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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정리 전문가의 뼈 때리는 조언 받아 옷장 정리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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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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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함이 갑자기 들이닥친 11월의 첫 주말. 다음 날 출근을 위한 옷을 챙기려고 옷장을 살펴보다 혼잣말을 했다.

"나 작년에 뭐 입고 다녔지?"

그때 밀린 빨래를 개던 동거인이 갑자기 성질을 냈다.

"아니, 왜 양말이 다 짝이 없어?"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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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로 옷이 걸린 옷장과 몇 년간 입지도 않았는데 비싸게 주고 샀다는 이유로 옷장에 모셔둔 옷, 예비군도 끝났는데 현역인 것마냥 당당하게 자리한 군복이 눈에 들어왔다.

'옷이 없는 게 아니라 옷을 못 찾는 거겠지!'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에 정리가 시작됐다.

◇ '정리 전문가'를 불러 집을 치우는 방법…. 확실하지만 비싼 가격이 단점

정리가 안 된 집을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로 바꾸는 방법은 '정리 전문가'의 도움이 가장 빠르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전문인력이 출장 정리를 도와주는 A 업체는 드레스룸과 부엌 서랍(상부장 없는 경우)을 기준(25평)으로 3명의 전문가가 방문해 9시부터 6시까지 정리와 청소를 하고, 정리 팁을 알려준 다음 폐기물까지 처리해준다. 이때 비용은 최소 60만 원. 평당 3만 원에 집 전체를 정리할 수도 있다.

정리방법을 알려줘서 깔끔함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이 포함되어 있지만, 선뜻 지급하기 어려운 비용이라 집이 심각한 상태거나 본인 의지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사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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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에 '정리정돈'에 관련된 책 많아…. 읽는 건 쉽지만 실천이 어려워

가장 쉬운 방법은 정리에 관련된 책을 읽고 실천하는 것이다. 서점에 달려가서 다양한 종류의 정리 책(일본에서 나온 책이 아기자기하고 꼼꼼하다)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1. 집 자체에 구조적 한계: 수납장 모자라지는 않은가? 공간 분리가 제대로 안 되어있진 않는가?

2. 습관의 문제: 수납은 적당한데 귀찮아서 물건을 쌓아두는 버릇이 있거나 끊임없이 물건을 사는가?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있진 않은가?

너무 당연해서 '리빙 포인트'같이 느껴지지만, 정리를 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습관적으로 편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불편한 동선 때문에 물건이 쌓일 수 있다.

일단 수납을 위한 선반을 사고, 대학생 때 입던 옷과 가방은 모두 의류 수거함에 넣고 안 입는 패딩은 온라인 중고 거래 앱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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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깝지만 버린다. 버려야 또 산다" 가진 물건의 절반을 덜어내기

엄청난 양의 옷을 덜어냈다. 옷마다 추억이 담겨있지만, 추억을 입고 살진 않는다. 유행 타는 옷을 사는 타입은 아니지만 신중하게 샀던 비싼 옷은 아깝기도 했다.

옷을 버리고 나니 옷걸이가 수북하게 남았다.

옷걸이는 동네 중고 거래 마켓에 올렸더니 바로 답장이 왔다.

옷을 정리하다 보니 "양말의 짝을 쉽게 찾을 수 있게, 가진 옷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게"를 넘어서서 누구에게나 보여줄 수 있는 옷장을 만들겠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인테리어 잡지에 나오는 깔끔한 집은 카메라 앵글 밖으로 옷더미를 모두 치우고, 흰색이나 검은색 옷만 깔끔하게 '전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처음부터 그런 사진에 속아 옷을 모두 정리하려고 한다면 매번 같은 옷만 입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내게 "스티브 잡스같이 옷을 입고 다니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이나 인테리어 앱 '오늘의 집'에 보이는 깔끔한 옷장이 부러운가? 사실은 그들도 평소엔 옷더미를 한쪽에 쌓아두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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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나면 정리 시작…. 너무 완벽해지려 하지 말자

집을 심각하게 더럽히며 사는 사람 중 일부는 오히려 청결에 강박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건 놀랍지 않은 일이다. 조금만 더러워지면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아예 집을 엉망으로 만드는 심리인 것이다.

정리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의류 매장처럼 정리하려고 하면 진이 빠지고 자괴감이 들면서 "원래 살던 대로 어지르고 쌓아두고 헤집으며 살자"라고 하게 된다.

계절별로 옷을 분류하되 의류매장처럼 옷을 접는 것은 과감히 포기했다. 여름옷은 수납 상자에 넣어 정리했다.

짝없는 양말은 과감히 버리고, 양말의 짝을 맞춰 빨 수 있도록 빨래통 옆에 양말 전용 빨래통을 사서 양말만 모았다가 빨아서 짝없는 양말을 방지할 수 있게 했다.

◇ 정리의 핵심은 '습관'이다

정리를 하고 나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유지'일 것이다. 정리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습관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식탁에 온갖 물건을 올려두는 습관, 옷걸이 대신 의자에 코트를 걸쳐두는 습관, 양말과 바지를 한 번에 벗어 둘둘 뭉쳐 빨래 바구니에 넣는 습관, 여름옷은 잘 안 보이는 곳에 처박아두고 그 위를 겨울옷으로 가리는(?) 습관….

본인의 대표적인 나쁜 습관과 이 기사를 보는 독자의 습관이 겹친다면 집의 모습을 돌아봐야 한다.

여러 제약이 있더라도 정리는 평소에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정리를 못 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 한번 정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난 여름 입지 않은 옷을 기억해 골라내기도 쉽고, 앞으로 입을 겨울옷을 파악하기도 좋다.

실제로 옷방에 들어갈 때마다 1/2로 줄어든 옷 사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서랍을 몇 번을 여닫던 때보다 옷을 고르는 시간도 줄었다.

정리정돈 전문가는 "실제로 정리정돈 컨설팅을 받거나 애써 모든 물건을 버려도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물론 사는 집의 구조적인 한계로 정리 자체가 힘든 집도 있다"면서 집 자체가 잘못 설계된 경우에는 정리에도 한계가 있지만,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집정리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집 정리를 많이 신청하는 사람들은 막 이사를 끝낸 사람이거나 자녀가 있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자녀 물건을 정리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자녀들이 차분한 환경에서 정리하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기르면 학습에도 도움이 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몸을 움직여서 물건을 가지런히 정리하면 거기서 얻는 즐거움도 생긴다. 온라인에서 보도블럭이 잘못 끼워진 사례나 가지런히 정리되지 않은 물건, 잘못 꽂힌 책 등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보기 힘든 사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왜 생겨나는지 어렴풋 알게 됐다.

언젠간 냉장고(얼어서 뭐가 뭔지 모르는 게 가득 차 있는 냉동실)를 정리하겠다는 다른 과제를 남기며 이번 [해보니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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