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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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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6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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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남긴 저 말은, 매우 유명한 말이지만 무슨 의미인지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흔치않음. 하지만 저 말은 굉장히 단순해 보이지만, 데카르트가 평생을 걸쳐 연구한 존재론적 철학의 결론이라고 볼수있음. 다음은 이에 대한 해석.

우리의 믿음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기본적인 믿음을 우리는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얻는다. 우리의 감각기관이라는 중간매체를 거치지 않으면 외부 상황들이 우리의 지식이나 경험으로 체화될 수 있는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은 우리에게 특정 믿음의 체계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감각을 믿을 수 있을까? 다음의 몇 가지 경우들에 대하여 한 번 생각해 보자.

첫 번째 경우. 빨간 주전자에 손을 댔더니 엄청나게 뜨거웠다. 반사적으로 손을 떼었는데 알고 보니 그 주전자는 원래 빨간색이었고, 엄청나게 뜨거운 것이 아니라 실제 주전자의 온도는 오히려 엄청나게 차가웠다. 과연 우리는 촉각을 늘 신뢰할 수 있을까?

두 번째 경우. 너무나 자연스럽고 평범한 장소에 표지판의 철자 하나가 완전히 틀려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한다. 시각정보가 눈으로 들어온 후 뇌에서 분석하면서 우리가 편하고 익숙한 대로 시각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눈은 구조상 늘 볼 수 없는 곳, 즉, 사각(死角)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시야는 빈 공간이 없이 전부 차있다. 그리고 실제로는 비어있어야 하는 공간을 우리의 뇌가 알아서 주변 상황과의 조합으로 메꾸어 놓는다. 과연 우리는 우리의 시각을 믿을 수 있을까?

세 번째 경우. 한 교수가 조교에게 실험을 제안했다. 사람의 기억에 관한 실험이었는데, 실험의 내용은 이랬다. 조교는 동생에게 가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가 어렸을 적에 X쇼핑몰에서 길을 잃어서 아주 큰일이 날 뻔 한 적이 있는데, 그 때의 네 상황을 최대한 상세하게 적어서 나에게 주렴 연구 자료로 활용해야해”

이때 조교가 말하는 ‘사건’은 실제는 발생하지 않았던 사건이다. 그리고 동생은 당연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형이 옆에서 부추긴다.

“그렇게 큰일을 겪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 리가 있니? 잘 한번 생각해보렴. 어렴풋하게라도 기억이 날 지 몰라”

그런 식으로 동생에게 차근차근 기억이 날 수 있게 그 사건이 실제 일어났다는 믿음을 보여준다. 그렇게 약 한달 후 동생은 자신이 분명 그런 사건을 경험했다고 믿게 되었다. 심지어 몇 시에 어떤 장소에 자신이 있었고 그때 자신은 무엇을 구경하고 있었으며 길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은 건 언제고 길을 잃은 후 만난 사람과 그 사람의 인상착의, 그리고 어떻게 다시 가족들과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해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기억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과연 우리의 기억체계 자체를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인류가 이룩한 모든 것들(경제, 정치, 수학, 과학, 건축, 예술, 천문학 등등)은 우리들에게서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기본적인 믿음들로부터 시작된다. 이를테면 ‘1+1=2라는 믿음’, ‘물은 0℃에서 얼고 100℃에서 끊는다는 믿음’, ‘빛은 직진한다는 믿음’, ‘중력이 존재한다는 믿음’과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이 믿음들이 의심 없이 받아들일 만 한 것일까? 이미 앞서 제시한 몇 가지 예시들만으로도 우리는 우리의 지식에 의심의 잣대를 충분히 적용시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다. 데카르트는 우리가 가지는 모든 믿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왜냐하면 만약 이것들의 의심할 만 한 사실이고, 100%의심 불가능한 사실들이 아니라면 그 위에 우리가 쌓아올린 무수한 지식과 이론, 체계들은 허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절대 의심 불가능한 명제, 우리가 모든 지식의 시작으로 놓아야 할 명제는 무엇일까? 그 것을 찾기 위해 데카르트는 전능한 악마(Evil Demon)의 가설을 세운다. 전능한 악마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 악마는 우리를 마음대로 속일 수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 어떠한 것도 속일 수 있다고 하자. 예를 들어 나는 1+1이 2라고 믿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1+1은 수학적으로 2 이고 이것이 분명해보이지만 사실은 이 것은 전능한 악마가 1+1이 2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2라고 믿게끔 속이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내가 1+1은 2라고 믿는 것이 의심가능한가? 그렇다. 만약 전능한 악마가 내게 거짓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충분히 의심가능하다.

나는 지금 두 손이 있다고 믿고, 그 근거로써 우리는 무언가를 만질 때 촉각이 느껴지고 물건을 손으로 짚을 수도 있으며 내 눈 앞에서 손을 확인할 수도 있다는 것들을 든다. 그러나 사실은 내가 손이 없지만 전능한 악마가 마치 내가 손이 있는 것처럼 모든 상황들을 매우 생생하게 조작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가 의심가능한가? 그렇다. 지금 이것을 의심 불가능하게 참으로 믿어야 한다는 충분한 근거는 없다. 따라서 내가 두 손이 있다는 것조차 의심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악마는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까지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실제로는 내가 존재하지 않지만 전능한 악마에 의해 존재하고 있다고 속임 당하는 것일 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런데 데카르트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악마는 우리의 ‘생각’을 조작한다!’

지금 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생각이 사실일지 거짓일지는 모른다. 전능한 악마에게 속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악마가 속이는 것은 나의 생각이다. 나의 생각이 없으면 악마가 속일 수 있는 대상도 없다. 즉, 악마는 내가 실제로는 A인 것을 B라고 믿게끔 속일 수는 있어도 ‘실제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속일 수는 없다. 따라서 최소한 악마는 지금 내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큼은 속이지 못한다. 따라서 나는 지금 내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100%의심 불가능한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최소한 생각을 하는 주체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명확한 사실이므로 생각을 할 수 있는 주체가 없을 수는 없다. 따라서 ‘나’라는 생각의 주체는 존재하게 된다. 이로부터 우리는 앞에서 언급한 한 문장의 명언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즉, ‘나는 생각한다’고 하는 절대 의심 불가능한 명제가 바탕에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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