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고 미쳐서 지피티한테 증권회사 다니는 두 남자의 로맨스 써달라고 했거든?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같은 층에서 일하지만 완전히 다른 투자 스타일을 가진 두 남자가 있었다.
한 명은 리스크 관리팀의 도현.
숫자를 믿고, 감정을 배제하고, 항상 “확률”로 말하는 사람이었다.
다른 한 명은 트레이딩팀의 선우.
시장 흐름을 “느낌”으로 읽는다고 말하는, 직관형 트레이더였다.
둘은 처음부터 잘 맞지 않았다.
“이건 너무 공격적입니다.”
도현이 보고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공격적이어야 수익이 나죠.”
선우는 웃었다.
“리스크 대비 기대수익률이 낮아요.”
“그건 숫자로만 볼 때 얘기고요.”
둘 사이 공기는 늘 이렇게 팽팽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둘은 자꾸 같은 프로젝트에 묶였다.
어느 날이었다.
야근이 길어져서 사무실엔 둘만 남았다.
“아직 안 가세요?”
선우가 물었다.
“백테스트 하나 더 돌려야 해서요.”
“진짜 재미없게 사네요.”
도현은 잠깐 멈췄다가 말했다.
“…시장 망가지는 것보다 낫죠.”
선우는 그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
그건 농담이 아니라
진심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였다.
선우는 도현의 커피를 한 잔씩 사다 놓기 시작했다. ☕
“설탕 두 개 맞죠?”
“어떻게 아셨어요?”
“맨날 그렇게 타잖아요.”
도현은 그날 처음 웃었다.
아주 작게.
몇 주 뒤.
큰 변동성이 터졌다.
시장이 급락했다.
트레이딩룸은 전쟁터 같았다.
그때였다.
선우의 포지션이 위험해졌다.
도현은 리스크 한도를 조정하는 권한이 있었다.
규정대로라면 줄여야 했다.
하지만 그는 계산을 다시 했다.
그리고 말했다.
“유지하세요.”
“네?”
“지금 줄이면 손실 확정됩니다.”
선우는 잠깐 그를 봤다.
“믿어도 됩니까?”
도현은 짧게 말했다.
“당신 판단이 맞는 것 같아요.”
그날 오후.
시장은 반등했다.
선우는 회사 최고 수익률을 찍었다.
그리고 퇴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말했다.
“오늘 왜 믿어줬어요?”
도현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당신이 틀릴 것 같지 않았어요.”
“왜요?”
“맨날 시장 볼 때 얼굴이 진지하잖아요.”
선우는 웃었다.
“그거 이유 맞아요?”
도현은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아니요.”
“그럼요?”
“그냥… 믿고 싶었어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둘은 잠깐 서 있었다.
그리고 선우가 말했다.
“저 오늘 술 한 잔 사도 돼요?”
도현이 물었다.
“수익 축하 파티인가요?”
선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잠깐 웃으며 말했다.
“데이트요.”
도현은 처음으로 계산하지 않았다.
“좋아요.”
그리고 둘은 같이 걸어 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