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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창궐’ 좀비 빼면 촌티 [편파적인 씨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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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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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한줄평 : 명절에 TV서 보던, 그 느낌.


배경이 조선시대라서 촌스러운 건 아니렸다. 도포 자락 휘날리던 시절 좀비가 창궐한다는 아이디어는 분명 신선한데, 필름이 돌아갈수록 김이 샌다. 뻔한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설정으로 아이디어의 참신성을 저해한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창궐>은 밤에만 활동하는 ‘야귀’(조선판 좀비)가 위기의 조선에 창궐하자 사고뭉치 왕자 ‘이청’(현빈)이 고국으로 돌아와 야귀떼와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여기에 조선을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장동건)의 음모가 더해지면서 ‘헬조선’의 위기가 더욱 고조된다. 

이 작품은 단 몇 줄만 봐도 보는 이의 호기심에 불을 당긴다. 조선시대 사극물에 좀비란 크리처를 녹인다는 것부터 이전 충무로 시장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었던 시도라 그 톡톡 튀는 얘기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관심이 쏠렸다. 최근 <부산행> 외엔 성공한 크리처물이 없었기에 관객들과 거리감을 좁히면서도 작품성까지 획득하는 방법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김성훈 감독의 메가폰은 예상보다 안일했다. ‘탕아’로 낙인찍힌 왕자가 각성한 뒤, 백성의 긍휼에 신경쓰지 않는 썩은 수뇌부를 소탕한다는 ‘전래동화’ 같은 스토리로 러닝타임 121분을 채운다. 좀비는 볼거리거나 혹은 그저 왕자를 각성시키는 촉매제 역으로 구실할 뿐이다.

스토리의 빈곳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채우면 좋으련만, 선악 구조로 나뉘어 설계돼 일차원적인 재미만 선사한다. ‘알고보니 좋은 사람’과 ‘알고보니 나쁜 사람’의 대결의 끝은 전형적이라, ‘권선징악’형 영화를 너무 많이 봐온 관객들이라면 일찍 눈치챌 수 있다.


그 중 가장 아쉬운 점은 아침 조회에서나 들을법한 교조적인 대사다. 특히 말미로 갈수록 ‘백성이 있어야 왕이 있는 것이다’ 식의 영화가 전하고픈 교훈을 현빈의 입으로 직접 표현하니, 보는 이는 손가락을 오그라뜨릴 수밖에 없다. 모두가 알고 있는 선한 메시지를 선생이 가르쳐주는 것처럼 또박또박 읽지 않고, 영상 안에서 관객이 찾게 했다면 더 세련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상업성은 다분하다. 외형도 설정도 그럴 듯한 ‘조선 좀비’ 야귀 덕분이다. 그 중 오프닝서 등장하는 야귀는 너무나도 강렬해 머리에서 지울 수 없다. 야귀 덕분에 늘어진 전개에도 가끔씩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정말 ‘좀비 빼면 시체’란 말이 어울린다. 

현빈과 장동건은 이름값만큼만 활약한다. 그들이 여러 작품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서로 부딪히니, 첫 호흡이지만 그리 새로운 느낌은 없다. 물론 티켓 파워는 든든하니, 오프닝 스코어는 기대할 만 하다. 

반가운 건 서지혜다. 비중 있는 역은 아니지만 ‘서지혜가 스크린에서도 통할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을 발산하다. 브라운관에 이어 영역을 확장하는 데에 성공했다. 오는 25일 개봉.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2개

■흥행참패지수 : 2.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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