 3조 원 넘는 물량을 매도한 것은 액티브 펀드보다 규모가 커진 해외 펀드의 프로그램(알고리즘) 매매가 과열된 시장을 강하게 밀어낸 결과로 추정된다”며 “장 초반 강세를 보이던 네이버 등의 주가를 순식간에 하락세로 반전시킬 만큼 바스켓 단위의 거센 매도가 출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기계적 차익실현의 영향력이 가장 유력하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