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찜통에 2시간 기다리겠느냐"..울며 관광한 노인들
67,493 79
2018.06.30 09:23
67,493 79



선택관광·쇼핑 강요하며 반 협박..어르신들, 낯선 해외서 가이드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삽화=김현정디자인기자

/삽화=김현정디자인기자


#"자녀들이 효도관광이라며노부모 2명만패키지 여행을 보내드리는건 부모를 해외에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한국 장년층 이상이 패키지여행으로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에서 일하는 한 가이드의 말.

#"선택관광하지 않을거면 2~3시간 기다리셔야 합니다. 버스에서 기다리셔도 에어컨 틀어드릴 수 없습니다" 지난달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갔던 60대 노부부는 선택 관광(일명 '옵션' : 패키지여행에서 기본 여행 일정 외 요금을 지불하고 관광하는 것)을 하지 않으려다 가이드로부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가이드는낮 기온 섭씨 32도를 넘는 무더위에땡볕이 내리쬐는 길거리를 가리켰다. 노부부는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관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해외 여행에서 가이드 의존도가 높은 어르신들을 볼모잡는 패키지여행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꼭두새벽부터 밤까지 가이드가 데려가는 쇼핑몰 2~3군데를 매일같이 들르거나, 선택관광을 '강매'당하는 등 대부분 현지 가이드와의 마찰이 대부분이다. 말이 안 통하는 낯선 환경에 겁먹은 어르신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가이드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선택관광, 쇼핑 강요에 바가지까지…가이드가 반 강요

패키지여행 중 선택 관광 강요는 해묵은 문제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이번달 초 아들이 보내준 베트남 다낭 패키지여행을 남편과 다녀온 A씨(66)는 "돈 뺏기고 극한 체험을 했다"고 여행 당시를 회상했다. 쇼핑센터를 3군데 이상 들르며 밤 10시에 간신히 호텔에 도착한 A씨 방에 가이드가 찾아왔다. 가이드는 선택 관광을 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더운 날씨에 몸이 아파 거절하려했지만, 가이드는 "다른 관광객들도 모두 선택관광을 하기로 했으니 분위기 망치지 말고 하시라"며 반 협박조로 나섰다.

A씨는 어쩔수 없이 선택관광 5개를 모두 신청했다. 현지 돈과 달러, 한화까지 입금해 없는 돈 있는 돈을 탈탈 털어 선택관광비를 지불하고 보니 50만원을 훌쩍 넘겼다. 기존에 지불했던 여행비보다 더 비쌌다. 알고보니 다른 관광객들도 A씨와 마찬가지로 반강제로 선택관광을 신청했다.

지나친 바가지도 문제다. 다낭을 찾은 또 다른 여행객 B씨는 패키지 선택 관광에서 광주리 배를 4만원에 탔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현지에서 4000원에 탑승 가능한 상품이었다. 무려 10배나 비싸게 지불한 셈이다. B씨는 "아무리 중개료가 있다고 해도 10배는 심한 것 아니냐"며 황당해했다.

지난해 캄보디아로 패키지여행을 갔던 C씨는 "일행 전체가 옵션 관광을 다 했음에도 아무것도 안 샀더니, 가이드가 말 한마디 없이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었다"고 불쾌한 기억을 떠올렸다. 푸껫 여행객 D씨는 "일행 모두가 맛이 없다고 했음에도 계속해서 가이드가 같은 식당을 반복해 데려갔는데 알고보니 가이드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가이드 의존도 높은 어르신 여행객, 따를 수 밖에

문제는 패키지 여행객 피해자가 대부분 노인이란 점이다. A씨는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걸 악용하는 것 같았다"며 "젊은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나같은 늙은이가 말 한마디 못하는 해외에서 가이드와 사이가 틀어지면 부당한 혜택을 받을까봐 불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이드들은 왜 과도한 선택관광을 강요할까.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는 1차 여행사- 2차 여행사-현지 여행사-현지 가이드로 이어지는 구조 때문이다.

가격을 내리기 위해 1차 여행사가 미리 항공권과 호텔 등을 확보한 뒤 그 수에 맞춰 손님을 모객한다. 손님을 모은 후 다시 2차 여행사에 배분하고, 2차 여행사가 손님을 현지 여행사에 도매급으로 넘겨버리는 방식이다. 1차 여행사와 2차 여행사가 손님을 모으기 위해 무리해서 싸게 사들인 항공권과 호텔 비 등에서 비는 돈을 영세한 현지 여행사와 가이드가 선택관광과 쇼핑 등으로 메꿔야 하다보니 결국 관광객이 피해를 떠안게 되는 구조다.

하청구조가 복잡해 책임 소재를 찾으려해도 서로에게 전가해버리기 일쑤다. 국내 한 여행사 대표는 "선택관광이나 쇼핑은 가이드의 판매수당 같은 개념이다"라며 "패키지 여행이 원래 싸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 "손님 중에도 오히려 기존에 없었던 곳에 갈 수 있었다고 좋아하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저렴한 패키지여행의 특성상 어느 정도 눈감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상하이로 여행을 다녀온 E씨는 "패키지여행은 어차피 '뽑기'인 것 같다"며 "가이드 개개인의 성품에 따라 패키지여행이 달라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기반과 관계자는 "패키지여행시 모객을 할 때 '선택관광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해놓고 반강제로 강요하는 것은 계약 위반 행위"라며 "문체부 산하 여행업 불편처리신고센터에 피해 입은 상황을 신고 접수하면 여행사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상 등 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목록 스크랩 (0)
댓글 7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탈출 불가! 극한의 공포! <살목지> SCREENX 시사회 초대 이벤트 267 03.19 42,52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87,87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97,60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76,88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24,33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9,53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21,49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0,07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8,0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29,43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20,542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7790 기사/뉴스 [속보]트럼프, 중동 군사적 노력 축소 검토…호르무즈 해협 상황엔 관여하지 않겠다 13 07:17 644
3027789 유머 최민수도 정신 못 차리는 강주은의 논리 5 07:09 948
3027788 이슈 메가톤 바나나,와일드 민트, 칙촉말차, 말차카스타드, 사이다제로 유자 등등 출시하는 롯데 17 07:01 1,134
3027787 유머 윤두준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후기 9 06:42 2,177
3027786 기사/뉴스 대전 공장 화재 사망자 10명으로 늘어…4명은 아직 행방불명 20 06:27 1,955
3027785 이슈 치지직 버튜버 4주년 방송 축하게스트 근황 6 06:15 2,179
3027784 기사/뉴스 유명 男배우 "동성 성폭행, 합의로 마무리"…누군가 봤더니 6 05:09 9,522
3027783 이슈 '성폭행 인정' 유명 코미디언, 재판 하루 만에…팬미팅 강행 6 05:05 6,688
3027782 팁/유용/추천 어깨 교정 스트레칭 70 05:02 3,502
3027781 유머 세계 4대 성인 가르침 요약 4 04:58 1,968
3027780 유머 두바이봄동버터떡 12 04:54 3,019
3027779 유머 어린이용 고구마캐기 장갑 12 04:50 3,191
3027778 정보 매일 쓰는데?…우리가 몰랐던 ‘유해 생활용품’ 7가지 6 04:46 3,591
3027777 유머 한국에서 15년 만에 새로운 공룡 종이 발견됐는데, 이름이 '둘리사우르스' 7 04:44 2,131
3027776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86편 4 04:44 278
3027775 이슈 펀치 여친생겼대 8 04:42 2,724
3027774 정보 주말 날씨 3 04:38 1,218
3027773 정보 이디야 신상 콜라보소식 3 04:33 3,108
3027772 유머 3월 21일은 암예방의 날이다 1 04:26 717
3027771 이슈 두 단어 조합까지 이해하는 강아지 11 04:18 2,108