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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정조가 의빈 성씨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어제비문(御製碑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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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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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빈 성씨 = 15년동안 정조의 고백을 두번 거절했다가 결국 받아들인 궁녀 출신 유일힌 승은후궁


아! 너의근본이 굳세어서 갖추고 이루어 빈궁(嬪宮)이 되었거늘 어찌하여 죽어서 삶을 마치느냐?

*빈궁(嬪宮): 임금의 후궁 중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

지금 이 상황이 참 슬프고, 애통하고, 불쌍하구나

평상시 화목하게 지냈건만 네가 나를 떠나 죽고 말았으니 너무 애달프고 슬프다

네가 다시 살아나서 이승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이 한 가지 그리움이 닿아서 네가 굳세게 이룬다면

네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서 궁으로 올 것이다

나아가 느끼면 매우 마음이 아프다



너는 문효세자의 어머니다

네가임신을 해서 낳은 아이가 문효세자이며 내 후계자다

세자는 이미 두 살 때 글을 깨우쳤다



너의 근본이 단단해서 임신을 했는데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었다

문효세자가 죽은 후 셋째가 되어 다시 우리 곁에 찾아올 줄 알았건만

하늘과 땅은 오히려 사이를 더 떨어뜨려 놓았다



이로써 마음 한 가운데가 참 슬프고 애가 타며,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

사랑한다

참으로 속이 탄다

네가 죽고 나서 나와 헤어졌다

나는 비로소 너의 죽음을 깨달았다

어렵게 얻은 아들 문효세자를 하늘에 견주어 돌아오길 바랐으나 너는 멀리 떠났다



나는 무릇 지나고 나서 깨달았다

너를 데려 올 방법이 없고, 다른 사람을 보내 물리칠 방법도 없다

이로써 느끼니 참 슬프고 애달프다

앞전에 겪은 일과 비교해도 비교할게 없을 만큼 슬프다

나는 저승도 갈 수 없다

너를 생각하면 애통하고 슬프도다

너는 진짜 이승을 떠나는구나



사랑하는 너는 어질고,아는 바가 많고, 총명하고, 슬기롭고,밝고, 이치를 훤히 알고, 옳고, 예절을 아는 사람이다

또 권세를 능히 삼가하고 도리를 지킬 줄 알고 나눌 줄 알았다



너는 문효세자를 잃었을 때는 예를 다하며 울었고, 쉬지도 못했고, 눈물도 그치지 못했다

나는 너의 뱃속에 있는 아기를 위해서 문효세자의 죽음을 슬퍼하는 네가 잘 못 될까봐 걱정 돼서 돌려 보냈다

그런데 너의 목숨은 어찌 이리 가느랗단 말이냐?



이제 나는 무릇 중요한 일을 잡고 너의 장례를 치러서 살필 것이다

문효세자의 옆에서 편히 쉬어라

아들의 무덤에서 멀지 않게끔 아들과 어머니가 좌우에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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