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을 주도하는 초기업노조를 둘러싼 이른바 ‘직책수당 논란’이 조합원의 대규모 탈퇴 사태로 번지며 노조의 대표성과 도덕성에 대한 우려가 안팎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이 회사 월급 외로 월 1000만 원에 달하는 직책수당을 받는 구조와 대의원회 부재, 회계공시 지연 등이 겹치며 내부 반발이 정점에 달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4000명 이상이 탈퇴하며 과반 노조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내부에서 집행부의 직책수당 운영과 조합비 집행 구조를 둘러싼 비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총회 과정에서 직책수당 규정을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함께 묶어 처리한 것을 두고 ‘조합원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과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규약 개정 설명자료 말미에 직책수당 규정이 배치돼 일부 조합원들은 이 사실도 모른 채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급 외 월 1000만 원 수당
신설된 규약에 따르면 위원장은 월 조합비의 최대 10%를 임원 및 부서 인원 직책수당으로 편성할 수 있다. 현재 집행 인원 기준으로는 월 조합비의 5% 수준이 배정되는 구조다. 권리조합원 약 7만 명, 월 조합비 1만 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달 약 7억 원 규모의 조합비가 걷히는데 이 가운데 약 3500만 원이 직책수당 재원으로 활용된다. 향후 집행부가 1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직책수당 재원은 월 7000만 원에 달하고 위원장은 지금보다 더 큰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조합원들이 크게 불만을 가진 지점은 핵심 집행부가 회사 급여를 받고 있는 동시에 조합비 직책수당을 과하게 받고 있다는 점이다. 최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 등 주요 집행부는 근로시간 면제를 적용 받아 회사로부터 월 급여를 전액 지급 받고 있다. 여기에 조합비에 직책수당까지 별도로 수령하고 있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사내외 게시판을 통해 “회사에서 월급 받아가면서 조합비에서 또 수당을 챙기는 것은 과도하다”, “평균 월 550만 원이면 너무 과도하다” 등의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흔한 대의원회도 없는 기형적 구조
초기업노조의 운영 구조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초기업노조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대의원 선거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요 의사결정 권한이 소수 운영위원회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규정상 운영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참석해 2명만 찬성해도 주요 안건 의결이 가능한 구조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조합원 수 7만 명 규모의 거대 노조가 대의원회 없이 운영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적인 대기업 노조의 경우 대의원회와 회계감사 체계를 통해 예산 집행과 규약 개정 등을 견제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소기업의 경우라 하더라도 대의원회가 갖춰진 곳이 다수라는 점을 볼 때 현재의 운영 방식은 기형적 구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 익명 커뮤티니와 사내 게시판 등에는 집행부 관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주요 의혹은 △위원장 1인에게 편성 권한이 집중된 구조 △조합비로 렌트한 고급 차량의 사적 사용 의혹 △간부별 수령 내역·영수증 등 증빙 미공개 △개인 숙소 임대료의 조합비 처리 △쟁의 투표와 규약 개정 투표를 분리하지 않은 절차상 문제 등이다. 한 조합원은 “간부별 수령 내역과 영수증 증빙 등으로 해명하지 않으면 횡령으로 신고하겠다”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특히 직책수당을 규정이 제정되기 전부터 수령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조합 규약에 명시된 규정 없이 위원장이 (직책수당을) 사전 집행하는 것은 사실상 횡령”이라며 “집행부가 조합차를 개인생활에 쓰는 것도 사적 유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에 회계 공시 지연까지 겹치며 관련 의혹은 날로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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