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디다 푸념이라도 하고 싶어서 찾다보니 판으로 오게 되었습니다.판은 처음이라 잘 몰라 그냥 말하겠습니다.
저는 중학생때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집안 형편이 그리 좋지 못했고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 때문에 친할머니댁에서 자랐습니다.
할머니댁엔 고모가 같이 살고있었는데 저와 제 남동생을 정신적으로 학대하여 그 영향으로 우울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는 6살때부터 할머니 댁에서 자라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었습니다.
그 전엔 몰랐던 우울감과 사춘기가 겹쳐 부모님을 꽤나 고생시켰지만 탈선을 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 덕에 학교를 무사히 졸업한 친구들이 수두룩했죠.
그러나 저는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이 병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지.
평범하게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적응을 하려던 찰나, 엄마가 위암 말기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엄마는 몸이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저 역시 엄마를 닮아 몸이 약하구요. 엄마는 아빠와의 불화, 시어머니의 잔소리, 저의 반항이 합쳐져 속을 썩히고 있었습니다.
고1때부터였습니다. 제가 죽기로 다짐한것은. 죽고 싶다는 생각도 수십번, 잠에도 들지못하고 소리죽여 끅끅거리며 매일을 울며 학교에서도 미친사람처럼 울기 바빴습니다.
몸은 날이 갈수록 약해져서 휘청거리며 넘어지기 일쑤였고 마음의 문이 점점 닫겼습니다.
그러다 미술을 접해서 제 우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하고자 그리기 시작해 고3때까지 억지로 연명해왔었죠.
안좋은 집안 사정탓에 주변의 도움으로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하고 열심히 그렸지만 이상하게도 우울증은 더 심해졌습니다.
그림을 그릴수록 우울해졌죠. 남과 비교해서 그림을 못그린다는 열등감에 빠져 심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더욱 심해져갔습니다.
그 시기에 만난 것이 남자친구였는데요, 츤데레 기질이 있긴했지만 저는 그게 좋았습니다.
저에겐 한없이 상냥하고 착한 사람이었고 저의 힘든 이야기를 듣고 울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남자친구도 저와 비슷하게 힘든 점이 있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 덕에 조금씩 우울증이 낫기 시작했고, 지금은 놀라우리만큼 좋아졌습니다.
저를 살려주겠다고 했습니다. 도와주겠다고. 죽지말라고.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러나 오늘 떠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나이가 4살이 많은데, 공익 근무가 끝나고 얼마전 아버지의 회사에 인턴으로 취직 했습니다.
4일간 출근을 했는데 그 4일간 사람이 180도 달라져 버린 것이었습니다.
애교가 많던 사람이 애교가 없어지고 단답형에 전화는 커녕 카톡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많이 바쁜가보다 싶어 터치를 하지 않았고 오늘 터져버린 것입니다.저희는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습니다. 대화로 조정해왔고, 오늘도 그럴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니, 믿었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아.. 이제 끝일수도있겠다.'라고. 그러나 아닐거라고 제 자신을 세뇌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간거라 자신이 실수하면 안된다는 강박에 빠져 일에 파묻혀 살고있다 했습니다.
"나는 지금 누굴 책임질 시간이 없어. 미칠 것 같아. 내가 누구 아들인지 누구 남자친군지 누구 친군지.. 이런게 싫어. 나 자신이고 싶어."
요약해서 적어보자면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전화도 받지않고 만나고 싶지도 않다고 하더군요. 사정해서 토요일에 만날 예정입니다.
아직 전 그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제 인생에 구원자이자 제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거든요.남자친구를 만날때마다 처음 데이트 하던 그때처럼 떨렸습니다.
매일매일이 새로웠고 애틋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4일만에 그렇게 바뀌어버리니 혼란스럽습니다. 저 때문에 불행하다고 하면 죽을 수도 있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버리면 전 어떡해야할까요. 유일한 빛이 사라져버린 기분입니다. 끝까지 붙잡고 싶습니다. 10년뒤에 온다고 해도 기다리고 싶습니다.
정말 너무 사랑합니다. 정말.. 어떡해야할까요... 너무 답답하고 숨이 안쉬어집니다..
급하게 쓴 글이라 엉망이지만 제발 댓글 써주세요.감사합니다.
ㅊㅊ ㄴㅇㅌ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