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8000 선을 넘기며 고공행진을 벌이는 와중 주가 하락을 기대한 공매도 순보유잔고가 2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반 년도 되지 않아 10조원 가까이 폭증한 데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2조원가량 급증했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헤지 수요가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공매도 순보유잔고가 집계된 27일 잔고는 22조697억원을 기록했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종가 8047.51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8000을 돌파했다. 이후 부침을 반복하며 8000대 중반을 향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수 상승 국면에서도 이례적인 규모로 쌓인 공매도 물량은 주가 고점 인식과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올해 들어 나날이 증가했다. 1월 초 12조254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10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달 초 잔고는 20조2943억원으로, 코스피 지수가 7000선을 돌파하는 동시에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기간 동안 공매도 순보유잔고가 다시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 공매도 순보유잔고가 가장 많이 쌓인 종목은 현대차로 2조6904억원에 달했다. 현대차는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 덕분에 대표적인 로봇 관련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미반도체의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각각 2조2241억원, 2조1267억원이었다.
최근 주가 상승을 지속한 LG에너지솔루션, 미래에셋증권도 공매도 순보유잔고가 1조원을 넘겼다. 이 종목들의 잔고는 각각 1조2293억원, 1조127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한미반도체는 올해 1월2일에도 공매도 순보유잔고 상위 1~2위였는데, 주가 하락에 베팅한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