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폐기 소송하셨던 스님이 쓰신 글임 끔찍하고 처참함
http://blog.naver.com/inter023/10087456565
아래 내용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한 혜문스님이 현장 검증한 내용입니다.
4/30일 국과수 현장검증에 앞서 현수막을 펼친 관계자들
사실 이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며칠간 식욕이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쳐 버렸다. 창백한듯 경직된 쾌쾌한 부검실의 분위기, 한여름날의 습기처럼 찌들어 스며나오던 시체내음, 인체 표본에서 배어나오는 징그러운 흉측함 이런 것때문은 아니었다. 나를 피곤에 지쳐 잠 마저 설치도록 기운빼낸 것은 ‘인간에 대해 믿고 신뢰’가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두께 1미터 되는 두꺼운 차단문을 4개나 열고 들어가자 큰 냉장 보관기가 하나 있었다. 냉장 보관기 문을 열자, 안은 다시 3칸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맨 위쪽 칸을 열어 졎히자 그곳에 명월이 생식기라고 불리는 표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현장검증을 진행하는 판사의 양해를 얻어 3분간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고 표본을 살펴보는 순간, 난 갑자기 저게 뭐지 하고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4/30일 명월이 생식기 표본’을 현장검증하기로 날을 받아 놓고, 과연 어떻게 생긴것이기에 표본까지 만들었는가에 대한 ‘싸구려 호기심’이 있었다는 사실은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나 명월이가 대단했으면 일제 경찰이 생식기를 오려 표본으로 만들었는가하는 궁금증은 표본을 보는 순간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나는 국과수 측에서 설명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쯤 넋이 나가 저게 뭔지 형체조차 알아 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나는 막연히 주먹정도 되는 크기의 표본이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장기 하나를 떼어낸 정도가 아닐까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실물을 보니 축구공 만한 크기였다. 표본은 피부의 탄력이 남은 젊은 여성의 둔부와 생식기를 완전히 오려낸 상태였고, 나팔관까지 이어지는 자궁까지 그대로 도려내어져 있었다.
“ 아마 외과의사가 절취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외과의사가 신체를 절취했다면, 절취 단면이 저렇게 너덜너덜하게 오려내지는 않았겠지요, 그냥 비전문가이거나 일반인이 칼로 오려내었기 때문에 절취한 면이 깨끗하지 않습니다.”
“ 해부방식이 연구용, 자료용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연구가치가 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일제 경찰이 만들어 놓은 자료였기 때문에 폐기되지 않고 지금까지 전해 내려온 것 같습니다. 관련자료도 없습니다. 그냥 명월관 기생 생식기 표본이란 구전만이 있습니다”
“ 이번 기회에 저런 비인도적 표본을 없애야 합니다. 국과수측에서도 별다른 이견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적절한 처리규정이 없어 고민하는 듯합니다. 판사님께서 ‘화해권고’를 통해 적절한 규정을 만들어 주신다면, 사건진전에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나는 판사에게 무표정하지만, 당부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의견을 전달했다. 판사도 표본을 실제로 본 뒤 적지않게 놀란 느낌이었다.
절에 돌아와서 나는 앓아 누웠다. 인간에 대한 실망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며칠을 그렇게 지내고 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앉았다. 제정신을 차리고 산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 불교는 ‘정신 똑바로 차리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인간의 마성은 극복될 수 있다.”
제발 내 믿음이 틀리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명월이 생식기 표본’을 현장검증한 기록을 또박또박 적는다. 국과수 소장 여성 생식기 표본은 반드시 파기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