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미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이집트인 난민신청자 단식 돌입
3,539 118
2018.08.20 20:05
3,539 118

20180820111625882fzqf.jpg


이집트 출신 난민 신청자들이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난민 지위 인정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2016년 한국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한 이들은 법무부로부터 난민 불인정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를 납득할 수 없어 이의제기 절차를 밟고 있지만, 1년째 묵묵부답입니다. 한국 정부의 외면 속에 '이미 죽어가고 있다'는 이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지난 주말,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단식을 선언했습니다.

단식을 선언한 이집트 출신 난민신청자 자이드 압델라흐만

단식을 선언한 이집트 출신 난민신청자 자이드 압델라흐만


2년 5개월도 부족합니까?

자이드 압델라흐만(35) 씨는 이집트에서 혁명운동가였다고 합니다. 자이드 씨는 "무바라크 정권에 있었던 판사가 정치에 개입하고, 지위를 이용해 운동가들을 탄압하자 이에 저항했다 체포됐다"고 합니다. 판사 규탄 활동을 한 자이드 씨에게 이집트 법원은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출신도 문제가 됐습니다. 자이드 씨의 아버지는 팔레스타인 출신. 자이드 씨는 팔레스타인 여행증명서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두 번이나 공격을 당했고 늘 차별에 시달렸습니다고 호소했습니다.

도망치듯 이집트를 떠나 2016년 4월 초,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나흘 뒤, 서울출입국사무소를 통해 난민 지위 신청을 한 자이드 씨. 1년 뒤인 지난해 5월,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불인정 통보를 받았습니다.

자이드 씨는 난민 '불인정'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집트에서 실형을 선고한 판결문 원본, 이집트의 인권 단체에서 받은 글, 본인 사례와 관련된 기사들의 링크, 인터뷰도 이틀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증거가 부족하고, 탄압 받는다는 상황에 대한 신빙성이 없다고 한 겁니다.

20180820111626393rmlw.jpg


자이드 씨는 불인정 결정이 난 바로 다음 달 이의 제기를 했지만 1년 2개월째 답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국에 온지 2년하고도 5개월. 불안정한 신분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직도 무응답입니다.

이집트에서 '수의사'였다는 자이드 씨, 한국에서는 생활이 막막하다고 합니다.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의료 보험도 가입할 수 없습니다. 자이드 씨는 "정부가 절차를 지체하면서 난민 신청자들을 서서히 죽이고 있다"며 단식에 들어가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단식은 "한국 정부가 한국법에 따른 권리를 지켜줄 때"까지 계속 하겠다고 했습니다.

징역형 선고 당시 뉴스를 보고 있는 이집트 출신 난민신청자 아나스 아흐마드 샤하다

징역형 선고 당시 뉴스를 보고 있는 이집트 출신 난민신청자 아나스 아흐마드 샤하다


고문 비판 기사에 징역형…돌아갈 곳이 없다

아나스 아흐마드 샤하다(28) 씨는 단식에 돌입한 지 이미 나흘째. 절박한 마음에 임신 9개월 만삭의 아내도 거리로 나왔습니다. 아나스 씨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2016년 7월, 이집트에서 탈출해 한국으로 왔습니다. 아나스 씨는 "인천공항에서 바로 난민 지위 신청을 했는데 지난 5월에서야 난민 신청을 거부당했다"고 말했습니다. 1년 9개월의 기다림 끝에 날아든 불인정 통보. 이유는 증거 불충분이었다고 합니다.

아나스 씨 사연은 이렇습니다. 이집트에서 독립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인권 관련 기사를 주로 썼다고 합니다. 특히 이집트의 고문 실태와 감옥 현황에 대해 취재했는데, '군사 기밀'을 유출했다며 정부의 표적이 됐습니다. 경찰이 언론인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40여 명이 체포됐는데, 아나스 씨도 7년 징역에 5년 보호관찰에 처해졌습니다.

20180820111626824bwsv.jpg


'안전한 나라'라는 생각에 한국행을 택한 아나스 씨. 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난민 불인정 처분을 받고 지금은 되려 삶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임신 9개월째인 만삭의 아내는 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병원도 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나스 씨는 "고국에서의 위협을 피해 존엄한 삶을 살고자 한국에 왔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20180820111627156ksai.jpg


거리로 나온 이집트 출신 난민신청자

올 1월부터 5월까지, 난민신청자는 7,737명. 이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된 경우는 47건에 불과합니다. 이집트 출신의 난민신청자는 630명으로, 예멘에서 온 552명보다 많습니다. 카자흐스탄(1259명), 인도(656명), 러시아(654명)에 이어 네 번째입니다.

어제(19일) 청와대 앞에는 단식을 시작한 자이드와 아나스 씨 외에도 10여 명의 이집트 출신 난민 신청자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난민 심사 과정에 의문을 품고, 한국 정부에 명확한 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출입국관리소가 난민 신청 증거 서류(판결문)를 위조로 잘못 판단해 입국을 거부당할 뻔 했던 난민신청자도 이집트 출신이었습니다.

윤봄이기자 (springyoon@kbs.co.kr)

https://news.v.daum.net/v/20180820111625373

목록 스크랩 (0)
댓글 11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센허브 x 더쿠🌿] 에센허브 티트리 컨트롤 인 카밍 앰플 체험 이벤트 259 05.01 43,96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55,81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03,23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66,85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577,97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56,50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09,33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64,75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1 20.05.17 3,069,58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46,38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14,29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1208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1 05:17 148
2401207 이슈 반차내고 변우석이랑 데이트하는 느낌나는 영상. 6 04:45 939
2401206 유머 새벽에 보면 엄청 시원해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4편 2 04:44 402
2401205 이슈 경기 종료 후 홀란드랑 수다떠는 황희찬.twt 14 03:54 2,272
2401204 이슈 방금전 개미친 맨시티 에데르송-포든-홀란드로 이어지는 개쩌는 골.twt 3 03:53 814
2401203 기사/뉴스 충격의 미인대회 우승자…아르헨 60대 밝힌 젊은 외모 비결은 23 03:52 3,504
2401202 유머 신지, 아이스크림에 타라.jpg 10 03:33 3,108
2401201 유머 출근 할 때 고양이가 인사 해줘 7 03:32 1,601
2401200 이슈 홍대앞에 괜찮았던 작은 가게들이 밀려나니 명동화 되가는 거 같음.twt 16 03:27 3,429
2401199 기사/뉴스 일본이 한국 어린이날을 5월 5일로 바꾼 이유 28 03:26 3,793
2401198 이슈 소비 전력이 0이라는 친환경 신호등.gif 22 03:16 3,847
2401197 이슈 부화한 지 얼마 안 된 아기 백조들 🦢 3 03:15 1,730
2401196 이슈 어린이날을 맞아 다시보는 amboya girl 윈터 6 03:07 1,212
2401195 유머 해바라기 죽이는거 같은데 살리는 작업 10 03:06 2,825
2401194 유머 튜닝의 끝은 순정임을 보여 준 팝스타 10 02:53 3,263
2401193 이슈 실시간 황희찬 맨시티 상대로 골 ㄷㄷ.gif 29 02:48 3,504
2401192 이슈 드라마 속 좋아했던 직업이 연예인으로 나왔던 드라마 캐릭터.gif 32 02:47 3,910
2401191 정보 (이때싶) 듄 vod 할인 정보 8 02:41 1,706
2401190 유머 무묭이 속 더부룩할 때 귀로 듣는 소화제 4 02:36 2,291
2401189 이슈 ㅁㅊ 존나 무서운데 존나 웃김.x 44 02:35 4,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