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장기 침체로 전국 부동산 초양극화 시대 개막
전문가 "고령사회에 '뉴노멀' 상태..피할수없는 추세"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광주의 대치동'이라 부르는 광주시 봉선동. 여기 봉선J아파트의 11층짜리 84.96㎡(옛 35평)는 지난 8월말 8억4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2016년 완공된 이 아파트 단지 인근에는 교육부 국가수준학업성취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문성중, 문성고가 있어 학부모들의 관심이 많다. 하지만 지난 2016년 12월까지만 해도 같은 평형 10층짜리가 3억5000만원이었는데 불과 2년새 2배로 뛴데 대해 지역민들조차 혀를 내두른다.
#.이달 중순께 경남 거제시 고현동에 있는 거제2차D 아파트 59.76㎡(1층)의 실거래가는 8000만원에 신고됐다. 앞서 이 단지는 지난 7월 중순에도 같은 동 1층짜리가 80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
지난 2002년에 건설된 이 아파트 단지는 2014년 4월까지만 해도 1층짜리 매물이 1억70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고 2016년 12월초에도 1층이 1억35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하지만 거제시가 조선업 불황으로 장기침체에 들어서자 불과 몇년만에 그야말로 '반값 아파트'로 전락했다.
올해 서울 집값은 미친 듯이 뛰었지만 지방은 장기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방 부동산시장은 최근 몇 년간 조선 등 일부 산업경기가 급속하게 위축되면서 인구와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규제에 '똘똘한 한채'를 찾는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일부 지역과 시장에만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그 결과 서울-지방, 광역시-8개도, 새주택-구주택으로 초양극화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고령사회를 향해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의 '뉴 노멀'(새로운 정상 상태)로 설명하기도 한다. 더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과 제주도를 제외한 12개 시·도에서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광주(3.55%)와 대구(2.53%)로, 수도권 상승률(3.03%)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자치구별로 보면 단연 대구 수성구가 1위다.
수성구는 지난 1월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8.4%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서울의 상승률(7.16%)을 도는 수준이다.
이어 광주 광산구(6.5%), 광주 남구(6.0%), 대구 중구(5.6%), 전남 여수(4.5%) 등도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울산(-8.77%), 경남(-8.68%) 등 지역은 고랑이 깊게 패였다.
경남 거제시 아파트값은 폭삭 주저 앉았다.
이 지역 아파트값은 올해 1월1일 대비 최근까지 21.3% 떨어져 하락세가 가장 컸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12.1%), 울산 동구(-11.2%), 울산 북구(-10.8%), 경북 경주시(-10.9%) 등도 아파트값이 크게 약세다.
그 결과 광주 봉선동처럼 불과 2년 새 아파트값이 2배로 뛴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반대로 거제시 고현동처럼 그야말로 아파트값이 절반 수준까지 내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최근에 신고된 실거래가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광주 봉선동의 경우 현재 '자전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잔금을 치르기 전에 계약을 취소해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인다.
거제시 고현동의 경우도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다운(Down) 계약서'일 가능성을 내놨다. 다운계약서는 매도-매수인이 합의해 실제 거래가격보다 낮춰 거래금액을 신고한 것을 말한다.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주로 악용된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1층 시세가 8500만원인 데, 집에 곰팡이가 있거나 상태가 안 좋다고 하더라도 그것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지방의 양극화는 현재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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