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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판 쉰들러’ 촬영 데이브 워커 피살 미스터리

무명의 더쿠 | 07-13 | 조회 수 770
캄보디아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며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데이브 워커. 2014년 의문의 실종에 이은 참혹한 죽음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인생의 역작을 준비 중이던 그는 밸런타인데이에 안개처럼 사라진 뒤, 앙코르와트 한 구석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이후 알려진 그의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들은 워커의 죽음을 더욱 미궁 속으로 빠트렸다. 왜 그는 그토록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것일까? 여전히 워커의 사건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고 있다.

1955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데이브 워커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북아일랜드에서 군 생활을 하며 영국군와 IRA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혈투를 목격했다. 제대 이후 캐나다로 돌아온 그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된다. 주무대는 동남아시아. 특히 크메르루주와 폴 포트의 학살을 겪던 캄보디아는 그의 큰 관심사였다. 1980년대 캄보디아 난민이 캐나다로 들어왔을 때, 워커는 그들의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 캄보디아로 들어갔고 실제로 몇몇 아이들을 구해내기도 했다. 이후 1990년대에도 왕성한 활동은 이어지는데, 방콕의 바 걸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들이 외국인 남자친구들에게 쓴 편지들을 모아 ‘헬로 빅 빅 허니!’(1998)라는 책을 써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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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와 태국 등지에서 촬영된 할리우드와 캐나다와 영국 영화들의 현지 매니저 일을 하기도 했는데, ‘비치’(2000)는 대표적인 영화였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이 영화는 태국의 수많은 절경들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모두 워커의 로케이션 헌팅 덕에 가능했다. 2004년엔 ABC 방송사의 전설적인 앵커인 다이앤 소여를 도와 쓰나미를 취재하기도 했다. 

직접 영화 제작을 할 계획도 세웠다. 첫 시도는 1990년대의 ‘영년에서 온 사람’(Man from Year Zero). 캐나다에 온 캄보디아 난민에 대한 이야기로 ‘킬링 필드’(1984)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캄보디아 출신 배우 행 느고르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하지만 느고르는 1996년 LA에서 캄보디아계 갱들에게 살해당했고, 워커의 첫 영화는 결국 무산되었다.

워커는 좌절하지 않았다. 2009년 대학에서 학위를 받으며 캄보디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그는 두 번째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제목은 ‘가장 가난한 사람’(The Poorest Man). 폴 포트의 대학살 시절, 시골 마을 이장으로서 마치 오스카 쉰들러처럼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낸 반 추온이라는 인물에 대한 다큐멘터리였다. 그는 2012년 프놈펜 북서부 300킬로미터에 있는 씨엠립 지역에 머물며 작품을 기획했다. 그가 머물렀던 곳은 와트 담낙 마을에 있는 ‘그린 빌리지 앙코르’라는 게스트하우스. 캐나다 시절부터 30년 넘게 알고 지낸 캄보디아 난민 출신인 소니 추온이라는 사람과 ‘애니미스트 팜스’라는 프로덕션을 만들어 작품을 준비하던 상태였다.

그런데 2014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인 금요일 오후 2시에 숙소를 나선 데이브 워커는 실종되었고 5월 1일 앙코르와트 사원의 ‘지옥의 문’에서 사체가 발견된다. 숙소에서 1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검시 결과, 그는 실종 직후 살해되어 그곳에 두 달 반 동안 버려져 있었다. 캄보디아 경찰은 사건에 별 관심이 없었고, 워커의 가족과 친구 등이 고용한 여러 사립탐정과 사설 조사기관들이 뒤엉켜 죽음의 진실을 캐나갔으나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드러난 몇몇 사실들은 꽤 의미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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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실종 두 달 전부터 챈디 롱이라는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캐나다 난민 시절 알게 된 롱은 인근에서 홍등가를 비롯, 술집과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범죄 조직과 연계된 인물. 워커는 역시 난민 출신으로 30년 동안 알아온 살라오 마오를 통해 챈디 롱을 알게 되었다. 롱의 운전사였던 마오는 워커를 돕겠다는 생각에 롱을 소개했고, 워커는 롱을 통해 제작비를 조달하려 했다. 워커와 함께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소니 추온은 워커가 롱과 만나는 걸 탐탁지 않게 여겨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역시 롱 밑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워커가 사라진 2월 14일은 롱이 워커에게 인도네시아 투자자를 소개하기로 한 날. 한편 그날 3시에 앙코르와트에선 콘서트가 있었는데, 소니 추온은 그 광경을 촬영하자고 했지만 워커는 거절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건, 워커가 오후 2시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서 어디론가 갔다는 것. 소지품은 지갑과 물병뿐. 숙소에 소지품은 그대로였고, 컴퓨터도 켜진 상태였다. 투자자를 만나기로 한 건 저녁. 그렇다면 그는 추온과 함께 콘서트를 촬영하러 간 걸까? 하지만 추온은 아침부터 휴대전화를 받지 않는 워커를 찾아 하루 종일 헤맸고 결국은 밤에 실종신고를 하게 된다. 검시 결과에 따른다면 워커는 실종 당일에 살해되거나,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며칠 안에 목숨을 잃은 후 앙코르와트 한 구석에 버려졌다. 하지만 이에 관련된 그 어떤 증인이나 목격자도 없었다.


이 시기 캄보디아의 저널리스트나 사회운동가가 사회 부정을 적발하다가 의문의 목숨을 잃은 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워커가 제작 준비 중인 다큐멘터리가 역사의 진실을 들춰내 캄보디아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었고, 그런 이유로 암살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 그런데 놀랍게도 경찰은 롱에 대해 수사하지 않았고, 마오는 워커의 시신이 발견되던 날 캐나다로 떠났으며, 추온은 과거 워커의 돈 2만 달러를 유용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지역 범죄 보스인 롱과 중간 연결자였던 마오, 그리고 다큐 제작의 동료인 추온 등 세 명의 캄보디아인 사이엔 워커가 목숨과 관련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걸까? 여전히 거대한 물음표는 남아 있다.




출처: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0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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