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우리나라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정식 편입된 가운데 편입 전후로 6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국채 순매수 규모가 4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외국인 국채 매수와 이번 편입에 따른 패시브 추종자금 매수액을 구분해 식별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 편입에 따른 직접적 효과로 매월 추가 유입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한 금액은 9조5천억원가량이다.
7일 정부 국고채통합정보시스템에서 최근 투자자별 국고채 유통통계를 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외국인투자자의 장외거래 국고채 순매수 규모는 4조7151억원이다. 3월30일(순매수 6575억원), 31일(3조42억원), 4월1일(3713억원), 2일(2194억원), 3일(1630억원), 6일(2997억원) 등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의 국고채 매수금액은 총 9조6491억원으로, 3월30일(1조5147억원), 31일(4조9706억원), 4월1일(1조3013억원), 2일(6898억원), 3일(2819억원), 6일(8908억원) 등이다.
세계국채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총 2조5천억달러 안팎으로, 한국 편입 비중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2.08%다. 이에 따라 향후 8개월(4월~11월) 동안 매월 0.26%포인트씩 분할로 자금이 유입될 경우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규모는 총 520억달러(환율 1460원 기준 75조9천억원), 월간 65억달러(9조5천억원) 수준이다. 즉 편입 전후로 6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국고채 매수액(총 9조6491억원)과 순매수액(4조7151억원)을 감안하면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액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수에 편입되기 이전 외국인의 월평균 원화 국고채 순매수 규모(2020년부터 최근)는 대략 8조원이었다.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물 투자에 비중을 둔 것과 달리, 이 세계국채지수의 패시브 자금은 중장기 투자자로 주로 구성돼 있는터라 상대적으로 장기물에 더 많은 신규 자금이 유입됐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장기 지표물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월27일 연 3.915%에서 편입 개시 이후 지난 6일 3.725%로 낮아졌다. 지난 2일(3.804%)를 제외하면 5거래일동안 금리가 낮아졌다. 앞서 편입 첫날인 1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9bp(1bp=0.01%포인트) 급락한 3.689%를 기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분석가는 “이날 한국과 같은 시간대에 거래가 이뤄진 일본 국채 10년 금리가 전일 대비 5bp가량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우리 국채의 큰 폭의 금리 하락은 세계국채지수 편입 효과가 상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채권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번 세계국채지수 편입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분석가는 “이번 세계국채지수 편입 시점은 채권 투자심리가 악화돼 다소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고, 나아가 원화 가치가 큰 폭 약세를 보이면 이 지수에서 한국 채권 편입 비중이 1%대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외국인 국고채 매수 동향을 보면 꽤 많은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채권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부가 중동사태발 채권시장 수급 불안 진화에 나서면서 이번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을 진작했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지난 3월27일과 4월1일, 총 5조원 규모의 국고채 긴급 바이백(만기 도래 이전 조기 상환)을 실시한데 이어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초과세수를 활용한 1조원 규모의 국채 순상환 계획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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