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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굿바이! 불안한 한국…북유럽행 이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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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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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행복지수 높고 빈부격차 크지 않아

30~40대 고학력·전문직 부쩍 늘어 

“세월호 참사 뒤 상담자 2배 증가” 


송아무개(34)씨는 10월이면 ‘덴마크 사람’이 된다. 1년여 준비 끝에 동갑내기 아내와 돌이 갓 지난 아이까지 이민을 가기로 했다. 당장은 3년간 체류할 수 있는 비자(그린카드)를 받았지만 취업해 자리를 잡으면 영주권까지 얻을 작정이다. 대기업 정규직인 그가 모국을 뜨는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는 50살이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데, 덴마크는 60살 넘어도 일을 할 수 있다고 해요. 스웨덴 사는 친구 얘기를 들으니 북유럽 쪽은 기혼여성 취업률이 80% 이상이라 오히려 일을 안 하면 이상하게 생각한대요. 와이프도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데 한국에서는 어렵잖아요. 아이 키우기도 좋다고 하고요.” 송씨의 이민 결심 이유는 끝이 없었다.

복지국가로 알려진 북유럽 국가들로 이민을 떠나는 30·40대가 부쩍 늘고 있다. ‘복지 쇼핑’을 목적으로 한 ‘가난한 유럽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큰 북유럽도 고학력·전문직의 이민은 상대적으로 반기는 추세다.

외교부의 ‘재외동포현황’ 통계를 보면, 2013년 덴마크에 사는 재외동포는 2011년에 견줘 83.6%(293→538명)나 늘었다. 송씨 가족처럼 영주권 획득이나 자영업 등을 목적으로 장기 체류하는 ‘일반 체류자’ 비율이 3배(120→358명)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유학생 체류자’가 3.6배(253→903명)나 불어났다. 외교부 영사서비스과 관계자는 25일 “유럽은 바로 이민이 가능하지 않고 취업이나 유학을 먼저 한 뒤에 현지에서 영주권을 획득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영주권자도 2년 사이에 38.9%(614→853명)나 증가했다. 노르웨이 영주권자는 26%(144→182명) 늘었다.

이들 국가는 2012년 대선 당시 복지국가 담론이 퍼질 때 ‘롤모델’로 거론됐던 곳들이다. 주한 덴마크대사관 영사과 관계자는 “행복지수가 높고 빈부 격차는 크지 않은 나라라는 기대치를 갖고 문의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회원이 4만6000여명인 한 포털사이트의 이민 카페에는 하루에도 4~5건씩 북유럽 이민에 대한 질문이 올라온다. 전문직종에게 유리한 덴마크의 기술이민이나 7000만~1억원 정도의 재정보증을 할 경우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스웨덴 사업이민에 대한 질문이 많다. 이민 법률자문을 하는 유영근 변호사는 “미국은 비숙련 노동자도 이민을 받아주기 때문에 학력이나 영어 점수를 보지 않는다. 하지만 북유럽은 의사나 공학박사 등 전문직이라야 수월하다”고 했다.

이와 달리 미국으로 삶터를 옮기는 이들의 증가세는 주춤해졌다. 외교부 통계를 보면, 미국 시애틀은 오히려 재외동포가 1.8% 줄었다. 송씨 역시 이민을 모색할 때 ‘전통의 이민 강국’ 미국은 일단 배제했다. 송씨는 “대학생 시절 교환학생으로 6개월 정도 미국에 있었다. 빈부격차가 너무 심하고 열심히 일하지만 그만큼 보상을 못 받는 건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똑같다”고 했다. 최근 송씨에게는 덴마크 이민 방법을 묻는 지인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특히 부러워한다”고 했다.

이민 카페를 운영하는 새미 리(42)는 “원래 미국·캐나다·호주 이민 컨설팅을 주로 했는데 최근 컨설팅의 절반 정도가 유럽 쪽으로 옮겨갔다”며 “세월호 사건 이후로 상담자가 2배 이상 늘었다. 한국 사회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이민을 실행에 옮기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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