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범인: 누구였나? (The Hyperscalers)
딱 한 곳이 아니라, 당시 클라우드 서버를 미친 듯이 늘리던 **'북미 4대장'**이 주범이었습니다.
아마존 (AWS) - 가장 큰손
구글 (Google Cloud)
마이크로소프트 (Azure)
페이스북 (현 메타)
이들은 2016~2017년 서버 증설 경쟁을 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싹쓸이해 갔습니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와! 서버 시대가 열렸다!"며 축포를 터뜨렸죠.
2. 수법: "더블 부킹(Double Booking)"의 배신
이들이 삼성과 하이닉스를 물 먹인 결정적인 기술은 바로 '가수요(가짜 수요)', 업계 용어로 **'더블 부킹'**이었습니다.
상황 (2017년): 반도체가 없어서 못 파는 품귀 현상이 일어납니다.
빅테크의 꼼수:
실제로는 100개만 필요한데, 물건을 못 받을까 봐 삼성에 200개, 하이닉스에 200개를 주문해 둡니다. (보험용)
삼성/하이닉스는 이걸 보고 "와! 수요가 400개나 되네? 공장 더 지어!" 하고 설비를 늘립니다.
배신 (2018년 말):
빅테크들이 창고를 열어보니 반도체가 너무 많이 쌓여있습니다. (이미 100개를 확보함)
갑자기 태도를 바꿉니다. "야, 우리 재고 많아. 남은 주문 다 취소해. 당분간 납품하지 마."
3. 계약 파토의 방식: "가격 안 깎아주면 안 사"
"계약했으니까 사가야지!"라고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갑(빅테크)'의 파워 때문이었습니다.
현물(Spot) 구매 중단: 빅테크들은 고정 계약 물량 외에도 급할 때 시장에서 웃돈 주고 사가는 물량(현물)이 많았는데, 이걸 하루아침에 '0'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납기 연기 (Push out): "계약 파기는 아니야. 근데 지금 창고 꽉 찼으니까 내년에 받을게." 하면서 물건 받기를 거부합니다. 반도체는 신선식품 같아서 창고에 쌓이면 똥값 됩니다.
가격 후려치기: "재고 쌓여서 죽겠지? 그럼 가격을 반값으로 깎아주면 좀 사줄게."
4. 결과: 처참한 2019년
이 '재고 조정' 한 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19년에 지옥을 맛봤습니다.
서버 D램 가격: 2018년 고점 대비 60% 이상 폭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 9만 원대에서 6만 원대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영업이익: 반토막이 아니라 1/10 토막이 나는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