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앞에 나서지 않지만 어딘가 시선을 끄는 멤버, 비스트에서 장현승은 그런 존재다. 화려하고 유혹적인 현아를 압도하려 들지도 밀리지도 않는 상대, 트러블메이커의 장현승은 그런 남자였다. 춤과 노래가 아닌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데 무심한 만큼 무대에서는 항상 놀라운 몰입을 보여주었던 그가 첫 솔로 앨범 [MY]를 발표했다. 좀처럼 듣기 힘들었고, 그래서 더 또렷하게 기록된 장현승의 이야기.
요즘 여섯 명 중 한 명으로서가 아니라 혼자서 무대에 서고 있는데, 어떤 기분인가.
장현승: 이 공간을 내가 장악했다는 느낌이 들면 재미있다. 사실 첫 방송은 좀 아쉬웠다. 모니터하고 나서 내가 이렇게밖에 못하나 싶어 실망했다. 긴장한 건 아니었는데, 음원이 발표되기도 전이었고 무대라는 공간에 나 혼자만을 내놓는 게 처음이라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괜찮아졌다.
비스트에서 가장 말수가 적은 멤버이기도 한데 혼자 인터뷰를 하는 건 어떤가.
장현승: 은근히 재미있다. 단체 인터뷰는 여섯 명의 생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번에는 혼자 준비해서 작품 하나를 냈으니까 내 생각을 그대로 말하면 되는 거라서.
연습생 시절까지 포함하면 10년 만에 개인의 이름을 건 앨범을 내놓은 셈이다. 구체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
장현승: 회장님(큐브 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이 ‘혼자 해볼래?’라고 말씀하신 건 한 3년 전부터다. 네, 네 하면서도 뭐부터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시간이 계속 흘렀다. 스스로 준비하라고 하셨으니까. 그러다 작년 봄 [보니 앤 클라이드] 뮤지컬을 하던 중 다시 연락을 받았고,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6개월 정도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3년 전에 바로 솔로 활동을 했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 그때는 내가 혼자 뭔가를 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그 사이에 달라진 건 어떤 부분일까.
장현승: 연습실에서 착하게 연습만 한다고 무대에서 잘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블락비 유닛 바스타즈의 가사 중 “절대 흉내 못내 끼 없는 연습 벌레 / 스테이지에선 예의 없게 노는 게 답”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공감이 간다. 놀기도 놀아봐야 노래나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좋은 음악도 들으면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들을 키워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걸 깨닫기 전에는 어땠나.
장현승: 연습벌레였다. 연습생 시절에는 매일 노래하고 춤추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데뷔 후 비활동 기간에도 한두 시간은 꾸준히 연습했다. 다른 멤버들은 단체 스케줄 끝난 뒤에도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바빠서 힘들어했는데, 나는 개인 스케줄이 없는 게 위기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연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룹 활동 때와 달리, 온전히 자신이 중심인 앨범을 만드는 건 어땠나.
장현승: 하나의 앨범을 준비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지만 그만큼 즐거운 과정이었다. 직접 곡을 쓰지는 않았어도 작곡가 형이랑 매일 만나 얘기하면서 트랙에 대한 의논을 많이 했다. 나한테 정말 중요한 앨범이니까, 수록곡도 숫자를 채우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가 타이틀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해달라고 부탁했다. 무엇보다 비스트나 트러블메이커의 연장선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장르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 대한 고민도 있었나.
장현승: 힙합을 원래 좋아했는데, 요즘 Mnet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 랩스타]의 영향인지 힙합이 굉장히 대중적인 장르가 된 것 같다. 예전보다 매니악한 음악도 차트 상위에 오르는 게 보기 좋았고, 그럼으로써 나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도 하고 싶은 음악에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 밖에 트랩이나 래칫 같은 장르도 한두 곡 정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앨범에 넣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유행을 따라가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작사, 작곡을 하는 아이돌도 많아지고 있고 연차가 쌓인 만큼 크레딧에 대한 욕심도 생길 법한데 정작 첫 솔로 앨범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장현승: 사실, 웬만하면 자기가 한 건 다 좋아 보인다. 그런데 작업해놓고 며칠 있다가 보면 안다. 진짜 좋은 건 그때 봐도 좋지만, 별로인 건 지나고 보면 별로다. (웃음) 나도 가사 쓰는 연습을 하고 있지만, 이번 앨범에 직접 참여하기에는 내가 원하는 완성도를 뽑아내기에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아예 시도하지 않았다.
장현승: 이 공간을 내가 장악했다는 느낌이 들면 재미있다. 사실 첫 방송은 좀 아쉬웠다. 모니터하고 나서 내가 이렇게밖에 못하나 싶어 실망했다. 긴장한 건 아니었는데, 음원이 발표되기도 전이었고 무대라는 공간에 나 혼자만을 내놓는 게 처음이라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괜찮아졌다.
비스트에서 가장 말수가 적은 멤버이기도 한데 혼자 인터뷰를 하는 건 어떤가.
장현승: 은근히 재미있다. 단체 인터뷰는 여섯 명의 생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번에는 혼자 준비해서 작품 하나를 냈으니까 내 생각을 그대로 말하면 되는 거라서.
연습생 시절까지 포함하면 10년 만에 개인의 이름을 건 앨범을 내놓은 셈이다. 구체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
장현승: 회장님(큐브 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이 ‘혼자 해볼래?’라고 말씀하신 건 한 3년 전부터다. 네, 네 하면서도 뭐부터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시간이 계속 흘렀다. 스스로 준비하라고 하셨으니까. 그러다 작년 봄 [보니 앤 클라이드] 뮤지컬을 하던 중 다시 연락을 받았고,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6개월 정도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3년 전에 바로 솔로 활동을 했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 그때는 내가 혼자 뭔가를 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그 사이에 달라진 건 어떤 부분일까.
장현승: 연습실에서 착하게 연습만 한다고 무대에서 잘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블락비 유닛 바스타즈의 가사 중 “절대 흉내 못내 끼 없는 연습 벌레 / 스테이지에선 예의 없게 노는 게 답”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공감이 간다. 놀기도 놀아봐야 노래나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좋은 음악도 들으면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들을 키워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걸 깨닫기 전에는 어땠나.
장현승: 연습벌레였다. 연습생 시절에는 매일 노래하고 춤추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데뷔 후 비활동 기간에도 한두 시간은 꾸준히 연습했다. 다른 멤버들은 단체 스케줄 끝난 뒤에도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바빠서 힘들어했는데, 나는 개인 스케줄이 없는 게 위기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연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룹 활동 때와 달리, 온전히 자신이 중심인 앨범을 만드는 건 어땠나.
장현승: 하나의 앨범을 준비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지만 그만큼 즐거운 과정이었다. 직접 곡을 쓰지는 않았어도 작곡가 형이랑 매일 만나 얘기하면서 트랙에 대한 의논을 많이 했다. 나한테 정말 중요한 앨범이니까, 수록곡도 숫자를 채우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가 타이틀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해달라고 부탁했다. 무엇보다 비스트나 트러블메이커의 연장선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장르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 대한 고민도 있었나.
장현승: 힙합을 원래 좋아했는데, 요즘 Mnet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 랩스타]의 영향인지 힙합이 굉장히 대중적인 장르가 된 것 같다. 예전보다 매니악한 음악도 차트 상위에 오르는 게 보기 좋았고, 그럼으로써 나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도 하고 싶은 음악에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 밖에 트랩이나 래칫 같은 장르도 한두 곡 정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앨범에 넣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유행을 따라가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작사, 작곡을 하는 아이돌도 많아지고 있고 연차가 쌓인 만큼 크레딧에 대한 욕심도 생길 법한데 정작 첫 솔로 앨범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장현승: 사실, 웬만하면 자기가 한 건 다 좋아 보인다. 그런데 작업해놓고 며칠 있다가 보면 안다. 진짜 좋은 건 그때 봐도 좋지만, 별로인 건 지나고 보면 별로다. (웃음) 나도 가사 쓰는 연습을 하고 있지만, 이번 앨범에 직접 참여하기에는 내가 원하는 완성도를 뽑아내기에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아예 시도하지 않았다.
타이틀곡 ‘니가 처음이야’ 퍼포먼스가 인상적인데, 비스트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절도 있고 파워풀한 스타일과는 많이 다르다. 어떤 느낌을 원했나.
장현승: 처음부터 끝까지 현란한 테크닉으로 채운 춤으로 하고 싶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좀 여유 있게 풀면서 가는 게 좋을 것 같았고, 고난도 동작을 좀 빼더라도 가사에 어울리는 감정을 싣고 싶었다. 이를테면 “니가 처음이야” 대목에서는 끼 부릴 수 있는 포인트가 필요할 것 같아서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는 동작을 넣었다. 반면 댄스 브레이크 부분은 격한 퍼포먼스로 했다. 이런 식으로 춤추며 노래하는 남자 솔로가수가 없었던 것처럼 만들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뮤직비디오 촬영 전날까지 계속 안무를 수정했다.
장현승: 처음부터 끝까지 현란한 테크닉으로 채운 춤으로 하고 싶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좀 여유 있게 풀면서 가는 게 좋을 것 같았고, 고난도 동작을 좀 빼더라도 가사에 어울리는 감정을 싣고 싶었다. 이를테면 “니가 처음이야” 대목에서는 끼 부릴 수 있는 포인트가 필요할 것 같아서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는 동작을 넣었다. 반면 댄스 브레이크 부분은 격한 퍼포먼스로 했다. 이런 식으로 춤추며 노래하는 남자 솔로가수가 없었던 것처럼 만들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뮤직비디오 촬영 전날까지 계속 안무를 수정했다.
의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고 들었다.
장현승: 캐주얼하게 하고 싶었고, 메이크업도 연하게 덜어냈다. 이번에는 엣지를 살릴 필요가 없었다. 가죽재킷, 가죽바지 같은 것보다 간단한 티셔츠에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팔찌를 하나 하는 정도로 미니멀한 스타일에 중점을 뒀다.
전에는 독특하고 화려한 패션을 즐기지 않았나.
장현승: 전에는 옷을 많이 사고, 너무 좋아했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싼 걸 다섯 벌 사는 것보다 비싼 걸 한 벌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절제를 못 하고 그냥 비싼 걸 다섯 벌 사고 있더라. 예쁘지만 불편한 옷도 많이 샀는데 그런 옷에는 계속 손이 안 가고, 결국 안 입게 되는 거다. 그럼 다시 입을 옷이 없으니까 사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다 어느 날 통장 잔고를 보고 지출을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옷 욕심이 별로 없다.
솔로 앨범은 자신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더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스태프들과 소통하고 설득해야 하는 일도 많았을 텐데.
장현승: 쉽지 않았다.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걸 말로 설명해서 상대에게 그대로 집어넣어야 하는 거니까 어렵다. 작곡가 형을 설득하려다 오히려 내가 설득당하기도 했고, 안무를 맡은 곽기훈 단장님한테는 쿨하게 말했다. “형, 형의 능력이면 더 좋은 걸 할 수 있어요.” (웃음) 내가 좀 많이 괴롭혔던 것 같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상한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을 뽑아주실 때도 많다. 워낙 전문가들이니까.
데뷔 후에도 가수로서의 활동 외에는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개인으로서 빨리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는 않았나.
장현승: 물론 흔들린 적도 있다. 그런데 비스트라는 그룹이 많은 사랑을 받고 대중성도 예전보다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여섯 명 개개인으로 봤을 때 나 자신의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능에 자주 출연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사람마다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는 친구들은 그런 재능이 있는 거고, 나는 노래와 춤에 몰두하는 게 맞았던 것 같다.
무대 밖에서의 모습을 좀 더 어필하고 싶은 욕심은 없나.
장현승: 그냥, 가수로서 좀 더 인정을 받았을 때 다른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싶다.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꽉 막힌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닌데, 본질적인 걸로 비춰지길 바라는 거다. 사실 나는 연예인 할 성격이 아니다. 적극적이지 않고, 낯가림도 심하고, 나서는 것도 안 좋아하고, 외로움 타는 것도 즐긴다. 정말 다행히 멤버들과 같이 있을 때는 다른 친구들이 말을 잘 하니까 가만히 있어도 되고, 무대에 서면 나도 모르게 원래 없던 끼나 흥이 생겨버려서 스스로 달라지는 걸 느낀다. 무대 아래서는 그냥 초등학생 같다. (웃음)
예능에 대한 자신의 능력치를 평가한다면.
장현승: 하면 재밌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단기간에 적응할 수 있느냐가 좀 걱정이다. 재밌는 거랑 웃기는 건 묘하게 다른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웃기는 재주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봐야지.
하지만 무대나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에서 종종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모습으로 본의 아니게 큰 웃음을 줄 때가 있다.
장현승: 심지어 혼나고 있다가도 그럴 때가 있다. 며칠 전에도 누구한테 진지한 얘기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니가 처음이야’ 안무가 계속 생각나서 머릿속으로 안무 정리하고 있었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뭐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 푹 빠져버린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손해를 보더라도 안 하는 편인가.
장현승: 손해가 ‘약간’ 있으면 안 한다. (웃음) 하지만 손해가 크다면 해야지. 현실적으로 생각하긴 한다. 손해를 떠나 개인적으로 정말 어려운 건, 애교? 가끔 단발성으로 한 번쯤 보여드릴 수는 있는데 아예 그런 캐릭터를 구축해서 장기적으로 하라면 힘들 것 같다.
솔로 활동이 짧지만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앞으로의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면.
장현승: 요즘에는 가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서른 넘어서까지 쭉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고, 그중에 나도 하나였으면 좋겠다. 비스트로 보나 나 혼자로 보나 아직도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안주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제 어떤 평가를 받고 싶고, 무엇이 되고 싶은가.
장현승: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다. “아티스트로 진화 중이다” 같은 거. (웃음) 그런데 그건 다들 하는 말이고, 나는 자기 색깔이 확실한 가수가 되고 싶다. 사실 이번 앨범으로 일생일대의 인생역전을 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냥, 내가 그룹 안에서 주어진 파트만 노래하고 춤추는 애가 아니라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장현승 무대가 멋지다, 비스트의 다음 앨범에서도 기대된다는 반응을 얻을 만큼의 영향력이나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생기면 좋겠다. 그게 바람이다.
전에는 독특하고 화려한 패션을 즐기지 않았나.
장현승: 전에는 옷을 많이 사고, 너무 좋아했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싼 걸 다섯 벌 사는 것보다 비싼 걸 한 벌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절제를 못 하고 그냥 비싼 걸 다섯 벌 사고 있더라. 예쁘지만 불편한 옷도 많이 샀는데 그런 옷에는 계속 손이 안 가고, 결국 안 입게 되는 거다. 그럼 다시 입을 옷이 없으니까 사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다 어느 날 통장 잔고를 보고 지출을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옷 욕심이 별로 없다.
솔로 앨범은 자신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더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스태프들과 소통하고 설득해야 하는 일도 많았을 텐데.
장현승: 쉽지 않았다.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걸 말로 설명해서 상대에게 그대로 집어넣어야 하는 거니까 어렵다. 작곡가 형을 설득하려다 오히려 내가 설득당하기도 했고, 안무를 맡은 곽기훈 단장님한테는 쿨하게 말했다. “형, 형의 능력이면 더 좋은 걸 할 수 있어요.” (웃음) 내가 좀 많이 괴롭혔던 것 같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상한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을 뽑아주실 때도 많다. 워낙 전문가들이니까.
데뷔 후에도 가수로서의 활동 외에는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개인으로서 빨리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는 않았나.
장현승: 물론 흔들린 적도 있다. 그런데 비스트라는 그룹이 많은 사랑을 받고 대중성도 예전보다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여섯 명 개개인으로 봤을 때 나 자신의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능에 자주 출연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사람마다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는 친구들은 그런 재능이 있는 거고, 나는 노래와 춤에 몰두하는 게 맞았던 것 같다.
무대 밖에서의 모습을 좀 더 어필하고 싶은 욕심은 없나.
장현승: 그냥, 가수로서 좀 더 인정을 받았을 때 다른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싶다.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꽉 막힌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닌데, 본질적인 걸로 비춰지길 바라는 거다. 사실 나는 연예인 할 성격이 아니다. 적극적이지 않고, 낯가림도 심하고, 나서는 것도 안 좋아하고, 외로움 타는 것도 즐긴다. 정말 다행히 멤버들과 같이 있을 때는 다른 친구들이 말을 잘 하니까 가만히 있어도 되고, 무대에 서면 나도 모르게 원래 없던 끼나 흥이 생겨버려서 스스로 달라지는 걸 느낀다. 무대 아래서는 그냥 초등학생 같다. (웃음)
예능에 대한 자신의 능력치를 평가한다면.
장현승: 하면 재밌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단기간에 적응할 수 있느냐가 좀 걱정이다. 재밌는 거랑 웃기는 건 묘하게 다른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웃기는 재주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봐야지.
하지만 무대나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에서 종종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모습으로 본의 아니게 큰 웃음을 줄 때가 있다.
장현승: 심지어 혼나고 있다가도 그럴 때가 있다. 며칠 전에도 누구한테 진지한 얘기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니가 처음이야’ 안무가 계속 생각나서 머릿속으로 안무 정리하고 있었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뭐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 푹 빠져버린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손해를 보더라도 안 하는 편인가.
장현승: 손해가 ‘약간’ 있으면 안 한다. (웃음) 하지만 손해가 크다면 해야지. 현실적으로 생각하긴 한다. 손해를 떠나 개인적으로 정말 어려운 건, 애교? 가끔 단발성으로 한 번쯤 보여드릴 수는 있는데 아예 그런 캐릭터를 구축해서 장기적으로 하라면 힘들 것 같다.
솔로 활동이 짧지만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앞으로의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면.
장현승: 요즘에는 가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서른 넘어서까지 쭉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고, 그중에 나도 하나였으면 좋겠다. 비스트로 보나 나 혼자로 보나 아직도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안주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제 어떤 평가를 받고 싶고, 무엇이 되고 싶은가.
장현승: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다. “아티스트로 진화 중이다” 같은 거. (웃음) 그런데 그건 다들 하는 말이고, 나는 자기 색깔이 확실한 가수가 되고 싶다. 사실 이번 앨범으로 일생일대의 인생역전을 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냥, 내가 그룹 안에서 주어진 파트만 노래하고 춤추는 애가 아니라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장현승 무대가 멋지다, 비스트의 다음 앨범에서도 기대된다는 반응을 얻을 만큼의 영향력이나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생기면 좋겠다. 그게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