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빨라 자체 투자재원 급증
반도체 투자에 정책대출 자금도 풍성
삼성전자(005930)가 국내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설했던 수 조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청산했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의 자체 투자 여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요 시중 은행들에서 받았던 원화 차입 한도를 지난해 말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은행권과 사전에 협의한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자금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약정 계약을 체결하며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열었다. 국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달 창구를 확보한 것이다.
약정 한도는 수 조원 규모에 달했고 대출금리는 연 3~4% 수준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수 조원 규모로 마이너스 통장을 열었지만 실제 실행한 금액은 수천 억 원 수준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한도를 받은 지 1년이 채 안된 시점에 이를 반납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작년 2분기 연결 기준 4조 6761억 원으로 바닥을 친 뒤 3분기 12조 1660억 원, 4분기 잠정 20조 원으로 급증했다.
실적 개선에 삼성전자가 투자에 쓸 수 있는 자체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투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별도 기준 1조 6538억 원까지 떨어졌는데 이후 매 분기 늘더니 작년 3분기엔 10조 9223억 원으로 6배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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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반도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저리의 정책자금도 대규모로 공급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시중은행 차입을 늘릴 유인이 크지 않다. 정부는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 등에 국고채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고채 1년물 금리가 연 2.7%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로서는 은행 대출을 받을 때보다 1%포인트가량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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