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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오건영 주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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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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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share/p/1GoS8m7c9h/


환율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네요. 일단.. 그 얘기부터 하고 가죠. 지금 환율은 오를 일만 남았는가..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시겠지만… 저 역시 수차례 말씀드렸듯 장기적으로는 환율이 지금 수준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가끔씩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죠.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환율이 올라가는 상황들… 이게 책에 나오지 않는 얘기죠.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미래의 수요가 땡겨오고… 그런 수요의 폭발을 보면서 현재의 공급이 숨어버리고… 이런 아사리판을 보면서 환 차익을 기대한 투자자들까지 달러 매입에 나서는 상황.. 이른 바 수급이 일방적으로 달러 가치 상승에 쏠려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핵심은.. 지금의 환율 상승에 수급 쏠림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가 일텐데요… 그런 쏠림이 크다면… 큰 폭은 아니겠지만 일정 수준 정도는 환율의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의 당국의 개입이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잠시.. 아래 기사들을 보시죠. 


“경상수지 30개월 연속 흑자.. 10월 누적 기준 사상 최대치”(파이낸셜뉴스, 25. 12. 5)


“미 연준, 기준금리 3.5~3.75%로 0.25%p 인하.. 한미금리차 좁혀져”(KBS, 25. 12. 11)


“11월 외환보유액 4300억 달러 돌파.. 6개월 연속 증가”(뉴시스, 25. 12. 3)


“외환보유액 4300억 달러 돌파, 3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뉴시스, 25. 12. 3)


첫번째 기사를 보면 경상수지가 3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나오죠. 11월과 12월의 무역흑자 상황 역시 크게 나쁘지 않은 점에 미루어보았을 때 한국의 수출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 해의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경상 흑자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죠. 과거에 환율 분석을 할 때였다면 경상 흑자는 달러 가치의 하락이라고 해석했을 텐데요.. 지금은 환율이 되려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언급하는 한미 금리차 얘기가 나오는데요, 지난 해를 회상해보면… 미국 기준금리는 5.25~5.5%를 기록하고 있었죠.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수준이었습니다. 양국간의 기준금리 격차가 200bp에 달했었는데요… 지금은 3.5~3.75%인 미국에 비해 한국은 2.5%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네.. 격차가 125bp 수준이네요. 양국간의 금리차가 좁혀졌으니 환율이 내려와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옅어지는 반면… 미국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죠. 환율의 하방 요인이 되는 것 아닐까요… 기준금리가 아닌 시장금리로 보면 더욱 뚜렷하게 보이는데요… 미국 10년과 한국 10년 금리차가 지난 연초에는 200bp 까지 벌어졌었는데요… 지금 보면 80bp수준에 불과합니다. 네.. 금리차 역시 많이 줄어들었다고 봐도 되죠. 그리고 마지막 두개의 기사를 보면 외환보유액이 43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나오죠. 3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외환보유고의 증가… 이건 환율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여기에는 나오지 않지만 최근 달러 당 7위안을 깨고 내려간 위안화의 강세를 보면서도… 그리고 달러 인덱스 자체에도 다음과 같은 평가가 나오고 있죠. 


“미국 달러화가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에 최악의 연간 성과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옵션 시장에서는 내년 초 달러화의 추가 하락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포착되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중략) 


달러 현물 지수는 올해 들어 약 8% 하락해 2017년 이후 최악의 연간 하락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옵션 시장에서는 향후 수개월 동안 달러화의 추가 하락에 대한 베팅도 늘고 있다.”(글로벌이코노믹, 25. 12. 24) 


네.. 글로벌 달러의 약세까지.. 이상의 내용들은 환율의 하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들이죠. 그렇지만 이런 환율 하락 재료들을 거슬러서 워낙 빠른 속도로 환율이 올라있는 현 상황입니다. 이걸 제어하기 위한 외환 당국의 가시적 대응책들이 12월 들어 쏟아지고 있습니다. 몇 개만 보실까요? 


“대미투자 ‘달러 실탄’ 긴급 수혈… 외평채 한도 50억 달러로 증액”(매일경제, 25. 12. 3)


“고환율에 국민연금 외화채 발행 저울질.. 정부, 연금법 개정 검토”(연합뉴스, 25. 12. 8)


정부의 대미 투자로 자금이 흘러나갈 것을 우려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죠.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나가야 할 텐데요.. 이 과정에서 달러에 대한 환전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을 밀어올리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환전 수요를 사전 차단하는 것이 바로 직접 달러 채권을 발행해서 환전을 하지 않고 달러를 조달하는 것이죠. 외평채 뿐 아니라 국민연금의 외화채 발행 역시 검토되고 있다고 합니다. 달러 환전 수요를 낮추는… 장기적으로 달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먼 곳에서부터 억제해주는 정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국민연금 얘기도 여기서 나옵니다. 


“외환당국, 국민연금과 650억불 외환 스왑 내년 말까지 연장”(뉴시스, 25. 12 .15)


“국민연금, ‘고환율 소방수’ 본격화.. 전략적 환헤지 1년 연장”(국민일보, 25. 12. 16)


12월 중순에 나온 기사인데요…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이 외환 스왑을 연장하면서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위해 외환 시장에서 직접 사야하는 달러 금액을 줄여줄 수 있죠. 한국은행에서 상당 금액을 빌리는 것이 바로 외환 스왑입니다. 국내 외환 시장에서 국민연금이라는 달러 수요를 낮출 수 있죠. 그리고 연금이 환헤지를 늘리게 되면… 환헤지한 금액만큼 달러 현물 시장에서는 달러 매물이 나오게 됩니다. 달러 공급을 단기적으로 늘리는 정책이 될 수 있겠죠. 이외에도 2010년에 급격한 달러 자금의 유입을 억제하고자 도입했던 거시건전성 규제 정책이 크게 완화됩니다. 사실 이 조치는 지난 해 말에도 있었는데요… 규제를 더욱 완화한 겁니다. 기사 인용합니다. 


“정부, 선물환 포지션 등 건전성 규제 완화.. 외화 유입 늘린다”

- 외환건전성 제도 조정… 외화 유입 제한하는 규제 완화

- 고도화된 스트레스테스트 감독상 조치 6월말까지 유예

- 외국계 은행 국내법인 선물환 포지션 규제 200%로 완화

- 수출기업의 국내 운전자금 목적 외화대출도 허용키로”(뉴시스, 25. 12. 18)


음… 선물 매도를 받아줄 수 있는 한도를 늘려주었구요… 수출 기업이 달러로 대출받아서… 이걸 국내에서 환전할 수도 있게 했죠. 달러 매도 & 원화 매수가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규제를 완화해주는 정책도 나왔죠. 은행들이 규제 때문에 외화를 팔지 못하고 쥐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 약간의 숨통을 틔워준 겁니다. 그럼 은행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겠죠. 이외 달러 지급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주는 정책도 나왔구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 역시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12월 18일 기사 보시죠. 


“은행 외화 풀고 외국인 주식 투자 문턱 낮춰.. 달러 공급 늘린다”(연합뉴스, 25. 12. 18)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 별도 계좌없이 국내 주식 투자 가능”(한국경제, 25. 12. 18)


마지막으로 서학 개미들의 국내 유턴 유도를 위한 대책까지 나왔죠. 


“외환당국 ‘해외주식 매도해 국장 장기투자하면 5000만원까지 비과세’”(뉴스핌, 25. 12. 24)


많은 정책들이 나왔습니다. 이게 효과가 있느냐.. 라는 질문을 하실 수 있는데요… “효과가 있음”을 무엇으로 정의하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환율의 방향성을 꺾어서 크게 밀어내리는 것이 기대 효과라면… 이 자체만으로는 어려울 수 있죠. 그렇지만 급격하게 상승하는 환율의 상승 속도를 주춤하게 만드는 것이 효과라면… 지난 12월 이후 1470원을 넘어서면서 상승 속도가 둔화된 외환 시장을 보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봐도 될 겁니다. 그럼.. 이 정도 레벨을 넘어 실제로 환율을 상당 수준 억누르는 것은 가능할까요? 참고로 과거에도 이렇게 환율이 큰 폭 상승해서 이를 억제하느라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죠. 몇 개의 시기를 되새겨 보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2016년 1~2월 중국은 위안화 절하로 인해 상당히 고생했었죠. 당시 중국은 16년 1월 중순부터 강력한 환율 방어를 실시하면서 위안화의 절하를 막아섰는데요, 당국의 강한 방어 의지에도 위안화 절하 기대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었죠. 그러다가 16년 2월 중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발언이 있었고… 이 발언에 힘입어 나타난 달러의 약세가 맞물리면서 위안화 환율이 안정된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 역시 비슷한데요.. 가장 비슷한 케이스가 2022년 11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레고랜드 사태의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환율이 큰 폭 뛰면서 22년 1월 1190원이었던 것이 그 해 11월 1445원까지 올랐었죠. 그렇지만.. 불과 3개월이 지난 2023년 2월에는 환율이 1214원까지 무너진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와 지금은 물론 여러 면에서 차이를 가지지만.. 당시에도 앞서 언급해드렸던 정책들이 많이 검토되고, 또 적용되었던 바 있죠. 다만 보다 큰 효과를 거두었던 이유는요… 국내 외환 당국의 정책적 노력과 함께… 대외적으로 순풍이 불었기 때문이죠. 22년 말…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을 때…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조만간 끝내고… 23년 9월부터 금리 인하로 돌입… 24년까지 200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대는 금리 인상 버프와 함께 달러 포모 심리까지 겹쳐서 크게 뛰어올랐던 환율을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했죠. 


네.. 과거 케이스를 보면 당국의 환율 안정 노력도 중요하지만… 대외적으로도 달러 가치를 눌러주는 순풍이 불어주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엔화와 위안화의 움직임에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전히 강세 전환에 고전하고 있는 엔화… 요 친구가 움직일 때… 달러원 환율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대내적인 환율 안정의 노력과 함께.. 대외적인 순풍이 불어줄 때… 예를 들어 미국의 금리 인하가 과격해진다거나… 미국의 강한 성장이 다소 위축된다거나… 혹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놓고 달러 약세를 원한다거나(예를 들어 자본 통제) 혹은 엔화의 강세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들… 이런 것들이 합쳐졌을 때… 환율의 안정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요… 단기 환율은요.. 정말 귀신도 모른다는 얘기.. 정말 공감합니다. 당국의 정책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그리고 대외적으로 어떤 이슈가 불거지면서 환율을 건드리게 될지…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의 영역이 된다고 할 수 있죠. 다만… 귀신도 모르는 것이 환율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과도한 쏠림이 나타난 경우… 그런 쏠림이 흔들릴 수도 있음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에세이의 서두에 말씀드렸던 환율 하락의 요인들이 눈에 확 들어오기도 하죠. 참.. 금리도, 주가도, 환율도… 의외의 흐름을 보여주었던 2025년 한 해였습니다 올해는 이제 거의 끝자락이구요... 내년 환율을 고민해볼 때죠. 올해보다 어려우면 어려웠지, 절대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방적인 상승 혹은 하락보다는 양방향의 높은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환율을 보는 시각이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개인 투자자의 경우는 단기적인 쏠림보다는 긴호흡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해봅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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