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353&aid=0000031686
페이스북에 ‘제주’ 표기 50명 검증
총 든 사진 5명, 마약하는 사진 6명
14명은 무장세력 지지 게시물 올려
전체 난민 신청자 올해만 1만 명
심사 기준·방법은 걸음마 단계
[SUNDAY 탐사] 시험대 오른 난민 심사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1951년 체결)에는 난민을 이렇게 정의한다.
“인종·종교·국적·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것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위험을 갖기 때문에 국적국 외에 있는 자로,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자 또는 그러한 공포를 갖기 때문에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바라지 않는 자.”
올 들어 제주도에 상륙한 561명의 예멘인은 한국 사회에 난민 수용 찬반 논란을 불렀다. 유언비어에 가까운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과 온정주의적 수용론이 평행선처럼 맞섰다. 중요한 건 올바른 난민 정책이 ‘팩트(Fact·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앙SUNDAY는 국제 리스크 컨설팅 업체 리직스(대표 민웅기)와 함께 제주도에 체류 중인 예멘인들의 페이스북을 표본 조사했다. 스스로 올린 게시물들을 통해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이유로 한국이란 낯선 땅을 선택했는지 파악해 보기 위해서였다. 리직스는 해외의 특정 인물이나 기업의 정치·법률적 리스크 분석(due diligence)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국적을 ‘예멘’, 현재 체류지를 ‘제주’라고 표시한 이들 중에서 50명을 추출했다. 제주 현지에서 명단을 검증한 결과 이들 중 38명(76.0%)이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2명(24.0%)은 최근 포스팅한 사진의 배경 등으로 볼 때 제주 체류가 유력하지만 가명·애칭 등을 사용해 제주 체류 여부를 확정하기 어려웠다.
https://img.theqoo.net/mRwDb
제주에 있다고 밝힌 예멘인들의 페이스북에서 포착된 포스팅들. (왼쪽부터)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무슬림 형제단' 상징물과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얼굴을 합성한 사진. 총기를 소지한 사진. 예멘 쿠데타 일으킨 후티 반군 수교자를 추모하는 사진. 무장투쟁 벌이는 남부 예멘 사회주의 분리 독립 휘장 사진. 식물성 마약류 '카트' 섭취 추정 사진.
페이스북 분석 결과 50명 중 18명의 페이지에서 총기를 휴대하거나 카트(국제적으론 금지돼 있지만 예멘에선 합법인 마약)를 복용하는 본인 사진, 또는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게시물을 발견했다. 18명을 분류하면 총기를 휴대한 사진이 5명, 카트 섭취 사진이 6명, 무장세력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내건 사람이 14명(중복 있음)이었다. 예멘에선 SNS 검열이 심해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게시글만으로도 처벌받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제주 시내에서 만난 무함마드(28·가명)는 “정부 검열이 심해 보통은 페이스북에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게시물을 절대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 특정 단체를 지지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건 심상한 일이 아니다.
탐사보도팀=임장혁·박민제·이유정 기자 deeper@joongang.co.kr
※난민신청자의 신원 보호를 위해 실명, 자세한 거주지, 얼굴은 공개하지 않았다. 난민법은 난민신청자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제주’ 표기 50명 검증
총 든 사진 5명, 마약하는 사진 6명
14명은 무장세력 지지 게시물 올려
전체 난민 신청자 올해만 1만 명
심사 기준·방법은 걸음마 단계
[SUNDAY 탐사] 시험대 오른 난민 심사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1951년 체결)에는 난민을 이렇게 정의한다.
“인종·종교·국적·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것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위험을 갖기 때문에 국적국 외에 있는 자로,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자 또는 그러한 공포를 갖기 때문에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바라지 않는 자.”
올 들어 제주도에 상륙한 561명의 예멘인은 한국 사회에 난민 수용 찬반 논란을 불렀다. 유언비어에 가까운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과 온정주의적 수용론이 평행선처럼 맞섰다. 중요한 건 올바른 난민 정책이 ‘팩트(Fact·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앙SUNDAY는 국제 리스크 컨설팅 업체 리직스(대표 민웅기)와 함께 제주도에 체류 중인 예멘인들의 페이스북을 표본 조사했다. 스스로 올린 게시물들을 통해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이유로 한국이란 낯선 땅을 선택했는지 파악해 보기 위해서였다. 리직스는 해외의 특정 인물이나 기업의 정치·법률적 리스크 분석(due diligence)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국적을 ‘예멘’, 현재 체류지를 ‘제주’라고 표시한 이들 중에서 50명을 추출했다. 제주 현지에서 명단을 검증한 결과 이들 중 38명(76.0%)이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2명(24.0%)은 최근 포스팅한 사진의 배경 등으로 볼 때 제주 체류가 유력하지만 가명·애칭 등을 사용해 제주 체류 여부를 확정하기 어려웠다.
https://img.theqoo.net/mRwDb
제주에 있다고 밝힌 예멘인들의 페이스북에서 포착된 포스팅들. (왼쪽부터)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무슬림 형제단' 상징물과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얼굴을 합성한 사진. 총기를 소지한 사진. 예멘 쿠데타 일으킨 후티 반군 수교자를 추모하는 사진. 무장투쟁 벌이는 남부 예멘 사회주의 분리 독립 휘장 사진. 식물성 마약류 '카트' 섭취 추정 사진.
페이스북 분석 결과 50명 중 18명의 페이지에서 총기를 휴대하거나 카트(국제적으론 금지돼 있지만 예멘에선 합법인 마약)를 복용하는 본인 사진, 또는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게시물을 발견했다. 18명을 분류하면 총기를 휴대한 사진이 5명, 카트 섭취 사진이 6명, 무장세력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내건 사람이 14명(중복 있음)이었다. 예멘에선 SNS 검열이 심해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게시글만으로도 처벌받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제주 시내에서 만난 무함마드(28·가명)는 “정부 검열이 심해 보통은 페이스북에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게시물을 절대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 특정 단체를 지지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건 심상한 일이 아니다.
탐사보도팀=임장혁·박민제·이유정 기자 deeper@joongang.co.kr
※난민신청자의 신원 보호를 위해 실명, 자세한 거주지, 얼굴은 공개하지 않았다. 난민법은 난민신청자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